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여파, 인천지역 도축물량 급감
전국으로 확산될 경우, 인천에서 도축할 물량 하나도 없어질 수도
▲ 구제역으로 한산한 인천축산물시장지난 13일 인천 서구 가좌동에 위치한 인천축산물시장의 모습. 구제역 여파로 인해 손님들의 발걸음이 줄어든 상황에서 상인들이 도축된 축산물을 옮기고 있다. ⓒ 김상우
정부가 구제역으로 인해 가축 이동제한 조치를 내리면서 인천지역 도축물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구제역이 확산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인천에서 도축되는 물량이 하나도 없을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13일 인천축산물시장 등에 따르면 하루 평균 소 50두가량과 돼지 1600두를 도축하던 인천시 서구 가좌동 도축장은 이동제한 조치 이후 소는 10여 두, 돼지는 1천~1200두로 도축 물량이 줄었다.
평소 물량보다 소는 50% 이상, 돼지는 30% 이상 줄어든 것이다.
현재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도와 충청북도, 전라북도에서 키워진 소와 돼지의 이동이 제한되고 있다. 경기도에서 도축물량을 공급받던 인천 도축장은 이동제한 조치 이후 충청남도와 강원도로부터 도축물량을 공급받고 있다.
정부의 이동제한이 구제역이 발생한 시·도에만 한정돼 있어서다.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의 소와 돼지는 해당 지역 도축장에서만 도축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인천 축산물 유통업계는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퍼질 경우, 인천지역 축산물 유통에는 비상등이 켜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축 이동이 전국적으로 제한되면 축산농가가 없다시피한 인천은 도축될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동제한이 퍼져 인천지역에서 소나 돼지를 직접 도축하지 못할 경우, 다른 지역에서 도축된 고기인 '지육' 형태로 직접 구매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고 공급도 불확실할 수밖에 없다.
인천 도축장인 삼성식품에 파견된 유한상 축산물품질평가원 과장은 "현재 도축장에 비축된 물량은 거의 없다"며 "구제역이 장기화될 경우, 지육 형태로 공급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천지역 축산물 가공·유통업체는 구제역이 장기화될까 우려하고 있다. 차창덕 인천축산물시장 상인회장은 "대부분 업체가 3일치 정도의 물량은 갖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수입산으로 대체되거나 지육 형태로 공급받아 가공할 수밖에 없다"며 "비수기에 구제역으로 수요까지 줄어든 상황에서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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