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항공산업 비전 선포... 동반자 인천공항공사 '싸늘'
시와 공사 상생협약까지 했지만 '지방세 감면' 놓고 관계 꼬여
▲ 유정복유정복 시장은 16일 인하대학교 정석학술정보관에서 열린 항공산업 산학융합지구 비전 선포식에서 인천공항과 인천경제자유구역, 원도심 산업단지를 연계해 항공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 사진제공 인천시
"항공산업 인재 육성과 연구개발의 중추"
인천시(시장 유정복)와 인하대학교(총장 최순자)는 지난 16일 인하대 정석학술정보관에서 '인천 항공산업 산학융합지구 비전 선포식'과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산학융합지구를 조성해 항공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항공산업은 민선6기 인천시의 8대 전략산업의 핵심이다. 시는 지난 2014년 10월 항공정책 추진계획을 수립한 뒤 항공 산업 육성 정책에 시동을 걸었다.
그 뒤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에 항공ㆍ자동차 센터를 설립했고, 항공관련 안전 인증기관인 항공안전기술원을 유치(2014.11.)했다. 또한 항공정비(MRO) 산업 육성을 위해 인천공항 내 저비용항공사(LCC) 전용 정비격납고를 유치(2015.07.)하는 데 기여했다.
이어서 지난해 12월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산학융합지구 공모 사업에 선정돼 국비 120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산학융합지구 조성사업은 인천시와 인하대,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외에 인천의 뿌리산업과 항공 산업 관련 업체 146개가 참여하는 사업이다.
산학융합지구는 송도지식정보단지 내 인하대 교육연구 부지에 조성될 항공 산업 분야 산학연클러스터다. 항공산업 캠퍼스(9911㎡)와 항공산업 기업ㆍ연구관(9917㎡)으로 조성되는데, 올 6월 착공해 내년 6월에 준공하는 게 목표다.
시는 국비 120억원에 시비 45억원과 민간자본 420억원(인천국제공항공사 200억원, 인하대 220억원)을 더 투자할 계획이며, 3월 중 사단법인 인천산학융합원을 설립해 운영할 계획이다.
시는 "산학융합지구는 인천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인 인천국제공항과 인천경제자유구역, 그리고 구도심의 산업단지를 최첨단 항공 산업과 연계해 기계ㆍ금속ㆍ부품소재 등 인천의 뿌리산업 기술을 고도화하고, 나아가 인천의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는 기반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비전 선포식에서 항공 산업 산학융합지구가 인천의 항공 산업뿐만 아니라, 항공우주산업 분야의 미래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선언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를 항공우주산업 연구개발의 메카로 만들고, 영종지구에는 인천공항을 중심으로항공정비(MRO) 특화단지와 배후 지원 단지(=산업단지와 물류단지)를 조성하며, 청라지구에는 드론 산업 성장을 대비한 시험인증체계를 구축하고, 구도심 산업단지에는 산학융합지구의 연구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항공정비 산업을 뒷받침할 기술 고도화를 이루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유정복 시장은 "1958년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로켓 발사체를 쏜 곳이 인천이다. 60여년이 지나 이제 산학융합지구로 항공우주산업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항공정비와 드론 산업 활성화 기대
3월 인천산학융합원 설립에 맞춰 의정과 행정도 분주하다. 시의회는 '인천산학융합원 설립 및 운영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고, 시는 전담 부서인 첨단항공팀을 신설했다. 아울러 교수와 전문가, 담당 공무원 등 12명이 참여하는 건설자문단도 구성했다.
인하대와 공동으로 준비하는 나사(NASA)연구소 설립도 가시화되고 있다. 시는 지난달 말 미래창조과학부가 주관하는 '해외 우수 연구기관 유치 사업'에 신청서를 냈다. 이 사업에 선정되면 국비를 1년에 약 6억원 지원받는다.
나사연구소 설립은 인하대가 나사 쪽과 상당히 교감을 나눈 상태다. 계획대로 하면 우선 올 6월 나사 연구원이 상주하는 연락사무소가 설치될 예정이고, 산학융합지구가 준공되는 내년 9월쯤 연구소가 문을 열 예정이다.
산학융합지구가 조성되면 인하대는 항공우주공학과와 기계공학과, 메카트로닉스학과 등, 항공 산업 관련 학과(학생과 교수 약 510명)를 이전할 예정이다. 여기에 나사연구소가 같이 들어서고, 'GE'로부터 기부금을 받아 C스쿨(Creative School, 크리에이티브 스쿨)도 같이 설립할 예정이다.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와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는 기업 유치와 입주기업 지원 업무를 맡고,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기술 지원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기존 산단과 연계해 육성하는 방안을 찾고, 시가 전체 사업을 총괄한다.
시는 산학융합지구가 조성되면 산학연 클러스터로 항공정비 산업과 드론 산업 등에 필요한 항공기 기체부품과 엔진부품, 부품소재 분야 연구개발과 부품 역설계ㆍ인증까지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와 '상생협약'했건만 관계는 '싸늘'
▲ 인천국제공항인천 항공산업 산학융합지구가 수행할 핵심 산학연 분야는 항공 산업 중에서도 항공정비(MRO) 산업분야다. 그리고 항공정비 산업 수요가 가장 많은 곳이 인천국제공항이며, 항공정비 특화단지 또한 인천공항에 들어설 예정이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협력이 필수조건이다. ⓒ 사진출처 국토교통부
산학융합지구가 제 역할을 하려면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공항공사)의 협력이 필수다. 하지만 시와 공항공사는 지난해 11월 '상생협약'을 체결해 놓고도, 지방세 감면 문제로 관계가 꼬일 대로 꼬인 상태다.
인천 항공 산업 산학융합지구의 핵심 분야는 항공정비 산업과 드론 산업 분야다. 특히, 항공정비 산업 활성화에 거는 기대가 크다.
시는 지난달 공항공사에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협력회의를 열자고 요청했지만, 공항공사는 묵묵부답이다. 1년에 두 차례씩 상생협력협의회를 열고 실무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했지만, 협약 체결 후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상생협약'이 답보상태에 있는 데는 지방세 감면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시는 공항공사와 인천항만공사에 적용했던 지방세 감면 폐지를 골자로 한 '지방세 감면 조례' 개정안을 지난해 11월 시의회에 제출했다.
시의회가 인천항만공사ㆍ공항공사와 협력을 이유로 개정안 처리를 일단 보류했지만, 두 공기업의 사회공헌 규모 대비 시의 세입 감소(지방세 감소, 지방세징수율 감소에 따른 보통교부금 감소)액이 더 크다는 비판도 거셌다.
이런 가운데 시와 공항공사 실무자들은 그동안 수면 아래에서 공항공사의 지원 규모를 놓고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공사가 매해 하던 인천유나이티드 프로축구단 후원과 하늘고등학교 장학금 지원 외에도 항공 산업 산학융합지구에 200억원을 지원하고, 영종도 오성산 공원을 조성하는 데 870억원을 지원하는 방안이 오갔다. 아울러 추가로 50억~100억원 증액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가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돌연 공항공사가 지난 16일 지방세 감면 혜택을 포기하고 납부하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시의 요구에 상당한 불만을 가졌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공항공사는 '그렇다고 해서 그동안 해오던 사회공헌사업을 중단하진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영종도~신도' 간 교량 건설사업과 오성산 공원 조성 사업 등 그동안 협의했던 사업들도 전처럼 시와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세금도 다 내고 사회공헌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지만, 수면 아래는 싸늘하다. 이는 시가 개최한 산학융합지구 비전 선포식에 공항공사 사장은 물론 임원급마저 불참하고, 팀장급이 대신 참여한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공항공사가 산학융합지구에 2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도 당장 걱정이지만, 그보단 공항공사와 협력이 필수인 공항 내 항공정비단지 조성과 4단계 물류단지 조성에 난기류가 우려된다.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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