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배주연
▲ ⓒ 배주연
▲ ⓒ 배주연
순천시장이 발표를 할 때 거의 빠지지 않는 필수어휘가 있다. '국가정원의 도시', '생태도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실제로 순천시는 국가정원 1호의 도시이며, 유럽의 친환경 상인 그린 애플 어워즈 수상을 받기도 했다. 순천만습지는 람사르습지로 지정되어 보호받는다.
순천시장은 연말에 언론인 대상 브리핑에서 2017년은 아시아 생태도시로 도약한다고 발표했다. 이제 대한민국의 생태도시에서 업그레이드되었다. 어쩌면 2018년 브리핑에서는 '세계의 생태도시'로 간다고 비전을 제시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브리핑 때 한 언론인이 지난 23일 국가정원에서 열린 별빛축제 개막식에서 축포 850발을 쏜 것이 과연 생태도시에 어울리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에 시장은 "불꽃놀이하면 생태도시가 아니에요?"라며 따지듯 되묻는 것으로 답변을 했었다.
시장의 말처럼 불꽃놀이 했다고 생태도시라 할 수 없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 당시 정원과 습지에 머물고 있던 온갖 동물들이 과연 평온했을까 싶다. 사람들의 소음과 번쩍거림에 쾅쾅 터지는 불꽃의 외침까지 더해져 깜짝 깜짝 놀라지는 않았을까.
지금 순천시는 순천에 머무르지 않고 인근 지역으로 스쳐 지나가는 관광객을 잡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체류형 관광을 만들고, 겨울에 비수기일 수밖에 없는 국가정원에 사람들을 이끌기 위해 별빛축제를 하는 등 막대한 예산을 들여 화려한 조명으로 야간경관을 조성하고 있다.
어느 시민단체에서 이러한 야간조명의 가성비와 환경의 위해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자 시의 관계자는 관광객 유치에 기여할 것이며, LED라 전기 소모도 적고, 일정시간만 켜니 괜찮다라는 대답을 했다.
그런데 그 요란한 야간경관으로 재래시장인 아랫장은 인근에 개장한 나이트클럽보다 더욱 심한 빤짝이 의상을 입었다. 더불어 생태도시에 사는 나무는 온몸에 전깃줄로 칭칭 묶인 채 수백 개의 전구를 달고 있어야 한다. 설령 몇 시간만 켠다 하더라도 이 전깃줄은 24시간 내내 나무를 괴롭힌다. 생태도시의 밤은 가짜 별빛으로 번쩍거린다. 돈이, 생명이 사그라든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