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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이 살아있다면, 광화문에서 '일어나' 부르지 않을까?"

[현장] 20년 만에 '환생'한 김광석을 만나다 KBS <감성과학 프로젝트 - 환생>

등록|2016.12.22 16:01 수정|2016.12.22 16:01

▲ 김광석이 20년 만에 살아돌아온다. 모든 기술력이 총동원된 다큐멘터리 <환생>을 통해서. ⓒ KBS


"반갑습니다. 통기타 치고 노래도 하는 김광석입니다. 이런 소극장 무대에 다시 서는 게 거의 20년 만이네요."

순간 소름이 쭉 끼쳤다. 김광석의 목소리 그대로였다. 20년 전에 유명을 달리한 김광석이 어떻게 말을 할 수 있는 걸까. KBS 1TV가 김광석 20주기를 맞춰 오는 28일과 29일 양일간 다큐멘터리 <감성과학 프로젝트 - 환생>을 선보인다. 영상 속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KBS 아카이브에 존재하는 김광석의 수많은 녹음본을 조합·합성하여 만들어낸 것이라고 한다.

<환생>은 김광석이 정말 '환생'한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과학 기술이 총동원됐다. 음성복원기술부터 UHD 홀로그램 기술, CG와 특수분장, 시각 특수효과, 그리고 KBS 영상 아카이브를 집약해 김광석의 육성과 모습을 최대한 비슷하게 복원했다. 생전의 김광석을 보다 완벽하게 복원하기 위해 그를 개인적으로 알았던 박학기, 김민기 등의 뮤지션들에 도움을 받기도 했다. 22일 서울 합정동 근처에서 열린 <환생> 제작발표회에서 이 다큐멘터리의 일부가 공개됐다.

김광석 20주기... 그가 우리 곁에 있었다면

▲ ⓒ KBS


다큐멘터리 <환생>은 총 2부작으로 그중 1부는 김광석의 인생과 음악을 다룬 다큐멘터리고, 2부는 김광석과 함께 노래했던 동료·후배들과 김광석이 다시 노래를 부르는 홀로그램 콘서트로 구성돼 있다. "자료화면을 쓴 건 일절 없고 모두 창조해낸 것이다." (전인태 피디)

<환생>은 총 1년에 걸쳐 제작된 프로그램으로 최신 복원 기술이 총동원됐지만, 이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는 프로그램은 아니라고 KBS 김상우 팀장은 말한다.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을 실제로 만나보고 지금 그분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우리가 기억하는 김광석은 어떤 사람일까? 같은 질문을 던지고 마음의 위로를 얻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김광석과 관계된 사람들을 찾아가 인터뷰를 했고 인터뷰마다 '김광석이 환생한다면 어떨 것 같아?'라는 질문을 했다. 굉장히 보수적인 친구는 '(김광석이) 세월호 현장에 가지 않겠어? 거기서 노래를 부르지 않겠어?'라고 말하더라. '서른 즈음에' 작곡가 강승원은 '김광석이 살아있었으면 광화문 광장에서 '일어나'를 부르지 않았을까'라고 했고. 노래방 등에서 소비되는 김광석 이외에 2016년 대한민국의 아쉬운 현실 속 가객 김광석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 '힘든 사람들에게 내 노래가 삶의 힘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했던 김광석이야말로 살아있다면 이 현장에 가지 않았을까."

그렇게 주변 사람들의 꼼꼼한 고증을 거쳐 2016년 한국 사회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김광석이 다시 등장한다. 김상우 팀장은 총 2부작의 다큐멘터리 중 특히 2부 김광석 홀로그램 콘서트의 방청객의 리액션에 주목해달라고 주문했다. "홀로그램이 사람의 감수성을 어느 정도 자극할 수 있는지, 하나의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상우 팀장의 말이다. "<환생>은 올 한 해 지치고 힘들었을 시청자들을 위한 마음의 선물이 될 것이다." 김정수 국장은 연거푸 그렇게 말했다.

<환생>은 시리즈물을 고려한 제목이다. 우리가 사랑했지만, 너무 일찍 우리의 곁을 떠난 대중문화 예술인들을 KBS가 가진 기술을 총동원해 '환생' 시킬 계획이다. 다음 시리즈가 제작된다면 김광석에 이어 과연 어떤 예술인이 우리의 곁을 찾아오게 될까? 28일 목요일 오후 10시 KBS 1TV.

▲ KBS 김광석 다큐멘터리 <환생>의 제작진. (왼쪽부터) 전인태 피디, 김정수 국장, 최윤화 피디, 김상우 팀장. ⓒ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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