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시작 전, FC 바르셀로나를 향한 다수의 시선은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 지난 시즌 약점으로 꼽히던 포지션마다 젊고 능력 있는 선수들이 다수 영입되었기 때문이다. 2016-2017 시즌이 개막한지 4개월 만에 기대의 시선은 불안감으로 빠르게 채워졌다. 바르셀로나의 수장 엔리케 감독은 직면한 문제를 쉽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이 두 시즌만에 일곱 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린 사나이를 힘들게 하고 있을까.
여전한 MSN 의존도
축구 역사상 최고의 트리오라는 찬사는 'MSN'에게 여전히 유효하다. 메시는 '축구 도사'가 된 지 오래고, 네이마르는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크랙'이다. 얌전해진 수아레즈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날카롭고 묵직한 '9번'으로 불리고 있다. 이 조합이 여전한 만큼 엔리케의 신뢰 또한 굳건하다.
문제는 엔리케가 쥐고 있는 공격 카드가 MSN뿐이라는 점이다. 리그 득점의 70퍼센트 가까이를 그들이 책임지고 있고, 챔피언스리그 득점까지 합치면 그 수치는 더 올라간다. 물론 이 극심한 MSN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엔리케는 방법을 모색했다. 발렌시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알카세르를 영입했고, 부상에서 돌아온 하피냐와 반시즌 동안 팀 적응을 마친 투란이 그 해결책이었다.
현재까지 엔리케의 묘책은 실패로 보인다. 알카세르는 최근 3부 리그 팀과의 경기에서 겨우 데뷔골을 넣었고, 하피냐와 투란은 공격수보다 미드필더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선수임이 경기가 거듭될수록 증명되고 있다.
MSN의 경기를 향한 열망도 MSN 의존도를 지속시키고 있다. MSN 세 선수는 모든 경기에 선발로 나서 90분 내내 활약하기를 원한다. 때문에 백업 선수들은 MSN의 부상 대체 혹은 로테이션 정도로 짧은 시간만 그라운드를 밟기에 연속적으로 활약을 이어가기가 불가능하다. MSN을 향한 신뢰와 백업 선수들의 출전 시간 사이에서 엔리케의 고민은 올 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흔들리는 '믿을맨'
사실 MSN 의존도보다 더 큰 문제는 바르셀로나의 틀을 잡아줘야 하는 선수들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바르셀로나 전술에서 핵심이 되는 부스케츠가 예전만 못하다. 패스와 축구 지능으로 세계적인 미드필더 반열에 올랐던 부스케츠는 지난 2년간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수비력도 한 단계 성장하였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최대 강점이자 부스케츠의 상징인 안정적인 패스와 빌드업에서 수차례 실수를 범하면서 상대의 강한 압박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패스의 중심 축인 부스케츠가 흔들리다 보니 바르셀로나 전체가 흔들리는 것은 당연하다.
부스케츠의 부진을 극대화한 선수는 라키티치다. 라키티치는 공수의 연결고리를 비롯해 메시가 맡아야 할 측면 수비 보호라는 역할이 더해진 '마당쇠' 역할을 지난 2년간 톡톡히 해냈다. 지난 2년간 과도한 활동량과 역할로 과부하가 걸렸는지 올 시즌은 경기 중 전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새로운 엔진 역할을 담당했던 라키티치의 부진은 바르셀로나의 역동성에 문제를 야기했다. 부스케츠에게 안전한 패스 길을 열어주던 라키티치 부진의 파급력은 생각보다 크다.
'설계자'가 흔들리고 '엔진'이 꺼지자, 연쇄적으로 MSN 의존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이니에스타의 부상은 미드필드 지역에서의 장악력을 현저히 떨어뜨렸고, 갈수록 MSN은 고립되었다.
정체하고 있는 엔리케
앞서 설명한 바르셀로나의 문제에 엔리케 감독이 자유로울 수 없다. 선수 개인의 컨디션과는 별개로 올 시즌 엔리케의 행보가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그를 향한 많은 비판이 있지만, 현재 엔리케 감독은 크게 두 가지 비판에 직면해 있다.
먼저 안드레 고메스의 활용 방식이다. 고메스는 유로 2016 포르투갈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운 선수로서, 이미 발렌시아 시절 스페인 무대 적응을 마쳤기에 이적생 고메스를 향한 기대감은 컸다. 미드필더 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다르게 고메스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는 이니에스타의 대체자로서 많은 경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공격적인 롤을 부여받았음에도 키 패스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경기 중 고메스의 대부분의 패스가 횡패스와 백패스로 이루어지면서 바르셀로나 공격의 템포는 현저히 느려졌다. 왕성한 활동량은 보여주지만, 공격적인 부분에서 영향력은 전무했다.
고메스에게 다른 역할을 부여하던가, 공격적인 능력이 출중한 데니스 수아레즈에게 출전 시간이 더 주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엔리케는 요지부동이었다. 공격적인 역할에서 한계를 드러냄에도 엔리케의 신뢰가 지속되는 점은 답답한 경기을 지속시킬 뿐이었다.
또 다른 엔리케를 향한 비판은 전술의 단조로움이다. 엔리케의 전술을 간단하다. MSN을 제외한 선수들이 수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공을 탈취하고 빠르게 공격 지역으로 공을 전달해 MSN이 해결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대성공을 거뒀지만, 이제는 위험부담이 큰 전략이 되었다.
단순한 전략은 빠르게 간파당했다. 기본적으로 지공보다는 역습 전술을 채택했기에 상대 팀이 두터운 수비라인을 구축한 채 물러서면 바르셀로나의 공격력은 반감이 되었다. 또한 MSN의 존재로 인해 선택받은 전술은 MSN이 출전하지 못하면 전술 자체를 가동할 수 없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
구조적인 문제에 부딪쳤지만, 엔리케는 기존의 구조에 선수를 '끼워 맞추고' 있다. 2년간 지속되었던 전술에 비슷한 유형의 선수를 넣고 똑같이 구사하기에, 전술은 신선함을 잃었다. 바르셀로나는 상대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팀이 된 것이다. 새로움은 잃은 바르셀로나는 올 시즌 강팀과의 경기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이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선수빨'이라는 오해가 여전하지만, 엔리케는 능력 있는 감독이다. 먼저 바르셀로나를 수년간 매몰시켰던 과르디올라 식 점유율 축구에서 탈피시켰다. 더불어 가동되기 전에는 위험부담이 있었던 MSN 조합에서 세 선수에게 각자의 명확한 역할을 부여해 엄청난 파괴력을 이끌어냈다. 특히 제로톱 위치에서 고생하던 메시를 다시 측면으로 복귀시켜 '자유'를 부여한 것은 엔리케의 뛰어난 역량을 보여준다.
다만 여태껏 엔리케가 가져온 변화의 유통기한은 끝에 다가섰다. 새롭게 변화하지 않는다면 엔리케와 바르셀로나의 이별은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이루어질 수 있다.
여전한 MSN 의존도
▲ 바르셀로나 공격은 여전히 MSN에게 의존하고 있다. ⓒ 바르셀로나
축구 역사상 최고의 트리오라는 찬사는 'MSN'에게 여전히 유효하다. 메시는 '축구 도사'가 된 지 오래고, 네이마르는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크랙'이다. 얌전해진 수아레즈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날카롭고 묵직한 '9번'으로 불리고 있다. 이 조합이 여전한 만큼 엔리케의 신뢰 또한 굳건하다.
문제는 엔리케가 쥐고 있는 공격 카드가 MSN뿐이라는 점이다. 리그 득점의 70퍼센트 가까이를 그들이 책임지고 있고, 챔피언스리그 득점까지 합치면 그 수치는 더 올라간다. 물론 이 극심한 MSN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엔리케는 방법을 모색했다. 발렌시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알카세르를 영입했고, 부상에서 돌아온 하피냐와 반시즌 동안 팀 적응을 마친 투란이 그 해결책이었다.
현재까지 엔리케의 묘책은 실패로 보인다. 알카세르는 최근 3부 리그 팀과의 경기에서 겨우 데뷔골을 넣었고, 하피냐와 투란은 공격수보다 미드필더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선수임이 경기가 거듭될수록 증명되고 있다.
MSN의 경기를 향한 열망도 MSN 의존도를 지속시키고 있다. MSN 세 선수는 모든 경기에 선발로 나서 90분 내내 활약하기를 원한다. 때문에 백업 선수들은 MSN의 부상 대체 혹은 로테이션 정도로 짧은 시간만 그라운드를 밟기에 연속적으로 활약을 이어가기가 불가능하다. MSN을 향한 신뢰와 백업 선수들의 출전 시간 사이에서 엔리케의 고민은 올 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흔들리는 '믿을맨'
사실 MSN 의존도보다 더 큰 문제는 바르셀로나의 틀을 잡아줘야 하는 선수들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바르셀로나 전술에서 핵심이 되는 부스케츠가 예전만 못하다. 패스와 축구 지능으로 세계적인 미드필더 반열에 올랐던 부스케츠는 지난 2년간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수비력도 한 단계 성장하였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최대 강점이자 부스케츠의 상징인 안정적인 패스와 빌드업에서 수차례 실수를 범하면서 상대의 강한 압박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패스의 중심 축인 부스케츠가 흔들리다 보니 바르셀로나 전체가 흔들리는 것은 당연하다.
▲ 라키티치의 부진은 생각보다 바르셀로나에게 크게 다가오고 있다. ⓒ 바르셀로나
부스케츠의 부진을 극대화한 선수는 라키티치다. 라키티치는 공수의 연결고리를 비롯해 메시가 맡아야 할 측면 수비 보호라는 역할이 더해진 '마당쇠' 역할을 지난 2년간 톡톡히 해냈다. 지난 2년간 과도한 활동량과 역할로 과부하가 걸렸는지 올 시즌은 경기 중 전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새로운 엔진 역할을 담당했던 라키티치의 부진은 바르셀로나의 역동성에 문제를 야기했다. 부스케츠에게 안전한 패스 길을 열어주던 라키티치 부진의 파급력은 생각보다 크다.
'설계자'가 흔들리고 '엔진'이 꺼지자, 연쇄적으로 MSN 의존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이니에스타의 부상은 미드필드 지역에서의 장악력을 현저히 떨어뜨렸고, 갈수록 MSN은 고립되었다.
정체하고 있는 엔리케
앞서 설명한 바르셀로나의 문제에 엔리케 감독이 자유로울 수 없다. 선수 개인의 컨디션과는 별개로 올 시즌 엔리케의 행보가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그를 향한 많은 비판이 있지만, 현재 엔리케 감독은 크게 두 가지 비판에 직면해 있다.
먼저 안드레 고메스의 활용 방식이다. 고메스는 유로 2016 포르투갈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운 선수로서, 이미 발렌시아 시절 스페인 무대 적응을 마쳤기에 이적생 고메스를 향한 기대감은 컸다. 미드필더 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다르게 고메스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 강한 비판에 직면한 엔리케와 고메스 ⓒ 바르셀로나
그는 이니에스타의 대체자로서 많은 경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공격적인 롤을 부여받았음에도 키 패스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경기 중 고메스의 대부분의 패스가 횡패스와 백패스로 이루어지면서 바르셀로나 공격의 템포는 현저히 느려졌다. 왕성한 활동량은 보여주지만, 공격적인 부분에서 영향력은 전무했다.
고메스에게 다른 역할을 부여하던가, 공격적인 능력이 출중한 데니스 수아레즈에게 출전 시간이 더 주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엔리케는 요지부동이었다. 공격적인 역할에서 한계를 드러냄에도 엔리케의 신뢰가 지속되는 점은 답답한 경기을 지속시킬 뿐이었다.
또 다른 엔리케를 향한 비판은 전술의 단조로움이다. 엔리케의 전술을 간단하다. MSN을 제외한 선수들이 수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공을 탈취하고 빠르게 공격 지역으로 공을 전달해 MSN이 해결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대성공을 거뒀지만, 이제는 위험부담이 큰 전략이 되었다.
단순한 전략은 빠르게 간파당했다. 기본적으로 지공보다는 역습 전술을 채택했기에 상대 팀이 두터운 수비라인을 구축한 채 물러서면 바르셀로나의 공격력은 반감이 되었다. 또한 MSN의 존재로 인해 선택받은 전술은 MSN이 출전하지 못하면 전술 자체를 가동할 수 없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
구조적인 문제에 부딪쳤지만, 엔리케는 기존의 구조에 선수를 '끼워 맞추고' 있다. 2년간 지속되었던 전술에 비슷한 유형의 선수를 넣고 똑같이 구사하기에, 전술은 신선함을 잃었다. 바르셀로나는 상대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팀이 된 것이다. 새로움은 잃은 바르셀로나는 올 시즌 강팀과의 경기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이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선수빨'이라는 오해가 여전하지만, 엔리케는 능력 있는 감독이다. 먼저 바르셀로나를 수년간 매몰시켰던 과르디올라 식 점유율 축구에서 탈피시켰다. 더불어 가동되기 전에는 위험부담이 있었던 MSN 조합에서 세 선수에게 각자의 명확한 역할을 부여해 엄청난 파괴력을 이끌어냈다. 특히 제로톱 위치에서 고생하던 메시를 다시 측면으로 복귀시켜 '자유'를 부여한 것은 엔리케의 뛰어난 역량을 보여준다.
다만 여태껏 엔리케가 가져온 변화의 유통기한은 끝에 다가섰다. 새롭게 변화하지 않는다면 엔리케와 바르셀로나의 이별은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이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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