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노무현은 2%부터 시작... 난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서울시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밝혀... "탈당? 전혀 생각 없다"
▲ 박원순 서울시장 ⓒ 서울시제공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선 레이스에서 막판 뒤집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시장은 17일 열린 서울시 출입기자 신년 오찬간담회에서 지지율 답보에 대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 "레이스가 시작도 안됐다, 몸 푸는 단계인데..."라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전날 게재됐던 이병완 참여정부 비서실장의 페이스북 글을 언급하며 "노무현 대통령이 처음 (경선을) 시작할 때 2%로 출발했다"며 "국민들도 아마 꾸준하게 가는 것 보다는 뭔가 역동적이고 한 편의 드라마를 보고 싶어할 것, 아마 국민들도 일부러 그렇게 계시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영화 <역린>에 나오는 대사를 소개하며 "작은 정성이 모이면 자신과 세상을 바꾸게 된다, 변화를 만들게 된다, 결국 통하지 않을까"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최근 내놓은 '촛불공동정부' 주장에 대해서는 "온 국민이 바라는 개혁과 혁신을 제대로 하려면 그 정부가 소수정부가 돼서는 절대 할 수 없다"며 "혼자 독식하려면 안 된다, 가능하더라도 하면 안된 다"고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문재인 겨냥... "따놓은 당상처럼 생각하면 국민이 응징"
나아가 "대세론이라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마치 따놓은 당상처럼 생각하면 국민들은 거기에 대해 응징한다"고 문재인 후보를 겨냥했다.
박 시장은 대선에 나선 자신의 약점은 "여의도 정치를 경험해보지 않아서 세력에 의해서 움직이고 정치적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정치세계에는 아무래도 약하다"면서도 "국민들은 현재 정치질서, 기득권 정치질서, 특권 정치질서에 굉장한 거부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강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시장을 5년 하다 보니까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신인으로 생각하지 않으니까 그게 약점이지만 5년의 긴 세월을 통해 지방정부를 경험해본 입장은 아무래도 큰 강점"이라며 "저는 늘 준비돼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당의 (경선)룰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 탈당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사람이 한번 선택하면 거기에 대해선 자신이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불리해졌다고 나가고 그러면 국민들이 좋아하겠냐, 그런 생각 전혀 없다"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유승민 의원에 대해선 의외로 후하게 평가했다. 박 시장은 "이 양반이 보수가 틀림 없는데 그러면서도 진보의 가치들을 상당히 수용한다"며 "그런 분이 띄게 되면 보수는 기본으로 다 가져가고 이쪽 진보나 중간지대 있는 사람들을 끌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대표가 최근 자신의 롤모델로 '국내에선 박원순 정도'라고 말한데 대해서는 "뭐의 눈에는 뭐가 보인다고, 혁신가의 눈에는 혁신가가 보이는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박 시장은 이제 시정보다는 대선에 올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다른 후보들은) 24시간 지방을 돌아다닐 수 있고 무슨 얘기 해도 되는 입장이지만, 저는 서울시장으로 아직 자리하는 한 서울시민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대선에 전념할 수 없는 한계를 토로했다.
그는 그러나 "서울시가 추진해온 패러다임, 변화 이런 것들이 박원순다움인데 당장 사람들은 몰라주지만 결국 알려지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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