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줄 때 받아"는 과연 괜찮을까?

등록|2017.01.01 11:19 수정|2017.01.01 11:19

▲ ⓒ 배주연


길에서 앞에 가던 젊은 커플이 흰색의 종이 쇼핑백을 각자 들고 있었다. 크기와 색깔로 보건데 남자와 여자 모두 동일한 쇼핑백을 가졌을 것 같다.

남자는 뒷짐을 지고 걸어가서 쇼핑백에 적힌 글귀가 눈에 보였다. 줄 때 받아. 흰색 바탕에 검정의 굵은, 헤드라인(?) 글씨체여서 더욱 잘 보이는... 여자의 쇼핑백에 적힌 문구가 무엇일지가 궁금했다.

그런데 '줄 때 받아'란 이 말로 인해 덥석 받았다가는, 어떤 관계에서는 자칫 범죄로 연결될 수도 있다. 이른바 '김영란법'에 걸린다.

순천시장이 언론인 대상으로 가을에 브리핑을 했었는데, 그때 잠깐 김영란법 특강(?)을 한 적이 있었다. 제자가 준 캔커피 한 개를 받은 교수가 김영란법 사례로 걸렸다며, 시범 케이스로 올라가지 않게 다들 몸을 사려야 한다는 것이 주제였다.

한창 이슈였던 이 김영란법이 최순실과 박근혜 게이트에 밀려 이제 언론에 무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이런 점에서 언론은 패션과 닮았다. 유행이 존재한다. 한창 모두 같은 화제에 우르르 몰리다가 또 어느새 다른 곳으로 빠진다.

연말과 새해. 명절. 선물이 오가기 좋은 때이다. 김영란법을 떠올리며 청렴이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항목'인 세상이 되길 바란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