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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보다 통합적, 이재명보다 안정적"

'야권 잠룡' 안희정의 사람들,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등 참여정부 인사 포진

등록|2017.01.21 11:01 수정|2017.01.21 11:01

▲ 지난 12일 국회 의원회관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발대식에서 발언하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모습. ⓒ 충남도청 사이트


안희정 충남지사(더불어민주당)는 요즘 '대통령 공부'에 몰두하고 있다.

안 지사 측에 따르면 그는 외교·안보·경제·사회 등 분야별 전문가를 모아 '홈닥터'라 부르며 개인 과외를 받는 중이다. 20일에는 외교·안보 분야와 관련한 정국·정책 구상을 상세히 밝히기도 했다. 이 또한 최근 1년 간 격주로 10여명 홈닥터와 만나며 공부한 결과물이다. 

안 지사 참모진들은 입을 모아 그를 '젊은 브레인'이라고 일컫는다. 1965년생 53세, 대선 후보 중 비교적 젊은 안 지사가 공부를 즐긴다는 설명이다. 지난 7년여 간 안 지사를 곁에서 지켜 본 장훈 충남도청 미디어센터장은 "도지사 당선 후 스터디를 '세게' 시작했다. 경제 쪽에 특히 관심이 많아 주말에도 꼭 따로 공부를 했다"라고 말했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대선 주자들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안희정 지사는 '새로움·젊음·통합' 등 키워드를 강조하면서 젊은 층에서 지지를 얻고 있다. 최근 트위터·페이스북 등에서 '안희정: 잘생김 전성시대', '안희정의 잘생긴 대모험' 계정이 신설되는가 하는 등 최근 젊은 층 지지도가 확산되는 형국이다. 

안 지사를 돕는 '안희정의 사람들'은 누구일까. 안 지사가 과거 노무현 대통령 후보 대선캠프에서 활동해, 그를 돕는 인사들 대다수도 참여정부 인사라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노 전 대통령 필사(筆士)로 활동한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대변인을 지낸 김종민 의원과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 안 지사는 20일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본인의 지방분권 등 정국구상을 밝혔다. 참석한 의원들과 함께 찍은 모습. ⓒ 유성애


그 외 참여정부 시절 사회조정비서관·행정관 등을 지낸 정재호·조승래 의원이 정책·조직 분야를 맡는 등 노 전 대통령 초기 캠프에 활동한 '금강팀' 멤버가 현재 안 지사 측 주축을 이루고 있다. 충남 출신의 박수현 전 의원이 공보 역할을 담당하고, 3선 출신의 백재현 의원도 함께하며 의원들 '좌장' 격으로 경선 준비 실무를 맡는다.

윤 전 대변인은 애초 문재인 후보를 도울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졌던 인사다. 그럼에도 윤 전 대변인이 '안희정 지사'행을 선택한 데에는 안 지사가 직접 삼고초려 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참여정부 시절 그와 함께 활동한 한 인사는 "안 지사가 윤 전 대변인에게 직접 전화로 설득해왔다. 두 사람의 '30년 인연'이 작용해 연말에 안희정 캠프로 옮겨왔다"고 귀띔했다.

한때 정치권에서 '좌희정(안희정 충남도지사)', '우광재(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라며 '노무현의 사람들'이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운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도 안 지사에 조언을 주는 등 측면에서 돕고 있다고 한다. 두 사람은 2002년 노무현캠프 기획팀장(이광재)과 정무팀장(안희정)으로 각각 활약했다.

"문재인보다는 통합의 관점에서 낫고, 이재명보다는 더 안정적인 주자"

▲ 안 지사는 대선 후보들이 의례적으로 도는 국회 기자실(정론관) 인사를 색다르게 시도하기도 했다. 사진은 20일 국회를 찾은 안 지사가 친필로 써서 기자들에게 보낸 신년 연하장의 내용. ⓒ 유성애


박원순 서울시장 참모였다가 최근 안 지사를 돕고 있는 권오중 전 서울시 정무수석은  "한국 사회 갈등을 치유하고, 분열된 국론을 통합할 수 있는 젊고 능력 있는 정치인"이라며 안 지사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안 지사는) 문재인 전 대표보다는 통합의 관점에서는 더 낫고, 이재명 성남시장보다는 더 안정적인 대선 주자"라고 설명했다.

안 지사 자신도 '새로움', '젊음' 등 정체성을 의식한 듯 오는 대선 출마 선언(22일)도 쌍방향 소통을 강조하며 SNS 생중계를 예고했다. 안 지사는 대선 후보들이 의례적으로 도는 국회 기자실(정론관) 인사를 색다르게 시도하기도 했다. 20일 국회를 찾은 안 지사는 '보내는 이 안희정, 받는 이 OOO 기자'라며 직접 쓴 신년 연하장을 보내왔다.

여기에는 "밝은 새벽 햇살이 어둠을 몰아내고 있습니다. 진실을 향한 언론인들의 노력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 준엄한 역사를 기록하고 진실을 밝혀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유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적혀 있었다.

안 지사는 이날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대충 인사하기보다) 새해 연하장을 직접 써서 언론인들에게 드리고 싶었다. 작년 탄핵정국에서 촛불이 만들어질 때, 언론인들이 있어 촛불이 시작됐고 유지될 수 있었다고 본다. 민주주의를 지키고 미래를 여는 데 꼭 필요한 것이 언론"이라고 설명했다.  

'낮은 지지율'이 약점, "경선은 이제 시작, 이변과 기적 만들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안 지사의 지지율은 높지 않은 편이다. 19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에 따르면, 민주당 내 대선후보 적합도에서도 안 지사는 10.8%를 차지해 1위 문재인 후보(32.8%), 2위 이재명 후보(13.5%)에 밀렸다(1월 16일~17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25명 대상 조사).

그럼에도 안 지사는 "경선은 이제 시작"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그는 YTN라디오에서 "지금 소위 '대세론'을 많이 말씀하시는데 그건 어떤 선거 때나 다 있었던 얘기다. (곧 시작될) 경선을 통해서 당원·국민들께서 대선 후보들을 꼼꼼히 보게될 것"이라며 "민주주의 선거는 늘 이변과 기적의 연속이었다. 이번에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대선 출마 선언을 '5시간 끝장토론'으로 정한 데에는 안 지사가 특히 토론과 설득에 능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안 지사 측 김진욱 공보특보는 "그간 대통령들이 국민과의 직접적인 소통에 너무 약했다. 이제 우리도 수첩 없이 대화할 수 있는 대통령 후보 한 명쯤은 필요하지 않은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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