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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진' 옥중성명서에 교수회 "여전히 진실 호도"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 "행정적인 과오일 뿐"... 교수회 "아직도 남 탓"

등록|2017.02.15 16:34 수정|2017.02.15 16:34
학교 공금을 변호사 보수 등에 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이 지난 14일 "사익 추구를 위해 교비를 사용한 것이 절대 아니다"라고 주장한 데 대해 성신여대 교수회가 15일 성명서 등을 통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구성원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심화진 총장의 옥중성명서가 '여전히 진실을 호도하며 개전의 정을 찾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 8일 법정구속된 후 호송차에 오르는 심화진 총장 뉴스타파 화면 캡처 ⓒ 추광규


심화진 "행정적인 처리과정에서 발생한 과오"

심화진 총장은 14일 옥중성명서를 통해 "제 자신의 사익 추구를 위해 교비를 사용한 것이 아님을 분명이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자신의 혐의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심 총장은 계속해서 "운정캠퍼스 관련 소송의 경우 교비를 통해 적극 대응해 승소함으로써 110억 원 이상의 교비를 절감했다"면서 "소송비용 약 3억 9천만 원을 들여 110억 원 이상의 교비를 절약할 수 있다면 누구라도 그렇게 결정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1심 재판부도 해당 소송비용 3억 9천여만 원은 법인이 학교에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다른 사건들도 비용발생의 원인을 살펴, 학교 업무에 관한 법률 비용은 교비에서 지출할 수 있다는 교육부 방침과 법률 자문의견이 법률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심 총장은 계속해서 "저는 이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자 행정적인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과오라고 받아들이고 운정캠퍼스 소송비용을 포함한 관련 금액 전체 약 7억 2천만 원을 법원에 공탁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구성원이 반목하고 불신하는 현 상황은 하루빨리 정리돼야 한다"며 "저를 검찰에 고소한 분들께 부탁드린다. 앞으로 학교 행정에 발전적으로 협조해주시고 다른 구성원들에 대한 소송 등 구성원들끼리 서로 상처 주는 행위는 더 이상 없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성신교수회 "수사적인 표현 뿐 여전히 남탓"

성신여대 교수회(아래 성신교수회)는 15일 성명서를 통해 하루 전 심화진 총장의 옥중성명서를 조목조목 따져 물으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성신교수회는 먼저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라는 언급은 수사적인 표현일 뿐, 핵심 내용은 여전히 남 탓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8일 1심 판결문 내용을 들면서 "정보의 제한 때문에 주로 2014 회계연도에 속한 교비횡령 범죄사실만 검찰에 고발됐고, 실제 교비횡령액은 현재의 7억 2000만 원보다 훨씬 더 많을 개연성이 농후하다"고 비판했다.

성신교수회는 이어 총장 호칭도 생략한 채 "심화진씨는 그나마 가장 자신 있다고 여겨 운정캠퍼스 관련 소송을 예로 들며 '110억 원 이상의 교비를 절감했다'고 주장하였다"면서, "그러나 재판부는 '공사대금 청구소송은 피고인의 부적정 시공요구가 주된 원인'이었으며, 설령 소송수행이 결과적으로 성공으로 비추어지더라도, 교비회계 전용이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대법원 판례를 들며 명백히 판시했다"고 강조했다.

성신교수회는 계속해서 "심화진씨가 처음부터 '부적정 시공요구'를 하지 않았다면 아예 들지 않았을 가외의 비용"이라면서, "어느 모로 보나 110억 원을 절감했다고 자랑할 일이 아니며, 마땅히 심화진씨에게 책임이 귀속될 교비횡령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신교수회는 "김호성 교수를 고소하고 무혐의 처분에 불복해 항고에 재항고를 거듭한 보직자들 중 어느 누구도 아직까지 김호성 교수와 성신교수회에 사과를 한 적이 없다"면서, "심지어 그 중 셋은 심화진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신성한 법정에서까지 교비횡령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교비횡령이 처장단회의 등에서 결정됐다며 심화진씨를 비호한 바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심화진씨는 구치소에서까지 진실을 왜곡하지 말기 바란다"라면서 "판결과 법정구속의 취지에 따르면, 심화진씨로부터 총장의 지위를 박탈하는 것은 논리적인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성신교수회는 이 같이 강조한 후 "오늘날의 참담한 현실은 이사회와 심화진씨의 합작품"이라면서 "당신들이 만든 심화진 총장을 성신에서 데리고 성신으로부터 물러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성신여대 구성원들 심화진 총장에 차가운 반응

구속된 심화진 총장과 그를 비호했던 성신여대 이사회와 일부 보직교수들에 대한 성신여대 구성원들의 반응은 차갑다. 구성원들이 잇달아 내놓은 성명서를 살펴보면 성신교수회의 오늘 성명서와 그 궤를 같이한다.

성신여자대학교총동창회 고문단은 14일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성신학원을 만들자"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신여대 고문단은 "비리 의혹 총장을 선임하고 비리 전횡을 방조한 성신학원 이사회는 진심으로 책임을 통감하길 바란다"면서, "심 총장을 파면하고 학식과 인격을 갖춘 새 총장을 선출해 성신여대의 적폐 해결을 위한 진정성을 보여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성신여자대학교 민주동문회(성신여자대학교 전임 총학생회장단)도 같은 날 성명서를 발표했다.

민주동문회는 "심 총장의 구속으로 성신의 모든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학생, 동문과 교수, 교직원이 한 목소리로 비정상적인 학교 운영을 멈추라고 했지만 돌아온 것은 탄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심 총장의 남편인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의 사단장 취임행사에 교직원 동원 역시 총장 자리를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생각하지 않는 이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동문회는 계속해서 "심 총장의 구속은 교수회와 총학생회, 총동창회의 용기 있는 고발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면서, "성신학원 이사회는 구속된 심 총장의 파면을 의결해야 한다. 그것이 이사회가 심 총장의 부역자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작년 말 무산된 총학선거 이후 잠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행동하는 수정이가 아름답다'(이하 수정아름)는 13일 성명서를 통해 "심화진 총장이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면서 "자신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정당한 요구를 하는 학생들을 탄압하고 그 과정을 또 하나의 비리로 점철되어 부메랑이 되어 돌아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정아름은 이어 "그러나 심화진 총장 구속은 성신 민주화의 출발점이지 완성일 수 없다"면서, "이제야말로 수정이들이 직접 성신의 주인으로서 우리 학교를 '수정이들의 성신'으로 바로 세울 때"라고 강조했다.

수정아름은 이와 함께 성신학원 이사회에는 심화진 총장 파면을 학교 본부에는 심 총장 비리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심 총장 비리에 연루된 신철호 부총장과 일부 보직교수 사퇴를 주장하면서 학생활동지도위원회 해체 및 학칙 개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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