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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순실 왕국', 대통령 돈 의심되는 재산 많아"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372] 주진우 <시사IN> 기자

등록|2017.01.21 17:15 수정|2017.01.21 17:15
새해 첫날인 1월 1일 뜻밖의 뉴스가 들려왔다. 박근혜 대통령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의 수행비서인 주아무개씨가 사망했다는 것. 경찰은 심근경색이 사망원인이라고 밝혔다. '심근경색으로 누군가 사망한 것이 무슨 뜻밖의 뉴스이냐'고 반문할 수 있다.

물론 주아무개씨의 사망이 자연사라면 뜻밖의 뉴스도 아니고 주목해야 할 이유도 적어진다. 그러나 당시는 2011년에 일어난 박 대통령의 5촌 조카 살인 사건이 <그것이 알고 싶다>에 방영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시점. 주아무개씨의 사망 소식이 들려오자 의심의 눈초리가 모였다. 더구나 주아무개씨는 5촌 살인 사건을 밝힐 주요 인물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5촌 조카 살인 사건 의혹을 꾸준히 취재한 건 <시사IN>의 주진우 기자다. 마침 주 기자는 최근 최순실씨 재산에 관한 의혹을 취재하기 위해 독일에 다녀왔다. 지난 17일 서울 충정로에 위치한 <시사IN> 사무실에서 주 기자를 만나 독일 취재 이야기와 함께 주아무개씨 사망과 5촌 조카 살인 사건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주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최순실 독일 재산, 대통령 돈으로 의심할 정황 수두룩해"

▲ 주진우 <시사IN> 기자 ⓒ <시사IN> 제공


- 유럽 출장을 가셔서 지난 12일 귀국 하셨잖아요. 최순실씨 재산 관련 취재라고 들었는데.
"최순실 재산 관련 취재로 제가 최근 2년 사이에 7번 정도 스위스와 독일을 다녀왔어요. 저는 최순실의 재산은 다 박근혜 대통령의 돈이라고 생각해요. 최순실 집안에서는 제대로 경제 활동한 적이 없어요. 강남에서 유치원을 운영했지만, 돈을 벌지는 못했어요. 그런데도 정유라는 고등학생이었을 때도 한 달에 수천만 원씩 용돈을 썼어요. 그 돈은 박 대통령 돈이고 우리 세금이라고 생각해요. 그 돈을 조금이라도 찾아 우리 국민에게 돌려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에 몇 년째 최순실씨를 쫓아다니고 있어요.

최순실씨가 독일에 회사도 세우고 돈도 투자했어요. 하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는 최순실씨 이름은 사라지고 최순실씨 지인들이 부동산과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엄청난 돈을 굴리고 있어요. 이 부분을 국세청이나 특검에서 조사하면 (이를 입증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번에 가서 확인한 것이 있나요?
"제가 확인할 수는 없고 많은 의혹을 찾았지요. 현지 검찰에 확인하고 부동산 회사도 찾아가 봤어요. 의혹의 단서들을 추적해서 관계 기관인 특검이나 국세청에 넘기려고 합니다. 기자가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죠."

- 독일 취재는 어땠나요.
"박 대통령 돈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수두룩하게 깔렸어요.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지나다니면서 '이건 완전히 순실의 왕국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최근 고영태씨가 행방불명됐다는 소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는데요. 주 기자가 어제(16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안전하다고 알렸어요. 현재 어떤 상태인가요?
"잘 있습니다. 고씨와 만날 때나 전화할 때 서로 '무사하냐'고 물어봐요. 고영태씨와 제가 만날 때 주변에 사람이 서성이고, 저와 노승일씨가 만날 때 미행하는 걸 봐요. 그래서 서로 걱정하고 있지요. 저는 사람들이 따라다니는 걸 수년째 보기 때문에 그런가 보다 생각합니다. 그런데 고영태씨나 노승일씨는 일반인이잖아요. 신변에 위협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에요.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기도하고 있어요."

-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는 없나요?
"네. 법적으로 보호해줄 방법이 별로 없어요. 그리고 저는 저를 쫓아다니는 사람들이 공권력 주변에서 왔다고 생각해요. 과연 공권력이 보호해줄까요? 그 사람들에게 얘기하긴 그렇잖아요. 무슨 일이 생기지 않기를 기도하고 있어요. 괜찮을 거예요. 국민의 관심이 있기 때문에 큰일이 벌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키맨 박지만 비서의 사망, 특검이 5촌 살인사건도 수사해야"

▲ 주진우 <시사IN> 기자가 이영광 기자와 인터뷰룰 하고 있다. ⓒ <시사IN> 제공


- 지난 1일 박지만 EG 회장의 수행 비서였던 주아무개씨가 사망한 것이 알려졌어요.
"경찰과 지인, 정보원에게 들었어요. 죽은 주아무개씨는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거든요. 몇 년 전 살해 된 박용철씨와 더불어 5촌 살인사건의 키맨이었어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그것이 알고 싶다>가 방영됐고, 5촌 살인사건이 재조명될 기회였잖아요. 그런데 주아무개씨가 사망했죠. 안타깝죠.

사실 (제가) 5촌 살인사건 기사를 5년 전에 썼잖아요. 그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어요. 저는 수갑이 채워져 유치장에 갔었고요. 운 좋게 무죄 받고 나왔지만, 아직도 재판을 받고 있지요. 제 재판 과정에서도 키맨이 사라졌어요. 라면 먹다가 사망한 분이죠. 그 사람은 조폭 행동대장이었어요. 이상하잖아요. 주아무개씨도 지병이 없고 건강했대요. 항상 운동했던 사람이 갑자기 죽었어요. 굉장히 의심스럽죠."

- 심근경색이라던데.
"40대 중반인데 심근경색으로 사망하기에는 너무 건강하고 젊어서 걱정스러워요. 물론 심장마비로 죽을 수는 있죠. 그런데 박 대통령과 최씨 주변에 죽는 사람이 너무 많으니 이상하잖아요."

- 박근혜 대통령 5촌 살인 사건과 관련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오는데. 주 기자님이 처음부터 이 사건 취재해 오시고 계시잖아요, 제보가 들어와서 시작한 건가요?
"전 2005년부터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대통령이 될 것 같았어요. 왜냐하면 조중동을 비롯한 주요 언론이 박정희를 우상화하면서 박 대표가 유력한 대선 후보로 떠올랐거든요. 그때부터 박근령씨와 친하게 지내고 최순실 가의 주변을 쳐다보게 됐어요. 그러다가 2007년 육영재단 폭력 시간이 일어났어요. 육영재단 폭력사건을 심층 취재하면서 들여다보게 되었죠."

- 2007년 육영재단 폭력사건이 일어났고 2011년 5촌 살인사건이 일어났는데, 주 기자님은 이 두 사건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있어요. 이 사이 어떤 일이 벌어진 거죠?
"숨진 박용철은 육영재단 폭력 사건의 주연 배우였어요. 박씨는 박근혜-박지만 측에서 박근령 당시 육영재단 이사장을 몰아내는데 큰 공을 세웠죠. 조폭을 동원하고 한센병 환자 200여 명을 동원해서 폭력으로 재단을 접수하지요. 자기가 동원했던 한센인 조폭 두목 임두성은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됐어요. 그런데 자기 몫은 부족했죠. 자꾸 소외되자 박용철 씨가 재판에서 진실을 알리겠다고 합니다. 그러자 박근혜-박지만 측으로부터 살해 협박을 당합니다. 재판 출석을 얼마 남겨 두고 살해당하죠."

- 무서웠을 것 같아요.
"육영재단 취재할 때 쇠망치를 쓰는 사람이 있었고, 톱을 잘 쓰는 사람도 있고, 왼손 칼잡이가 있었고, 한센병 환자들을 조폭으로 쓰는 사람도 있었어요. 굉장히 많은 사람을 봤어요. 그 사람들은 눈앞에서 '너 머리에 구멍 두 개 난다'거나 '너 죽는다'고 위협합니다. 박용철씨는 머리에 구멍 나 죽었거든요. 그 얘기를 듣고 무서움과 공포를 느꼈죠. 그런데 기자가 위협한다고 물러날 수 없지요. 깡패 양아치에게 밀리면 가오가 떨어지잖아요. 전 가오가 중요하거든요(웃음). 무섭긴 하지만 앞에서는 째려보고 욕은 더 많이 했어요."

- 위험할 것을 알면서도 취재하는 이유는 무엇이죠?
"기자는 실체를 파악해 보도하는 직업이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하는 거예요. 무서운 것 맞아요. 그런데 어린 학생들이 불량배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걸 외면할 수 없듯이 진실을 보고 외면할 수 없어요."

- 가족에게 차가 돌진했다고 들었어요.
"1일 주아무개씨가 죽었다는 전화를 받고 취재하러 가는 길이었어요. 가족이 걸어가는 인도로 차가 돌진해서 폐차 지경에 이르렀어요. 전력 질주한 거죠. 오르막길이었거든요. 우연이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집 주변에 서성이는 사람이 많고 저에게 위협을 가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지난 대선 때는 제가 집에서 나와 살았어요. 김어준 총수는 저에게 계속 이혼하라고 했어요. 묘수를 낸다는 게 이혼이에요. 김 총수의 수가 그렇게 후져요. 근데 그런 이야기할 정도로 미행 감시가 있었어요. 그런 사람들이 사라졌다가 근래 들어서 몇 명 보이기 시작해요. 걱정하지만 별일이 없으리라고 생각해요."

- 주아무개씨가 신동욱 공화당 총재에게 '최순실씨만 구속되어 있지 않으냐?"라는 말을 했다고 해요. 최씨의 영향이 미치는 세력이 아직 살아 있다는 의미라고 하는데, 그 세력이 누군지 아시나요?
"최순실씨와 장시호씨 말고는 그대로 있잖아요. 박 대통령은 직무만 정지됐을 뿐 대통령이에요. 아직도 최순실을 비호해요. 구치소에서 황제 대접을 받고. 검찰과 언론을 비롯해 이 땅의 메인 스트림, 최순실과 박근혜를 지탱한 사람들은 그대로 있잖아요. 1등 부역자 황교안이 대통령 노릇을 하고요. 그래서 최순실과 박 대통령의 전횡과 잘못을 파묻으려고 강력하게 버티는 것 같아요. 그런데 신동욱씨가 왔다 갔다 하잖아요. 하지만 제가 10년 취재한 결과 박정희 집안에서 제일 이성적인 사람이 신동욱, 박근령씨 부부입니다. 제가 주장하는 바예요."

- 최순실 게이트 특검이 시작된 지 60여 일이 되어갑니다. 현재까지 특검 수사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시간은 짧고 인력은 부족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땅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어지럽히고 있는 수구 기득권 사이에서 효과적으로 수사한다고 봅니다. 응원하고 기도합니다."

- 하지만 특검이 너무 많은 것을 건드린다는 지적도 있어요.
"아닙니다. 보세요. 최순실이 대통령이었어요. 그리고 최순실의 지시를 받아서 박 대통령이 명령을 내리면 청와대와 관료들이 다 움직였어요. 총체적으로 최순실과 정유라 그리고 특정 집단의 돈을 위해서 움직였잖아요. 재벌은 그 틈바구니에서 뇌물을 주고 엄청난 이권을 챙겼죠. 특검이 단시간 내에 너무 많은 수사를 해야 할 만큼 방대해요. 특검은 몇 가지 길을 잡아서 중요한 수사를 하고 이후에 검찰이 수사를 이어받아 완벽하게 처리해야 대한민국이 앞으로 갈 수 있다고 봅니다."

- 특검에서 5촌 살인 사건을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어요.
"시간이 없고 인력도 부족하지만, 꼭 수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박근혜-최순실 주변에서 이권을 쫓다가 일으킨 살인 사건입니다. 그리고 수사는 진행되지도 않았어요. 한 걸음도. 이상하잖아요. 잘못됐잖아요. 국가가 이래서는 안 되잖아요."

"덴마크 간 최순실, 중국에 베이스 캠프 만들기도"

▲ 주진우 <시사IN> 기자 ⓒ <시사IN> 제공


- 정유라가 덴마크에서 체포됐잖아요. 2주가 흘렀고 정유라는 조건을 내걸었지만, 특검이 거부했잖아요. 정유라가 한국에 올 가능성 있을까요?
"정유라는 버티기 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를 코치하는 사람들이 바보예요. 사실 정유라는 많은 특혜를 누렸지만, 이 특혜를 만들려고 (본인이 직접) 공권력과 법을 좌지우지하지는 않았잖아요. 어리고, 아이 엄마고. 그래서 구속될 가능성은 낮았어요. 그런데 계속된 도피로 국민의 공분을 사죠. 법적으로 조금 대응했으면 됐을 텐데 도망가서 법치주의를 흩트리고 미꾸라지 짓을 하다가 자기 꾀에 자기가 걸렸어요.

지금도 멍청한 버티기를 하는데 들어와서 절차를 밟으면 정유라씨에게 편할 거예요. 법적인 부분을 빨리 풀고 자유로워지는 게 낫다고 권해주고 싶은데 정유라씨는 멍청한 변호사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거꾸로 가죠. 그들에게는 돈이 될 테니까요. 외국에서 아주 비싸고 힘 있는 변호사를 샀잖아요. 바보짓이죠."

- 덴마크에 있는 걸 아셨잖아요.
"저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질 때 독일에서 바로 덴마크로 갔다고 봤어요. <세계일보> 인터뷰도 덴마크에서 이뤄졌죠. 그리고 덴마크에서 중국을 거쳐 한국에 들어오려고 했어요. 최순실의 집사들이 덴마크로 모든 걸 보냈고 중국에 베이스 캠프를 만든 상태였어요. 그래서 제가 덴마크 이야기를 계속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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