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의 요구다. 노동자의 삶이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하라."

노동자들이 "2017년도는 최저임금 1만원 원년의 해로 선포한다"고 외쳤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최저임금현실화경남운동본부는 29일 오후 롯데마트 창원점 앞에서 캠페인을 열었다.

2017년 최저임금은 6470원(시급)이다. 노동계와 일부 정치권에서는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요구했지만,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 최저임금을 이같이 결정했던 것이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내년 최저임금 결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일지에 최저임금과 관련한 내용이 메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저임금 비정규 노동자들의 실질적 임금인상이라고 볼 수 있는 최저임금 결정에 대해 청와대가 최저임금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정황이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회견문을 통해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위 노-사-공익위원이 심의해 결정한다. 그런데 최저임금 인상률은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인상폭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동안 정부 입김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고, 이번에 사실로 확인되었다"고 했다.

이어 "비로소 최저임금위 공익위원은 청와대 거수기라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지만 정부나 최저임금위는 정권 차원의 개입 의혹을 인정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소가 웃을 일이다. 어쨌든 이러한 이유 때문에 노동계가 계속 최저임금 결정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를 했던 것"이라 덧붙였다.

이들은 "실질임금이 떨어지면서 노동자의 삶 또한 곤두박질쳤다"며 "한마디로 말하자면, 재벌대기업은 '고용확대와 임금인상 없는 그들만의 성장'을 추구하며 지금의 경제 위기를 초래한 주범이다"고 했다.


또 이들은 "국내 10대 그룹 기업들이 쌓아둔 돈이 1000조 원을 넘기는 동안, 가계부채는 1000조 원을 돌파했다"며 "노동자들의 삶을 희생하는 대가로 예정된 위기를 유예해온 경제 위기의 진짜 주범이다"고 했다.

이들은 "해법은 간단하다. 지금까지 재벌대기업들이 부당하게 더 빼앗아 간 몫을 이제 노동자에게 되돌려주는 것"이라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는 것이다. 최저임금을 인상하지 않고서는 지금 한국사회가 처한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양영아 창원여성회 회장은 "지금 대통령은 청와대에 앉아서 백옥주사, 마늘주사를 맞고 있는지 모르겠다. 재벌은 얼마나 박근혜측에 돈을 갖다 바쳤나"며 "노동자와 서민들이 힘을 합쳐 최저임금을 인상해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근현실화경남운동본부는 '가구 생계비를 최저임금 결정 핵심기준으로 명시', '공정하고 중립적인 공익위원 선정', '최저임금위원회 회의 공개 등 투명성 강화', '최저임금 위반에 징벌적 손해배상 등 제재 강화', '모든 노동자에게 최저임금 적용' 등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이들은 앞으로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벌여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