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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청와대서, 정유라-박근혜 만났다

아시안게임 선수단 오찬 행사에 참석... 최근 취재진에게 밝힌 내용과 배치

등록|2017.01.04 10:59 수정|2017.01.04 10:59

▲ 2014년 청와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선수단 오찬 행사, 당시 국가대표 승마선수였던 정유라씨와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했다. ⓒ 청와대,대한승마협회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는 덴마크에서 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마지막으로 본 것이 초등학교 때"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정유라씨는 2014년에도 박근혜 대통령을 봤습니다.

2014년 10월 13일 청와대에서는 인천아시안게임 출전 선수단과 박근혜 대통령과의 오찬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날 정유라씨는 승마 국가대표 선수로 참석했습니다.

최순실씨의 존재를 언론을 통해서 알았다는 조윤선 문체부 장관도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승마 대표선수들과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정유라는 왜 거짓말을 했는가?

정유라씨는 "박근혜 대통령을 '이모'라 부른 것이 맞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요, 박근혜 대통령을 뵙긴 했지만, 마지막으로 본 것은 아버지가 일하실 때"라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대한승마협회 홈페이지에 나온 사진처럼 정씨는 2014년에도 박근혜 대통령을 봤습니다.

그렇다면 정유라씨는 왜 '박근혜 대통령을 초등학교 때 마지막으로 봤다'고 거짓말을 했을까요? 정씨의 입장에서는 선수단 오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것은 단체 행사였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고 여겼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얘기한다면 그 전에는 굉장히 친밀한 관계였다는 말로도 해석이 됩니다.

정유라씨의 발언은 아버지 정윤회와 박근혜 대통령과의 공적 관계를 강조함으로써 자신은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와 무관했다고 발을 빼고 있습니다. 앞으로 있을 특검 수사 등에서 자신은 법적 책임이 없음을 강조하고 있는 셈입니다.

'모든 게 엄마 탓' 정유라씨, 당신은 성인입니다

▲ 덴마크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정유라씨 ⓒ 길바닥저널리스트


정유라씨와 취재진 간의 인터뷰는 덴마크 법원의 구금 기간 연장 심리 중에 이루어졌습니다. 휴식 시간 중 취재진이 정씨에게 다가가자 통역은 "원하지 않으면 말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했지만, 정씨는 "아니다. 내가 말을 하겠다"라며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응했습니다.

덴마크에서 정씨를 인터뷰했던 1인 미디어 길바닥저널리스트는 "질문들을 주고받고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상황에서는 상당히 좀 차분하게 냉정하게 하는 모습을 유지를 하면서, 본인이 해명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좀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그런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정유라씨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고 엄마가(최순실씨) 다했다'라고 요약될 수 있습니다. 정씨는 현재 모든 범죄 사실을 어머니 최순실씨에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재산포기 각서를 썼을 만큼 사이가 좋지 않은 모녀의 사이를 본다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정씨는 독일에서 구입한 자신의 명의 주택에 대해서는 아버지 정윤회씨가 물려준 땅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재산이 압류돼도 정당한 재산으로 인정받기 위한 포석일 수 있습니다.

정유라씨는 모든 책임을 어머니인 최순실씨에게 돌리고 있지만, 그는 미성년자가 아닌 성인입니다. 성인은 그만큼 자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도피를 벌이는 와중에도 보모를 두고 건장한 남성 2명을 대동하고 다녔던 정유라씨는 체포되자마자,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엄마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나라를 뒤흔든 사안에 연루된 사람인 만큼, 그가 보이는 행동에 휩쓸리거나 동정표를 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일각에서 정유라씨를 박근혜와 최순실의 '역린'으로 표현하는 만큼, 이후 그가 보일 행동도 주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여 정유라씨는 자신의 아이를 돌봐야 한다며 "보육원이든, 사회기관이든, 병원이든 아이와 함께 있게 해 준다면 내일이라도 귀국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는 "자신이 한국에 가서 체포되면 19개월 된 아들을 돌봐줄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귀국을 할 수 없다거나, 불구속 수사를 약속하면 귀국하겠다는 정유라씨의 요구는 아들을 앞세운 몽니에 불과해 보입니다. 정씨는 덴마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모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정말로 모든 의혹으로부터 결백하다면, 아이를 볼모로 협상을 벌일 게 아니라 즉시 귀국해 조사를 받으면 됩니다. 그게 모든 상황으로부터 빨리 벗어나는 길일 테니까요.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정치미디어 The 아이엠피터 (theimpeter.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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