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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주 "조윤선 '자백', 제가 예언했었다"

[스팟인터뷰] 조윤선 블랙리스트 작성 '자백' 보도에 김경진 "김기춘도 구속해야"

등록|2017.01.20 10:19 수정|2017.01.20 10:53

▲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주도한 혐의로 조윤선 전 문체부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모른다고 잡아떼던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정무수석 시절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시로 작성했다고 자백했다는 언론 보도가 20일 나온 가운데, '최순실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서 활약한 김경진·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조 장관은 거짓말을 한 데 대해 국민에 사죄하라"고 일갈했다.

앞서 최순실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서 활약한 김경진 의원(광주 북구갑)은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조 장관이) 뒤늦게나마 인정한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영장실질심사에서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껏 부인하고 증거인멸을 해 온 점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원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앞서 청문회에서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질의하며 '쓰까요정'으로 유명세를 탄 김 의원은 19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에 임명되기도 했다.

질의하는 김경진 의원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제3차 청문회'에 참석해 김영재 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김 의원과 함께 '조윤선 블랙리스트 끝장 추궁'으로 유명해진 검사 출진 이용주 의원(전남 여수시갑)도 "그럴 거라고 제가 예언을 했었다. 조 장관은 구속을 피하려면, 그래서 본인이 살려면 자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라며 "조 장관은 현실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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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장관은 이 의원의 서울대 2년 선배, 사법연수원 1년 선배다. 이 의원은 관련해 "결국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은) 앞서 국민들 앞에서 거짓말을 해놓고는 영장심사를 앞두고 본인들 불구속을 위해 사실상 자백한 거라고 볼 수밖에 없다. 여기에 대해 이제라도 국민에 사죄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특검이 박근혜 대통령의 개입 여부를 조사 중인 것과 관련해서는 "보통 대통령이 곧바로 정무수석에게 뭔가를 시키지는 않는다. 보통 비서실장이 알아서 시키는 것"이라며 "청와대 비서실장이 그냥 앉아있는 자리가 아니다. 김 전 실장은 (블랙리스트 존재를) 당연히 알았을 거다. 그럼에도 김 전 실장은 아마 끝까지 자백을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해 이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이 부분이 사실로 확인되면 조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낼 수 밖에 없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20일 CBS는 사정당국을 인용해 "지난 17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피의자로 소환된 조 장관이 정무수석 시절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시에 따라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검은 이제 김 전 실장의 '윗선'인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조 장관은 같은 날 문체부를 통해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이같은 보도를 부인하며 "그렇게 진술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다음은 20일 오전 이 의원과 나눈 스팟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 9일,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7차 청문회에서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우)이 조윤선 문체부 장관(좌)에게 블랙리스트 문건의 존재에 대해 집요하게 물었다. 결국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시인한 조윤선 장관. 이용주 의원의 집요함이 승리한 순간이었다. ⓒ 오마이TV / 그래픽 최주호


"조윤선, 명백한 위증... 김기춘 전 실장은 무조건 구속해야"

- 조윤선 장관이 특검에서 블랙리스트 작성을 자백했다. 어떻게 보나.
"그럴 거라고 제가 예언을 했다. 검찰이 수사하면 조 장관은 자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본인이 자백하는 것만이 살 길이다. 본인이 살려면 구속을 면해야 할 것 아닌가. 부인해도 증거가 명확하니 결국은 자백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조 장관은 도주 우려가 없으니 영장 기각이 나올 수도 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조 장관은 현실적 선택을 한 거라고 본다."

- 검찰 측이, 조 장관이 처한 상황을 위로하면서 자백을 유도한 게 주요했다고 한다.
"그렇다. 본인(피의자)이 생각을 잘 못할 수 있으니, 검사가 있는 그대로 처한 상황을 알려주는 거다. 이미 아래 직원들 구속되는 등 관련 자료 보여주면, 소위 잘 나가던 정치인에서 하루아침에 사법처리 되는 마당에 구속된다고 하면 어떻겠나. 또 만약 자백하게 되면 사과할 기회가 있지만, 반대 경우는 다르다. '사실 대통령이나 청와대로부터 지시 받아서 한 것이라 (앞서) 밝힐 수 없었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거다. 그러나 그와는 별개로, 당연히 조윤선 장관은 그간 국민들에게 별도로 공식 사과해야 한다." 

- 검찰에서는 '김 전 실장 총괄지휘→조 장관 실행'이라는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김 전 실장이) 상급자이니 그게 당연하다. 보통 대통령이 곧바로 정무수석에게 (뭔가를) 시키지는 않는다. 보통 비서실장이 알아서 시키는 거다."

- 그러나 김 전 실장은 앞서 청문회에서 "나는 모른다"라며 끈질기게 부인했다.
"그 분은 원래 그렇게 계속 부인해왔던 거다. 그러나 당연히 알고 있다. 제가 보기엔 (김 전 실장이) 당연히 알고 있는데 부인하는 거다. 청와대 비서실장이 그냥 앉아있는 자리가 아니지 않나. 대한민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든 것을 그 사람이 다 아는데." 

- 조 장관은 앞서 '본적도 없다'고 말해왔다. 해당 보도가 사실이라면 위증한 셈이다.
"명백한 위증이다. 그런데도 그런 걸 감수하고도 자백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나. 구속만큼은 피하려고 그러는 거라고 본다."

- 관련해 박 대통령의 개입 여부를 특검이 조사 중이다. 어떻게 보나?
"그러나 김기춘 전 실장은 아마 끝까지 자백을 안 할 것이다. (본인이) 대통령 지시를 받았다고 그 사람이 얘기하겠나. 평생을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 변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게 항상 권력을 유지하면서 살아왔고, 자신이 주군으로 모셨던 사람(대통령)이라고 생각하는 거지. 그런 사람이 대통령에게 지시받았다는 말을 하겠나? 못한다."

- 두 사람(김기춘·조윤선)에 대한 구속여부가 오늘 결정된다. 이에 대한 의견은?
"김기춘 전 실장은 무조건 구속해야 한다. 조윤선 장관은 자백했으니 한 번 더 생각해 볼 여지는 있다고 본다."

- 국민들은 청문회에서 두 증인이 부인하는 모습만 봐 왔다. 한 마디 한다면.
"결국 두 사람(김기춘·조윤선)은, 앞서 국민들 앞에서도 거짓말을 해놓고는 영장심사를 앞두고 본인 불구속을 위해 사실상 자백 한 거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반성하고 국민에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현직 문체부 장관으로서 영장심사를 받는다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지금이라도 본인이 사임, 사표를 내고 일반인 신분으로 조사 받는 게 맞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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