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대선 출마? 그런 건 남에게 미리 얘기 안해"
<오연호의 대선열차> 출연, "총리가 대통령으로 성공한 예 없어"
▲ 6일 오후 오마이TV'의 <오연호의 대선열차>에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의원 ⓒ 오마이TV
"대통령에 출마하려면 우리의 당면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능력을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그런 것이 아무 것도 안 되어있는데 기분상 출마할 수는 없다. 자기 자신은 스스로가 제일 잘 안다. 그렇지 않으면 남을 속일 수밖에 없다. 국민에게 정직하면 감히 그런 행동을 취할 용기도 생길 것이다. 그런 게 있는지는 나에게 물어보지 마라. 그런 확신은 남에게 (먼저) 소개하는 게 아니다. 그런 건 나중에 행위로 알게 되는 거다."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김종인 의원이 자신을 둘러싼 탈당 및 대선출마설에 대해 계속 여운을 남겼다.
김 의원은 10일 오후 오마이TV의 <오연호의 대선열차>에 출연해 "대통령후보가 되려면 여러 가지 요건이 갖춰져야 하는데 첫째가 자기확신"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탈당이나 대선 출마는) 개인 의사에 달려있는데, 너무 관심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민주제도의 장점은 들어가고 나가는 자유다. 계속 있는 게 옳은 지 아니면 벗어나는 게 옳은지 판단할 수 있다. 너무 집요하게 질문하지 말아라."
그러면서도 김 의원은 "극보수 쪽에서 '당신이 쓸 데 없이 민주당 가서 지금처럼 안 만들어놨으면 지금 정치가 이렇게 안 흘러가지 않았겠냐? 책임 질 각오를 하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고 반응을 전했다. 김 의원은 "나는 기본적으로 누구와 의논해서 행위를 결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독일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6일 출국하는데, 귀국 시점(19일)까지 최종 결정을 늦추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문재인의 '경제민주화는 사상누각' 발언에 놀랐다"
김 의원은 작년 총선때 자신을 영입한 문재인 전 대표(아래 문재인)에 대해서는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일례로, 김 의원은 문재인이 최근 출간한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의 내용에 깜짝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재인은 "김종인 전 대표가 주장한 경제민주화의 한계는 지난번 대선때 박근혜 후보 쪽에서 주장했던 경제민주화의 한계이기도 하다"며 "정치적 민주화가 빠진 박근혜의 경제민주화는 그 자체로는 그럴듯해도 사상누각과 같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는데, 경제민주화를 알고서 얘기하는지 회의가 느껴진다"며 "문재인은 박근혜와 마찬가지로, 경제민주화가 선거에 도움 되니까 얘기하는 거다. 그런 사고로는 경제민주화를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문재인의 발언을 보면, 경제민주화에 대한 일관성이 전혀 안 보인다. 그러니까 '국민성장'으로 모든 걸 덮어버렸다. 박근혜 당선 뒤 인수위가 경제민주화를 없애고 창조경제로 바꿨다. 그런 게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표의 확장성을 위해서, 재계의 반발을 염려해서 경제민주화를 감추려고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김 의원은 문재인 우세로 나오는 호남지역 여론조사와 관련해 "분위기가 정말 바뀌었는지 얘기할 수는 없지만, 문재인이 안철수 의원보다 높아진 것만은 사실인 것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교육에 대한 안 의원의 얘기는 비교적 심도있게 연구한 느낌이 들더라"고 안 의원을 호평했다.
"안희정, 지지율 급등했다고 볼 수 없어"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에 대해서는 "과거와 달리 경제를 보는 시각이 많이 변했다. 그건 긍정적으로 본다"고 평했다. 최근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해서는 "지지율이 급등했다고 볼 수는 없다. 하나의 가능성 정도로는 볼 수 있겠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정운찬 전 총리에 대해서는 "2007년에도 마땅한 대선후보가 없어서 그 사람을 대통령후보 만들려고 뛰어본 적도 있다"고 하면서도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총리를 거친 분들은 대통령 밖에 안 남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1963년 대선에 도전했던 허정 내각수반 이래 성공한 예를 찾아볼 수 없다"고 가능성을 낮춰 봤다. 정 전 총리를 언급하며 한 말이지만, 보수세력 일각에서 밀고있는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에 대한 얘기로도 해석됐다.
김 의원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에 대해서는 "정치를 쉽게 생각했다가 막상 부딪쳐보니 그리 간단치 않다는 걸 터득한 것같다"고 짧게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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