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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책임' 신현우 1심 징역 7년, 존 리 무죄

"신현우 업무상과실 책임 인정, 존 리 혐의 증명 안돼"

등록|2017.01.06 12:07 수정|2017.01.06 12:07
전 연구소장 징역 7년·전 선임연구원 징역 5년, 옥시 법인 벌금 1억5천만 원

▲ 옥시 레킷벤키저 신현우 전 대표 ⓒ 이희훈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황재하 기자 = 다수의 사상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임직원들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사회적 문제가 된 지 약 5년 반 만에 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법적 책임이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창영 부장판사)는 6일 선고 공판에서 신현우 전 옥시 대표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신 전 대표에 대해 "살균제 원료 물질의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았고, 실증자료가 없는데도 '아이에게도 안심'이란 거짓 문구 등을 용기 라벨에 써 업무상 과실을 범했다고 인정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해 회복할 수 없는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고 질타했다.

▲ 영국계 다국적기업 '옥시레킷벤키저'의 신현우 전 대표이사 ⓒ 유성호


다만 존 리 전 대표의 주의 의무 위반 혐의는 "혐의를 증명할 객관적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옥시 연구소장을 지낸 김모씨에게는 징역 7년, 조모씨에게 징역 7년, 선임연구원 최모씨에게는 징역 5년을 각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옥시 법인에는 벌금 1억5천만 원을 선고했다.

가습기 살균제 '세퓨'를 제조·판매해 사망 14명 등 27명의 피해자를 낳은 오모 전 버터플라이이펙트 대표에게는 징역 7년, 업체엔 벌금 1억5천만 원을 선고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옥시 제품을 제조한 한빛화학 대표 정모씨에겐 금고 4년, PHMG 원료 중간 도매상인 CDI 대표 이모씨에겐 무죄를 선고했다.

신 전 대표 등 옥시 관계자들은 2000년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을 제조·판매하며 제품에 들어간 독성 화학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아 사망 73명 등 181명의 피해자를 낸 혐의(업무상 과실치사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제품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음에도 '인체무해', '아이에게도 안심' 등 허위 광고를 한 혐의(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도 있다.

검찰은 이 같은 문구를 내세워 제품을 판매한 혐의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도 적용됐지만 법원은 피고인들이 사기 의도가 있었다고 보긴 어렵다며 무죄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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