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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노무현 '대연정' 실천할 것" 이재명 "박근혜 '몸통들'과 무슨 대연정?"

2위 경쟁하는 민주당 두 주자, 2005년 추진 '대연정' 재론되자 정면충돌

등록|2017.02.02 16:23 수정|2017.02.02 17:49

대선출마 선언한 안희정안희정 충남도지사가 1월 22일 서울 대학로 굿시어터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한 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기사보강: 2일 오후 5시 26분]

민주당 대선 예비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2일 "국가 운영에 있어서 노무현 정부 때 못 다 이룬 대연정, 헌법 가치를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국정농단과 헌정질서 파괴, 이 혼란과 위기를 만든 적폐 세력은 청산의 대상이지 연대의 대상이 아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두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안 지사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헌법은 기본적으로 대연정 하라고 만들어 놓은 법이다. 물론 대통령 배출한 제1당이 원내 과반을 점한다면 조금 다른 차원의 문제일 수 있지만, 지금은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되든 과반에 턱없이 부족한 집권당이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동안은 대통령과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국정에 협조하라는 으름장을 놓으며 압박했다. 저는 그게 낡은 정치라고 본다"며 "헌법의 정신대로 원내 다수파를 형성해서, 그 다수파와 함께 대연정을 꾸리는 게 노무현 정부 때 저희가 구상했던 헌법의 실천 방안이다. 저는 그 미완의 역사를 완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지사는 이어 "민주주의 협치라는 새로운 정치를 구현해내는 유일한 길이라고 본다. 저는 그런 점에서 어떤 정치인, 어떠한 정치세력이라고 할지라도 경쟁은 할 수 있으나 그 경쟁이 끝나면 언제나 그와 단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는 아주 극단적인 여소야대 충청남도 의회에서도, 이런 제 민주주의 리더십으로 잘 이끌어왔다"는 설명이다.

이재명 "적폐 세력은 연대의 대상이 아니다. 진심인지 의심스러워"

정당들이 연합해 정부를 구성하는 '대연정'은 앞서 2005년 7월 말 노무현 대통령이 지역 구도 극복을 위한 선거제도 개편을 전제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에 제안했던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무책임하고 헌법파괴적인 발상"이라며 거부하고, 당시 열린우리당 등 지지층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면서 결국 무산됐다.

안 지사의 '대연정' 발언과 관련해 이재명 성남시장은 "적폐 세력은 청산의 대상이지 연대의 대상이 아니"라며 명확한 반대의 뜻을 밝혔다. 안 지사의 '대연정' 발언이 새누리당까지 포용할 수 있다는 식으로 해석될 경우 '정권교체'라는 민의와 정면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시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매우 놀라운 발언이라서 당황스럽다. 진심으로 한 얘기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시장은 "지금 우리나라는 부패와 기득권 세력 탓에 국정농단과 헌정질서 파괴라는 엄청난 혼란과 위기를 겪고 있다. 이를 만든 적폐 세력은 청산의 대상인데, 이런 세력과 대연정을 하겠다는 (안 지사) 입장에 놀랐다"며 "촛불 민심이 뭔지 되돌아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공식입장을 별도로 내 "대연정을 하겠다는 상대는 입장이 다른 선량한 이웃이 아니라 양의 탈을 쓴 늑대들"이라며 "박근혜 게이트의 몸통들과 대연정하는 것은 이제 겨우 잡아가는 역사의 물줄기를 거꾸로 돌리는 것이다. 지금은 부패 기득권 세력과 타협할 때가 아니라 이들을 청산하고 공정국가의 첫 출발을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안희정 캠프는 일단 "이 시장이 안 지사의 발언 취지를 오해한 것 같다"며 정면대응을 삼가는 분위기다. 박수현 캠프 대변인은 이 시장의 입장 표명에 대해 "안 지사의 '대연정'은 의회를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존중하겠다는 원칙을 말한 것"이라고 짧게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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