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아들과 나선 쓰시마 여행, "아차! 치아교정기"
16-19일 여행, 입시에 시달리는 아들 위해 제안
지난 16일(목)~19일(일) 고등학교 2학년이 되는 18살 아들 연우와 함께 일본 쓰시마에 다녀왔다. 방학도 없이 매일 학교를 오가고, 벌써부터 입시에 시달리는 아들을 위해 작은 선물로 섬 여행을 제한했더니, 덜컥 승낙을 해서 동행하게 되었다. 혼자 남은 집사람은 화가 났다.
연우랑 나는 16일(목) 새벽3시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는 짐을 챙긴 다음, 택시를 타고 서울역을 향했다. 약간은 추운 날씨였지만, 새벽시간이라 막힘없이 4시 반에 서울역에 도착했다. 5시15분 부산행 KTX를 타기 위해 매표소에서 표를 두 장 구매했다.
"부산 가는 표로 어른 한 장, 고교생 한 장 주세요"라고 했더니, "고교생 할인은 없어서, 그냥 어른표로 두 장 드립니다"라고 한다. 옆에 있던 연우는 "어리다고 투표권은 줄 수 없다고 하더니, 이런 경우에는 어른으로 대접하는 이상한 나라군"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내가 생각을 해도 조금은 웃긴다. 힘 있는 자들의 아전인수(我田引水)격인 정치논리에 나도 웃음이 나왔다.
아무튼 19일(일) 저녁 7시 45분 부산에서 서울행 열차까지 미리 예매한 다음, 아침을 먹으려고 구내에 있는 햄버거 가게로 갔다. 나는 그냥 주스 한잔, 연우는 햄버거와 콜라를 시켜서 먹었다. 이번 여행을 통하여 연우가 콜라를 너무 많이 마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잠시 쉬다가 뒷정리를 하고는 급하게 부산행 열차에 올랐다.
앉자마자 나란히 잠을 잤다. 그런데 갑자기 연우가 나를 깨운다. "아빠, 큰일 났어. 치아 교정기를 햄버거 쓰레기와 함께 버려버렸어" 이틀 전에 교정기를 바꾼 관계로 연우도 나도 깜빡하고는, 테이블 위에 올려둔 교정기까지 같이 쓰레기통에 버려버린 것이다.
시간은 6시. 열차는 대전 부근이다. 자고 있을 집사람에게 급히 전화를 걸어 사정을 말했다. 집사람은 급하게 옷을 챙겨 입고는 서울역까지 가서 "휴지통을 뒤져서 겨우 찾았다"는 전화가 왔다. 아침부터 정신이 없다. 그래도 일단 쓰시마로 간다.
7시 50분 부산역 도착. 도보로 8시에 부산항 도착. 승선권 발권과 출국 수속을 마쳤다. 학생들 봄방학이라 정말 사람이 많다. 9시 30분 이제 배가 출발한다. 만석이다. 파도가 조금 있기는 했지만, 별다른 이상 없이 한 시간 십 분 만에 북섬의 히타카츠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문제는 입국 수속이다.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많다.
평소 15분 정도면 마칠 입국수속이 40~50분 정도는 걸린 것 같다. 입국심사를 마친 다음 바로 렌터카 사업자 김삼관 사장에게 예약해둔 차를 인도받은 다음, 조금은 이른 점심을 먹기 위해 중화요리집으로 갔다. 나는 짬뽕을 연우는 우동을 주문하여 먹었다. 맛은 보통이었지만, 일본식 중화요리의 평범함이 있다.
이제부터 천천히 차를 몰아 섬 북서쪽 끝에 있는 '도노사키(殿崎)'의 '일러우호의 언덕(日露友好の丘)'으로 갔다. 동백나무 숲이 좋은 곳이다. 지난 12월과 이번 1월에도 왔었는데, 12월이 좋았다. 2월에 오니 꽃은 많이 보이지 않지만, 바람이 거의 없는 날이다. 걷기에 좋다.
서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큰 동백나무에 감동하여 자주 오는 곳이다. 반시간 정도 바다를 보면서 걷는 기분이 좋다. 오늘은 햇살도 좋아서 천천히 걷다가 바닷가 언덕에 앉아 30분을 쉰 다음 돌아서 나왔다. 이런 곳에서는 자리를 깔고 낮잠을 자고 가고 싶은 곳이다. 편안하다.
카메라를 들고 있던 연우도 이런 저런 풍경을 촬영하면서 즐겁게 놀았다. 나도 덩달아 그냥 신나게 걸었다. 이어 북섬 서쪽에 있는 '세타(瀬田)'로 가서 계곡 안쪽에 있는 '메보로댐 마사공원(目保呂ダム 馬事公園)'으로 갔다. 이곳은 쓰시마 토종말 사육과 체험을 겸한 공원이다.
간단한 승마체험과 말을 타고 하는 강변트레킹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난번에 갔을 때는 점심시간이 걸려, 그냥 산책만 하고 왔는데, 이번에는 휴일이다. 일요일도 아니고 월, 목 이틀 동안 쉰다고 한다. 미리 확인하지 않은 나의 실수다.
그래도 잠시 안팎을 산책하면서 걸었다. 내부도 보고 말도 만져보았다. 정말 다음에는 날짜를 잘 맞추고 예약도 하고 와야겠다. 그래도 문이 잠겨있지 않아 말을 보거나 만질 수 있어서 나름 다행이다. 연우가 말을 쓰다듬는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나도 얌전한 말의 머리를 만나보았다. 재미나다.
이제 다시 남쪽으로 길을 잡아 조금 더 나아가 '니타(仁田)만'으로 갔다. 잔잔한 바다 위를 조금 메운 터에 작은 찻집이 있어 차를 세우고 들어갔다. 창문만 열면 바로 바다가 보인다. 터도 조망도 남다른 곳이다. 1970년대 우리나라 옛날식 다방이다. 중년의 마담은 졸고 있다가 우리를 맞이했고, 나는 커피를 연우는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일본이 남미 등에서 나름 좋은 원두를 수입해서 그런지, 일본 커피는 맛이 좋은 것 같다. 오랜 만에 커피를 한잔하니 기분도 좋지만, 텁텁했던 입속도 개운해져서 좋다. 오후의 졸음도 날리고. 연우는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있는 크림이 별로 맛이 없는지 "크림은 아빠가 먹어"라고 한다. 내가 조금 먹었다. 나는 좋은데 말이야.
30분 넘게 쉰 다음, 차를 천천히 남쪽 방향으로 몰아 해궁(海宮)인 '와타즈미신사(和多都美神社,わたづみじんじゃ)'로 갔다. 일본에 몇 안 되는 남다른 신사이다. 특히 바다에 세운 두 개의 도리이(鳥居)가 유명하다.
바다 수호신으로 여겨지는 도요타마히메노미코토(豊玉姫命)를 신으로 모시고 있으며, 신사 뒤편 숲속에 작은 돌무덤이 있는 곳이다. 오늘은 그저 바다를 바라보는 것과 뒤편의 숲길을 걷는 것이 좋아 한참을 이리저리 걸어보았다. 역시 삼나무와 대나무가 너무 멋진 곳이다. 이어 바로 옆에 있는 '신와노사토자연공원(神話の里自然公園)'으로 갔다.
입구에 있는 어린이 놀이터와 우측 초입에 있는 일본식 정원과 캠핑장, 카누 카약장 등이 있어 가족단위로 소풍을 오면 좋은 곳이다. 연우는 아직 어린지 놀이터에서 놀고 나는 정원을 산책한 다음, 카누 카약장으로 가서 잔잔한 바다를 잠시 바라보다가 왔다. 아소만의 평온함이 너무 마음에 든다. 이런 잔잔한 바다에서 카약을 타고 놀고 싶다. 여름에 오면 반드시 카약을 타야겠다. 캠핑에도 한 번 도전.
이제 다시 차를 몰아 쓰시마의 중심인 남섬의 이즈하라항으로 갔다. 숙소가 인근에 있고 약간의 쇼핑을 하기 위해 간 것이다. 마트로 가서 음료수와 낫토(納豆), 연우가 먹을 과자 등을 조금 샀다.
저녁식사를 위해 항구 부근 회전초밥집으로 갔다. 나는 주로 초밥과 회를 먹었고 연우는 주로 튀김과 초밥을 먹었다. 싸지만 일본에서 먹는 초밥이 맛이 좋다. 쓰시마는 쌀이 좋은 곳이라 초밥이 더 맛난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비가 조금씩 온다. 오늘 숙소로 잡은 이즈하라의 작은 펜션에서는 바다가 보이는 조망이 좋다고 했는데 비가 와서 꽝일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차에 올라 빗길을 조심스럽게 달려 숙소로 갔다. 삼나무로 지은 새집이라 모양도 좋고, 나무 향도 좋았다. 단, 지붕만 있고 천정이 없는 나무 구조라서 그런지 방음이 별로였다. 연우랑 오랜 만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세수를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연우는 서울 친구들에게 인터넷으로 연락도 하고 전화도 하느라 자정을 넘긴 시간에 잠자리에 든 눈치다.
나는 피곤했던지 코를 골았고, 연우는 감기 기운이 있어 기침을 했다. 억지로 감기약을 먹었더니 아침에는 반짝 호전이 되는 듯 했지만, 나흘 내내 기침소리를 들어야 했다. 못난 아버지 때문에 끌려온 아들에게 미안할 뿐이다. 아무튼 연우는 나흘 동안 감기약을 강하게 먹었다.
빗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다. 지붕과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밤새 귀를 울린다. 이런 상황이면 일출은커녕 창문 밖 풍경도 구경을 못할 것 같다. 그래도 오랜 만에 총각이 다 된 아들과 함께 한방에서 잠을 청하니 좋다.
연우랑 나는 16일(목) 새벽3시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는 짐을 챙긴 다음, 택시를 타고 서울역을 향했다. 약간은 추운 날씨였지만, 새벽시간이라 막힘없이 4시 반에 서울역에 도착했다. 5시15분 부산행 KTX를 타기 위해 매표소에서 표를 두 장 구매했다.
▲ 일본 쓰시마일출 ⓒ 김수종
"부산 가는 표로 어른 한 장, 고교생 한 장 주세요"라고 했더니, "고교생 할인은 없어서, 그냥 어른표로 두 장 드립니다"라고 한다. 옆에 있던 연우는 "어리다고 투표권은 줄 수 없다고 하더니, 이런 경우에는 어른으로 대접하는 이상한 나라군"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내가 생각을 해도 조금은 웃긴다. 힘 있는 자들의 아전인수(我田引水)격인 정치논리에 나도 웃음이 나왔다.
아무튼 19일(일) 저녁 7시 45분 부산에서 서울행 열차까지 미리 예매한 다음, 아침을 먹으려고 구내에 있는 햄버거 가게로 갔다. 나는 그냥 주스 한잔, 연우는 햄버거와 콜라를 시켜서 먹었다. 이번 여행을 통하여 연우가 콜라를 너무 많이 마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잠시 쉬다가 뒷정리를 하고는 급하게 부산행 열차에 올랐다.
앉자마자 나란히 잠을 잤다. 그런데 갑자기 연우가 나를 깨운다. "아빠, 큰일 났어. 치아 교정기를 햄버거 쓰레기와 함께 버려버렸어" 이틀 전에 교정기를 바꾼 관계로 연우도 나도 깜빡하고는, 테이블 위에 올려둔 교정기까지 같이 쓰레기통에 버려버린 것이다.
▲ 일본 쓰시마삼나무 숲이 최고 ⓒ 김수종
시간은 6시. 열차는 대전 부근이다. 자고 있을 집사람에게 급히 전화를 걸어 사정을 말했다. 집사람은 급하게 옷을 챙겨 입고는 서울역까지 가서 "휴지통을 뒤져서 겨우 찾았다"는 전화가 왔다. 아침부터 정신이 없다. 그래도 일단 쓰시마로 간다.
7시 50분 부산역 도착. 도보로 8시에 부산항 도착. 승선권 발권과 출국 수속을 마쳤다. 학생들 봄방학이라 정말 사람이 많다. 9시 30분 이제 배가 출발한다. 만석이다. 파도가 조금 있기는 했지만, 별다른 이상 없이 한 시간 십 분 만에 북섬의 히타카츠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문제는 입국 수속이다.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많다.
평소 15분 정도면 마칠 입국수속이 40~50분 정도는 걸린 것 같다. 입국심사를 마친 다음 바로 렌터카 사업자 김삼관 사장에게 예약해둔 차를 인도받은 다음, 조금은 이른 점심을 먹기 위해 중화요리집으로 갔다. 나는 짬뽕을 연우는 우동을 주문하여 먹었다. 맛은 보통이었지만, 일본식 중화요리의 평범함이 있다.
이제부터 천천히 차를 몰아 섬 북서쪽 끝에 있는 '도노사키(殿崎)'의 '일러우호의 언덕(日露友好の丘)'으로 갔다. 동백나무 숲이 좋은 곳이다. 지난 12월과 이번 1월에도 왔었는데, 12월이 좋았다. 2월에 오니 꽃은 많이 보이지 않지만, 바람이 거의 없는 날이다. 걷기에 좋다.
▲ 일본 쓰시마김연우, 김수종 ⓒ 김수종
서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큰 동백나무에 감동하여 자주 오는 곳이다. 반시간 정도 바다를 보면서 걷는 기분이 좋다. 오늘은 햇살도 좋아서 천천히 걷다가 바닷가 언덕에 앉아 30분을 쉰 다음 돌아서 나왔다. 이런 곳에서는 자리를 깔고 낮잠을 자고 가고 싶은 곳이다. 편안하다.
▲ 일본 쓰시마동백나무숲길 ⓒ 김수종
카메라를 들고 있던 연우도 이런 저런 풍경을 촬영하면서 즐겁게 놀았다. 나도 덩달아 그냥 신나게 걸었다. 이어 북섬 서쪽에 있는 '세타(瀬田)'로 가서 계곡 안쪽에 있는 '메보로댐 마사공원(目保呂ダム 馬事公園)'으로 갔다. 이곳은 쓰시마 토종말 사육과 체험을 겸한 공원이다.
간단한 승마체험과 말을 타고 하는 강변트레킹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난번에 갔을 때는 점심시간이 걸려, 그냥 산책만 하고 왔는데, 이번에는 휴일이다. 일요일도 아니고 월, 목 이틀 동안 쉰다고 한다. 미리 확인하지 않은 나의 실수다.
▲ 일본 쓰시마마사공원에서 연우랑 놀다 ⓒ 김수종
그래도 잠시 안팎을 산책하면서 걸었다. 내부도 보고 말도 만져보았다. 정말 다음에는 날짜를 잘 맞추고 예약도 하고 와야겠다. 그래도 문이 잠겨있지 않아 말을 보거나 만질 수 있어서 나름 다행이다. 연우가 말을 쓰다듬는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나도 얌전한 말의 머리를 만나보았다. 재미나다.
이제 다시 남쪽으로 길을 잡아 조금 더 나아가 '니타(仁田)만'으로 갔다. 잔잔한 바다 위를 조금 메운 터에 작은 찻집이 있어 차를 세우고 들어갔다. 창문만 열면 바로 바다가 보인다. 터도 조망도 남다른 곳이다. 1970년대 우리나라 옛날식 다방이다. 중년의 마담은 졸고 있다가 우리를 맞이했고, 나는 커피를 연우는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 일본 쓰시마바다 위의 찻집 ⓒ 김수종
일본이 남미 등에서 나름 좋은 원두를 수입해서 그런지, 일본 커피는 맛이 좋은 것 같다. 오랜 만에 커피를 한잔하니 기분도 좋지만, 텁텁했던 입속도 개운해져서 좋다. 오후의 졸음도 날리고. 연우는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있는 크림이 별로 맛이 없는지 "크림은 아빠가 먹어"라고 한다. 내가 조금 먹었다. 나는 좋은데 말이야.
▲ 일본 쓰시마원두가 좋아서 일본의 커피는 맛난다 ⓒ 김수종
30분 넘게 쉰 다음, 차를 천천히 남쪽 방향으로 몰아 해궁(海宮)인 '와타즈미신사(和多都美神社,わたづみじんじゃ)'로 갔다. 일본에 몇 안 되는 남다른 신사이다. 특히 바다에 세운 두 개의 도리이(鳥居)가 유명하다.
▲ 일본 쓰시마도리이가 멋진 신사 ⓒ 김수종
바다 수호신으로 여겨지는 도요타마히메노미코토(豊玉姫命)를 신으로 모시고 있으며, 신사 뒤편 숲속에 작은 돌무덤이 있는 곳이다. 오늘은 그저 바다를 바라보는 것과 뒤편의 숲길을 걷는 것이 좋아 한참을 이리저리 걸어보았다. 역시 삼나무와 대나무가 너무 멋진 곳이다. 이어 바로 옆에 있는 '신와노사토자연공원(神話の里自然公園)'으로 갔다.
입구에 있는 어린이 놀이터와 우측 초입에 있는 일본식 정원과 캠핑장, 카누 카약장 등이 있어 가족단위로 소풍을 오면 좋은 곳이다. 연우는 아직 어린지 놀이터에서 놀고 나는 정원을 산책한 다음, 카누 카약장으로 가서 잔잔한 바다를 잠시 바라보다가 왔다. 아소만의 평온함이 너무 마음에 든다. 이런 잔잔한 바다에서 카약을 타고 놀고 싶다. 여름에 오면 반드시 카약을 타야겠다. 캠핑에도 한 번 도전.
이제 다시 차를 몰아 쓰시마의 중심인 남섬의 이즈하라항으로 갔다. 숙소가 인근에 있고 약간의 쇼핑을 하기 위해 간 것이다. 마트로 가서 음료수와 낫토(納豆), 연우가 먹을 과자 등을 조금 샀다.
▲ 일본 쓰시마아이들이 마실 수 있는 무알코올 맥주를 두병 사다 ⓒ 김수종
저녁식사를 위해 항구 부근 회전초밥집으로 갔다. 나는 주로 초밥과 회를 먹었고 연우는 주로 튀김과 초밥을 먹었다. 싸지만 일본에서 먹는 초밥이 맛이 좋다. 쓰시마는 쌀이 좋은 곳이라 초밥이 더 맛난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비가 조금씩 온다. 오늘 숙소로 잡은 이즈하라의 작은 펜션에서는 바다가 보이는 조망이 좋다고 했는데 비가 와서 꽝일 것 같다.
▲ 일본 쓰시마초밥으로 저녁식사 ⓒ 김수종
식사를 마치고 차에 올라 빗길을 조심스럽게 달려 숙소로 갔다. 삼나무로 지은 새집이라 모양도 좋고, 나무 향도 좋았다. 단, 지붕만 있고 천정이 없는 나무 구조라서 그런지 방음이 별로였다. 연우랑 오랜 만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세수를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연우는 서울 친구들에게 인터넷으로 연락도 하고 전화도 하느라 자정을 넘긴 시간에 잠자리에 든 눈치다.
나는 피곤했던지 코를 골았고, 연우는 감기 기운이 있어 기침을 했다. 억지로 감기약을 먹었더니 아침에는 반짝 호전이 되는 듯 했지만, 나흘 내내 기침소리를 들어야 했다. 못난 아버지 때문에 끌려온 아들에게 미안할 뿐이다. 아무튼 연우는 나흘 동안 감기약을 강하게 먹었다.
▲ 일본 쓰시마삼나무 펜션, 너무 좋은데 방음이 조금 그렇다 ⓒ 김수종
빗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다. 지붕과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밤새 귀를 울린다. 이런 상황이면 일출은커녕 창문 밖 풍경도 구경을 못할 것 같다. 그래도 오랜 만에 총각이 다 된 아들과 함께 한방에서 잠을 청하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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