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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안철수, 칩거 아니지만 '김병준 시즌2' 돼버려"

[스팟 인터뷰] 민주당 이재명 초청토론회에 참석한 '옛 은사' 국민의당 의원

등록|2017.01.03 15:39 수정|2017.01.03 16:33

▲ 오른쪽부터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과 안철수 전 대표(자료사진). ⓒ 남소연


"내가 '김병준 시즌2'가 돼버린다고 그랬었는데…."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이 최근 원내대표 경선에서 김성식 의원이 낙선한 것과 관련해 "예상됐던 것"이라며,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이 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안철수 전 대표 측에 가까운 인물로, 지난 달 29일 진행된 원내대표 경선에서 주승용 의원에게 패배했다. 이후 안 전 대표는 '칩거설'이 돌 정도로 공식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은 안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려다가 실패한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국민대 교수)의 사례를 들며,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 역시 안 전 대표에게 실망감을 안겼을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지난 10월, 안 전 대표는 김 교수에게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11월 2일 김 교수를 국무총리로 갑작스레 지명하면서 영입이 무산됐다.

"호남당 논란, 극복해야 하는데 한계 있어"

이 의원은 "주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는 것으로 의원들 사이에 무언의 합의 같은 게 있었던 것 같다"라며 "원내대표에 나올 사람들은 의원들과 친해지기도 해야 하고,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데 김 의원은 준비가 잘 안 됐었다"라고 떠올렸다.

다만 이 의원은 안 전 대표의 칩거설과 관련해 "그건 언론에서 악의적으로 쓴 것"이라고 부정했다.

이 의원은 차기 당대표 선거의 경우 박지원 의원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호남당' 논란은 극복해야 하지만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에서 떨어져 나온 가칭 개혁보수신당과 국민의당의 연대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고, 귀국 후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입지를 다지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래는 이와 관련해 <오마이뉴스>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 당대표 선거가 치러지는 15일 전당대회 결과는 어떻게 예측하나.
박지원 의원에게 유리하지 않겠나.

- 그렇게 되면 또 호남당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어떻게 하겠나. 지금 우리 당의 지역구 의원이 (호남에) 편중돼 있으니 (그런 논란이 벌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잖나. 극복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 개혁보수신당과 국민의당이 함께 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그건 좀 (아니다). 우리 지지층과 거기(개혁보수신당) 지지층의 성향이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다른 부분도 많다. 개혁보수신당도 여러 다른 이유를 가진 사람들이 합쳐진 것이기 때문에 (성향이 다양하다). 그래서 이른바 빅텐트는 어려울 거라고 본다."

-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중심이 돼도 빅텐트는 어렵다는 말인가.
"그렇다."

- 반 전 총장 중심으로 국민의당 일부, 개혁보수신당 일부가 모일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그러면 (국민의당과 개혁보수신당에서) 대부분이 탈당하고, 당 해산하란 말인가. 그게 그렇게 되겠나. 예전에 DJP 연합 때야, 두 당의 확고한 카리스마를 가진 오너(김대중, 김종필)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다."

- 반 전 총장은 귀국 후 어떻게 움직일까.
"글쎄, 잘 모르겠다. 지금 있는 정당에서 반 전 총장의 정치세력이 만들어질지, 아니면 당외의 손학규 전 대표 등과 함께 세력을 만들 건지... 근데 (반 전 총장이) 잘 될까."

"민주당 대선 경선, 상당히 치열할 것"

▲ 이재명 성남시장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성남시장 초청 대한민국 적폐청산과 공정국가 건설'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 대화하다 활짝 웃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인터뷰는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토론회 직후 진행됐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적폐청산과 공정국가 건설 - 이재명 성남시장 초청 국회토론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중앙대 법학과 교수였던 이 의원은 이 시장의 은사로 알려져 있다. 토론회 도중, 사회자의 요청에 따라 잠시 마이크를 잡은 이 의원은 "이 시장은 중앙대에서는 신화적인 존재다"라며 "성남시장 출마할 때 많은 (중앙대) 교수들이 안 될 거라고 말했는데 나는 될 거라고 확신했었다. 이렇게 한 자리에서 만나니 감회가 깊다"라고 말했다.

토론회 이후 기자와 만나서도 "이 시장이 막히는 것 없이 토론을 잘 하잖나. 박 대통령의 반면교사로, 이제 토론 못하는 사람은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할 것이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이 시장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상당히 치열할 것이라고 본다"라며 "호남 등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이 시장에게는 호의적인 경우가 많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의원은 "타당 대선주자 토론회에 어떤 이유로 참석했나"라고 묻자 "(이 시장이) 국회에 왔다고 해서 그냥 온 거지 특별한 건 없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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