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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나면, 당신 부인 옆에 다른 남자 잔다"

대구 한 아파트 건설 현장 간판 문구 '논란'... "사고 책임 노동자 탓은 잘못"

등록|2016.12.23 14:30 수정|2016.12.23 14:52

▲ ⓒ 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


"사고 나면, 당신 부인 옆에 다른 남자 잔다"

오늘(23일) 인터넷에서 건설 현장 세움 간판(입간판)을 보고 너무나도 불쾌했습니다.

문제의 세움 간판은 대구 황금동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아파트 건설 현장에 세워진 것입니다. 

'공사 관계자 여러분! 작업장에서의 안전수칙을 지킵시다. 일단 사고가 나면 당신의 부인 옆에 다른 남자가 자고 있고, 그 놈이 아이들을 두드려 패며 당신의 사고보상금을 써 없애는 꼴을 보게 될 것입니다.'

문제는 안전을 강조하기 위해 지나친 표현을 썼다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내용을 뒤집어보면, 노동자가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서 사고가 난다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우리나라 산업재해 사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입니다. 그리고 건설현장의 산업재해는 다른 현장보다 더 빈번히 일어납니다. 과연 노동자의 부주의 때문일까요? 건설 회사는 아무런 책임도 없을까요.

현대건설은 지난해 노동단체 등이 모인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 캠페인단'으로부터 '2015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됐습니다. 2005~2014년 가장 많은 산업재해 사망자(110명)를 낸 기업이 바로 현대건설이었습니다. 참 씁쓸합니다.

이 사진은 민주노총 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에서 지난 20일께 촬영한 것입니다. 지부의 동의를 얻어 사진을 올립니다.

안상민 대구경북건설지부 조직부장은 "대구 건설현장에서는 계속해서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동자의 부인과 아이들을 욕보이면서 '사고 책임은 노동자 탓이다'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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