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출범하는 대한변호사협회 신임 집행부가 최근 탄핵심판에서 불거진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의 막말 문제를 논의한다. 제49대 변협회장에 취임하는 김현 당선자는 23일 대통령 대리인단의 태도를 "사법부에 대한 존경심이 전혀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6일 박근혜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단에 새로 합류한 김평우 변호사는 2월 20일과 22일 탄핵심판 변론기일에서 연이은 돌출행동으로 문제를 일으켰다. 그는 20일 재판 진행을 마치려는 재판장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에게 삿대질을 하며 "그럴 거면, 왜 헌법재판관씩이나 하느냐", "왜 함부로 재판을 진행하느냐"라고 소리쳤다(관련 기사 : "왜 헌법재판관씩이나 하느냐").

김 변호사는 22일 무려 1시간 30여 분간 변론을 이어가며 탄핵심판이 불공정하게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또 주심 강일원 재판관을 가리켜 "청구인(국회)의 수석 대리인"이라 비난했고 "이정미라는 특정 개인의 퇴임일인 3월 13일 이전 선고라는 절차로 졸속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결국, 이정미 권한대행은 여러 차례 뒷목을 잡으며 "굉장히 모욕적인 말들도 참고 진행하고 있었다, 말씀이 지나치다"고 경고했다(관련 기사 : 박근혜 대통령 쪽 재차 고성·막말).

김현 당선자는 23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김평우 변호사의 막말을 두고 "아주 개탄스럽다"며 "이번 일이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다시는 발생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임기 시작일인 2월 27일 오후 3시 신임 집행부 첫 회의를 열어 이번 일의 재발 방지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 당선자는 무엇보다 김평우 변호사 등 대통령 쪽 대리인단의 태도는 법치주의 정신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판부한테 국회 수석대리인이라며 고함을 지르는 것은 사법부에 대한 존경심이 전혀 없는 행동"이라며 "법조인은 판사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사법부를 존중하는 것이 법치주의의 기본"이라고 했다.

다만 김평우 변호사의 징계 여부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변호사법 91조는 '변호사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를 징계사유로 정하고 있지만 김 변호사의 막말이 변론과정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김현 당선자는 "김평우 변호사가 너무 과하게 변론을 하다 벌어진 일"이라며 "변협은 변호사들의 변론권을 보장하는 기구라 변론 중 일어난 일을 적극적으로 징계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