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경찰 "김정남 암살 신경성 독가스 VX 유력"
부검 결과 VX 검출... 여성 용의자가 사망자 얼굴에 묻힌 것으로 조사
▲ 말레이시아 경찰청이 24일 발표한 김정남 사례에 사용된 독극물 관련 보도자료. ⓒ 연합뉴스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독극물이 'VX'라고 밝혔다.
AP,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4일 말레이시아 경찰은 성명을 통해 김정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신경성 독가스 'VX'(VX nerve agent)가 검출됐다는 보건부의 잠정 결론을 담은 보고서를 공식 발표했다.
보건부는 사망자의 눈과 얼굴 샘플에서 'VX'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VX는 유엔 화학무기협약(CWC)에 따라 맹독성 화학무기로 분류된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은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2명의 여성으로부터 공격을 당했다. 김정남은 공항 관계자들에게 고통을 호소한 뒤 병원으로 이송되다가 사망했다.
경찰은 당시 여성 용의자 2명이 손으로 김정남의 얼굴 독극물을 묻힌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다만 용의자들이 손에 장갑을 끼고 있었는지, 아니면 맨손으로 독극물을 묻혔다가 씻어낸 것인지에 대해서는 경찰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외신은 전했다.
경찰은 "피부에 침투해 사람을 살해하려면 독성이 매우 강해야 하므로 VX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라며 "VX는 제작 공정이 매우 복잡하고 전문적인 지식과 장비가 필요해 군대와 같은 조직에서 만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VX가 담긴 캡슐을 피부에 바르면 활성화될 수 있다"라며 "경찰이 (독극물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추가적으로 공개하면 이와 유사한 독극물 공격이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김정남을 공격한 여성 용의자 2명 외 북한 용의자가 최소 8명 연루된 것으로 보고 검거된 1명 외 나머지를 추적하고 있으며, 이 중 북한 외교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이 강력히 부인하는 것에 대해 칼리드 청장은 "외교관은 국제법에 따라 면책 특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숨길 것이 없다면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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