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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하나만으로도... 안철수-손학규 '경선룰 합의' 쉽지 않네

흥행 vs 조직력, 국민의당 경선 룰 협상 장기화 가능성

등록|2017.02.27 19:27 수정|2017.02.28 14:26

국민의당 대선주자 한 자리에17일 국민의당에 입당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당내 대선주자로 경쟁하게 될 안철수, 천정배 의원과 함께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기사 수정 : 28일 오후 2시 26분]

'탄핵 시계'가 빨라지면서 국민의당이 다음 달 25~26일 대선 후보 선출을 목표로 막바지 경선 룰 협상 중이나, 손학규·안철수·천정배 등 후보 간 이견이 커 난항을 겪고 있다.

국민의당 경선 룰 쟁점은 여론조사·모바일 투표 도입 여부와 선거인단 구성 여부, 경선 기간 등이다. 이들은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최종 변론을 앞둔 27일 오전에도 당사에 모여 경선 룰 협상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했으나, 후보자들 간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

손학규·안철수·천정배(이름 순) 각 후보자들은 각기 윤석규 전략특보(손학규 측), 김철근 대변인(안철수 측) 부좌현 전 국회의원(천정배 측) 등 대리인을 통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천 후보 측 부좌현 전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주말에도 논의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고, 오늘(27일) 아침 회의도 결론을 못 냈다"며 "현재 분위기로 봐서는 대리인들 협상으로 결론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견은 특히 당 안철수 후보(현 의원·전 국민의당 대표)와 손학규 후보(전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간 팽팽하다. 표면적으로는 '룰 협상'을 둘러싼 갈등이지만, 속내는 당내 주도권을 놓고 하는 싸움이라는 지적도 있다. 안 후보 측은 사전 선거인단 구성 및 여론조사를 포함해 '모바일 투표'를 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손 후보 측은 선거인단 구성없이 신분증을 지닌 국민이라면 다 참여할 수 있는 '100% 현장투표'를 주장하고 있다.

안철수-손학규 간 주도권 싸움... '여론조사' 포함될까

각 후보들이 주장하는 방법에는 각기 장단점이 있다. 모바일 투표 도입 시 국민들이 쉽게 참여 가능하나 이중·중복 투표를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공정성이 우려되고, 현장 투표 도입 시 공정성은 담보되나 경선 자체에 참여하기가 어려워 흥행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장 투표의 경우 상대적으로 '조직력'이 강한 손 후보 측에, 모바일 투표의 경우 '지지율'이 높은 안 후보 측에 유리할 수 있다.

입당한 손학규 반기는 안철수17일 국민의당에 입당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환영사를 마친 안철수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 남소연


안 후보 측 김철근 대변인은 이날 "손 후보 측은 100% 현장투표만 주장하는데, 그 경우 생업이 있는 지지자들은 투표 참여가 어렵고 흥행도 안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손 후보 측 윤석규 전략특보는 "(저희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100% 현장투표로 하자는 것"이라며 "다만 그게 날짜·인원 등 중앙선관위 규정과 충돌할 수 있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 측은 이에 더해 '여론조사'도 룰에 넣자고 주장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손 후보 말대로) 현장 투표만 하면 지역별 편차가 크게 나올 수 있다. 전국 민의를 골고루 반영하려면 반드시 여론조사가 포함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용호 의원(대선기획단 부단장)에 따르면 손 후보가 이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보이고 있어, 합의를 도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안 후보 측 '모바일 투표'와 관련해서는 손학규 후보 뿐 아니라 천정배 후보도 부정적이다. 천 후보 측 부 전 의원은 "(모바일은) 안 된다는 견해다. 저희도 단정적으로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기존 문제점을 보완할 방법이 없으면 받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결국  손학규·천정배 후보 측은 안 후보 측이 주장하는 여론조사·모바일 투표 등에 모두 반대하는 모양새다.     

안철수-손학규 측 대리인, 선거인단·경선 기간 놓고도 갈등

선거인단·경선 기간을 놓고도 의견이 갈린다. "선거인단 구성을 안 하면 선관위에 위탁이 안 된다. 대선 후보가 누가 되든 (1위 주자를) 추격하는 셈이니 가능한 빨리 경선을 치러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게 안철수 후보 대리인의 의견이다. 반면 손 후보 측 대리인은 "(선거 위탁 관련해) 명부 문제를 해결한 방안이 있다. 선관위를 설득할 것"이라며 가능한 길게, 전국 17개 시도 순회 경선을 주장하는 등 양측 의견이 부딪히고 있다.

원성묵 대선기획단 전략위원은 "현재는 '모바일 투표' 도입 여부가 제일 큰 현안이다. 이게 흥행성과 바로 연결될 수 있다 보니 그렇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27일 오전까지도 양측은 모바일·선거인단·경선 기간 등 쟁점 중 어느 것도 합의안을 내지 못한 상황이다. 첨예한 갈등이 이어지면서 이날 이 의원이 현장 투표와 ARS 투표(모바일)를 섞는 중재안을 내기도 했으나, 이 또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한다.

이들은 당초 오는 28일까지 경선룰을 확정하겠다고 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박우섭 대선기획단 공동단장은 이날 "혹시 한 쪽이 흔쾌하게 양보하면 모를까, (경선룰) 결정이 내일까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대리인들은 오는 28일 오전 11시 30분에 다시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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