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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회색문조 키우고 싶으신 분들 계신가요?

등록|2017.02.13 10:20 수정|2017.02.13 10:20

▲ ⓒ 신광태


▲ ⓒ 신광태


▲ ⓒ 신광태


새 기르기가 취미입니다. 햇수로 따져보면 새 기른 기간이 10년 정도 됩니다. 다양한 애완조를 번갈아 키웠습니다.

모란 앵무를 키우던 때가 있었는데, 어찌나 날카로운 목소리를 내던지 아파트 5층(우리 집은 2층이었음)에 사시는 분의 민원 때문에 서둘러 분양을 하기도 했습니다.

돌아켜 보면 5층이 그렇게 시끄러웠는데 같은 2층 또는 3층에 사시는 분은 얼마나 시끄러웠을까요. 사이가 나빠질까 말을 안해서 그렇지...

"집에 동물 키우세요?"

20년 전 일입니다. 아이가 비염이 심해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가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없는데...아! 남편이 새를 키워요"
"남편에게 치우라고 하세요."
"안 돼요. 그이가 워낙 애지중지해서..."
"그러면 남편한테 새가 중요한지 애가 중요한지 물어보세요."


취미를 접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새보다 애가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아내는 새의 'ㅅ' 소리만 해도 화를 버럭 냈습니다.

기회가 왔습니다. 2015년 8월, 내가 화천군 사내면장으로 발령을 받은 겁니다. 사내면은 본청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에 관사가 있습니다.

즉시 새를 샀습니다. 회색문조입니다. 보통문조나 백문조보다 몸값이 좀 비싼 녀석들입니다.

데려오자마자 알을 낳게 하기 위해 열심히 난조(좁쌀에 계란 노른자를 혼합한 것)와 굴껍질 가루를 먹였습니다.

그런데 오늘(12일) 알을 낳은 겁니다. 좀, 여름, 가을... 좋은 계절 다 놔두고 하필 이 추운 겨울에 말입니다. 이 시기엔 실패 확률 100%입니다.

새에게 좀 미안하지만 알을 수거했습니다. 따뜻한 봄날 무사히 새끼를 기르거든 '모이'를 통해 분양 할까 생각 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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