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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용은 왜 문재인을 지지할까 문재인은 왜 김응용을 불렀을까

[스팟인터뷰] 문재인 지지그룹에 이름 올린 김응용 전 해태타이거즈 감독

등록|2017.01.13 19:51 수정|2017.01.13 20:10

▲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9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LG 트윈스를 꺽고 통산 9차례 우승의 금자탑을 이룩한 해태 선수들이 김응용 감독을 헹가레 치며 자축하고 있다. 1997.10.25 ⓒ 연합뉴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문가 지지그룹인 더불어포럼(아래 포럼) 공동대표 명단에 뜻밖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김응용 : 전 해태타이거즈 감독,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

우리 나이로 77세인 김응용 전 감독(1941년생)은 최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직에 오르는 등, 야구계에서는 왕성한 활동력을 자랑하는 원로다. 하지만 정치권에 이름을 올린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김 전 감독이 문 전 대표를 지지한다고 나서자, 정치권 및 야구계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포럼 관계자는 13일 <오마이뉴스> 전화통화에서 "김 전 감독을 모시기 위해 여러 차례 도움을 요청했고, 이번에 이를 받아주셨다"라고 귀띔했다.

김 전 감독은 지금까지 3개 구단(해태타이거즈, 삼성라이온즈, 한화이글스)에서 프로야구 감독직을 역임했다. 그럼에도 김 전 감독을 따라다니는 대표적인 수식어는 단연 '해태타이거즈 감독'이다. 해태타이거즈 시절 거둔 성과가 가장 눈부시기 때문이다. 김 전 감독은 프로야구 출범 초기인 1983년부터 2000년까지 해태타이거즈 감독을 맡아 총 아홉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스포츠조선>이 프로야구 10개 팀의 사장·단장·감독·코치·운영팀장·선수 등 40명을 대상으로 프로야구 역대 최강팀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김 전 감독의 해태타이거즈가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때문에 해태타이거즈의 연고지인 광주에서 김 전 감독은 각별한 인물로 여겨진다. 이러한 이유로 호남에서 그동안 순탄치 않은 행보를 보여 왔던 문 전 대표 측이 김 전 감독에게 특히 공을 들였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포럼 관계자도 "이번에 발표한 포럼의 공동대표 명단에 호남 인사들이 상당히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포럼의 보도자료(12일)를 보면, 김 전 감독은 포럼 상임고문을 맡은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 드라마 <풀하우스> 원작 만화가인 원수연 웹툰협회 회장과 함께 '한국 프로야구의 전설'로 특별히 강조돼 있다.

"DJ·노무현도 지지했다"는 김응용

▲ 김응용 전 해태타이거즈 감독(자료사진). ⓒ 연합뉴스


김 전 감독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그는 전화통화에서 "옛날부터, 그러니까 참여정부 시절부터 문재인 전 대표를 좀 안다. 문 전 대표가 야구를 좋아하고, 또 내 팬 아닌가"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감독은 "정치를 잘 모르지만, 내가 생각할 땐 (문 전 대표는) 소통 잘하고, 부드러운 사람 같다"라며 "내가 예전에 운동장에선 격하고 싸움을 잘하지 않았나? (문 전 대표가) 나와 성격이 정반대여서 그를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전 대표 측에서 김 전 감독을 모시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하더라"라고 묻자 그는 "(문재인 캠프가) 노력한 거 없고, 문 전 대표가 야구팬이고, 나를 좋아한다고 하니...(공동대표직을 받아들였다)"라고 답했다.

김 전 감독은 그동안 이름을 드러내놓고 돕진 않았지만,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에 나섰을 때부터 내심 그들을 지지했다고 털어놨다.

"그동안 나는 이름은 안 올렸어요. 뒤에서만 지원하고, 지지했죠. DJ(김대중 전 대통령) 때부터 시작해서 (도왔잖아요). 제가 DJ를 좋아했거든요. 그 분도 야구장 오면 세 시간씩 앉아 있기도 하고. 그 다음엔 노무현 전 대통령 선거 때도 도왔고. 이번에 (문 전 대표 지지하는 포럼의) 공동대표 명단에 이름 올린다고 하길래, 처음엔 뒤에서만 하겠다고 그랬지. 그런데 또 부탁하길래 그냥 그러라고 했어요."

포럼의 창립식은 14일 오후 2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진행된다. 주최 측은 각계 전문가와 시민 5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관련기사 : 채현국·김응용·황교익 등 문재인 지지그룹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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