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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호남총리 제안? 문재인 영남총리 제안한다"

<오연호의 대선열차> 출연, "이희호, 김대중 유품 주며 대선출마 권유"

등록|2017.02.17 01:37 수정|2017.02.17 07:59

▲ 16일 오마이TV <오연호의 대선열차>에 출연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 오마이TV


"이희호 여사님은 지금도 '아무리 봐도 박 대표가 대선에 출마하는 게 제일 좋겠다'라고 말씀하신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96세의 고령이라 좀처럼 듣기 힘든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내, 아래 이희호 여사)의 말을, 그것도 대선과 관련된 이야기를 박 대표가 전한 것이다.

박 대표는 16일 오후 오마이TV <오연호의 대선열차>에 출연해 "이희호 여사께서 4년 전에도 (대선에) 출마하라고 말씀하셨다"라며 "지금도 '딱 박 대표의 나이(74세)가 김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나이와 같다'라며 저에게 출마하라고 하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2015년 이희호 여사에게 받은 선물과 편지를 최초로 공개했다. 그는 휴대폰에 저장된 사진을 내보이며 "선물과 편지를 받고 눈물을 흘렸다"라고 떠올렸다.

"이희호 여사님께서 김 전 대통령이 집무실에 놓고 쓰던 나전칠기함을 보내주셨다. (김 전대통령을 모시며) 저도 한 번도 못봤던 함이다. 고려시대 때 임금들이 사용했다는 함인데, 프랑스 박물관에 원본이 보관돼 있고 이건 복제품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이 함에 간절한 편지를 담아 보내주셨다."

박 대표가 내보인 사진에는 이희호 여사가 직접 쓴 편지가 담겨 있었다.

"여러 해 동안 많은 도움을받고, 아무 보답을 못했습니다. 이것은 세상을 떠나신 대통령께서 청와대 집무실에서 쓰시던 서류함입니다. 박 대표께서 어느 날 대통령이 되셔서 이것을 쓰시길 바랍니다. 하늘에 계신 대통령도 기뻐하실 것입니다. 부디 건강하셔서 좋은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랍니다. 2015년 12월 24일 이희호."

▲ 16일 오마이TV <오연호의 대선열차>에 출연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박 대표는 이날 최초로 자신이 이희호 여사에게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품과 편지를 공개했다. ⓒ 오마이TV


"대선출마 생각해보지만... 나는 셀프 컨트롤  되는 사람"

박 대표는 "이희호 여사의 말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농담 섞인 말로 부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저는 나이도 들었고, 또 사실 대통령도 했었다. (김대중 정부 때) 소통령, 대신할 대(代)자 대통령 소리도 들어봤다. 요즘 같은 알파고 시대에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등에 전문적 식견을 가진 대통령 후보가 나와서 국민의 평가를 받는 게 좋다. 저처럼 아날로그 시대 사람은 디지털 시대에 넘어온 것 자체를 영광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저는 제 일보다 남을 지원하는 걸 잘한다. 그래서 이름도 박지원이다. 만약 국가와 국민에게 필요한 분이 대통령이 되면, 저는 남북관계를 개선해 초대 평양대사를 하고 싶다. 이것이 저의 꿈이다."

하지만 박 대표는 인터뷰 말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된 질문을 던지자, 역시 농담을 보태며 대선 출마와 관련된 묘한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 연배가 높은 다른 사람들도 대선에 나온다.
"가끔 (대선출마) 생각이 난다. 그렇지만 저는 셀프 컨트롤(self control, 감정 조절)이 되는 사람이다."

- 이희호 여사의 편지를 보면서 '한 번 대선에 나가볼까' 생각하지 않나.
"(생각)한다. 근데 제 아내가 '여보 제말 그런 거 하지마'라고 그래서…."

- 혹시 문재인과 박지원이 함께 할 일은 없나. 만약 문재인이 대통령이 돼서 호남총리를 지명하겠다며, 박지원에게 총리직을 제안한다면 고려해보겠나(문 전 대표는 15일 전남 여수를 찾아 사실상 호남 총리를 약속했다).
"저는 이렇게 제안한다. 호남대통령을 만들고, 문재인에게 영남총리 해보라고."

- 지금 (유력한) 호남 대통령 후보가 없잖나.
"제가 되면…." (웃음)

박 대표는 실시간 댓글을 통해 시청자들이 "박지원 대선출마 선언"이라고 말하자,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거예요"라며 웃기도 했다.

"안(철수)-안(희정) 대결 재밌을 건데..."

▲ 16일 오마이TV <오연호의 대선열차>에 출연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 오마이TV


한편 박 대표는 "내 감각은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라며 국민의당의 대선승리를 확신했다. 박 대표는 '탄핵 인용→정국 혼란→문재인 공포증→문재인과 국민의당 1대1 구도'의 상황을 예측하며, 국민의당 대선주자들의 장점을 거론했다. 특히 안철수 의원을 김대중 전 대통령과 비교하며 추켜세우기도 했다.

"안 의원은 굉장히 겸손하고 합리적이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지식이 탁월하다. 저도 현실 정치인이지만, 우리 정치인들은 발등에 떨어진 불만 본다. 그런 현실 정치는 안 의원이 저보다 못한다. 그렇지만 미래에 대한 탁견을 갖고 이야기한 사람은 DJ(김 전 대통령)와 안철수뿐이라고 생각한다. 손학규도 굉장히 합리적이고 경륜도 있다. 도지사나 장관으로서 업적도 있으니, 참 좋은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천정배는 이념적으로 참 로직(logic, 논리)이 좋고 철저한 분이다.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박 대표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사망과 관련해 "이 사건이 북풍을 일으킬 거리도 아니고, 대선 때도 북풍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정남은 수십년 전에 북한을 떠나 사실상 망명 생활을 해왔다. 가치 있는 정보를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보다 (북한을) 모르는 사람이다. 김정남이 북풍을 일으킬만한 위치에 잇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괜히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 의심할 수 있고, 관심이 가는 뉴스지만 북풍 거리는 아니다."

이어 박 대표는 "북풍은 너무나 많은 경험으로 면역이 돼있어서 (이번 대선에서는 힘이) 발휘되지 않을 것"이라며 "물론 남북관계가 대선 때 이슈는 될 것이다. 그렇지만 '남북관계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문제지, 대선이 북풍으로는 (출렁이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과 관련해서는 "안희정도, 이재명도 (문)재인산성을 넘을 수 없을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안희정이 재인산성만 넘으면 엄청난 폭발력을 가질 것이다. 안-안(안철수, 안희정) 대결이 되면 정말 재밌는 대결이 될 것이니, 안희정이 좀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대표는 "저 같으면 문재인과 안희정 모두 흥행을 원한다면 문재인도 안희정을 공격하고, 안희정도 문재인을 공격해야 하는데, 안희정이 문재인을 공격하지 못하더라"라며 "안희정이 문재인을 공격하지 못하는 것 보니, '아 당신들은 역시 친노니까 형님 먼저, 아우 나중에'로 (생각이) 박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박 대표는 <오연호의 대선열차>를 통해 문 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의 문제점, 개헌에 대한 생각, 범여권(자유한국당·바른정당) 평가 등을 주제로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인터뷰 전체 영상은 오마이TV(바로가기)를 통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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