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에 늘어선 카메라... 미국쇠오리도 꼭꼭 숨었다
오마이뉴스 보도 이후 공주 저수지에 몰린 사람들, 스트레스 받지 않게 도와주세요
▲ 대포만한 카메라를 설치하고 미국쇠오리를 찾고 있는 모습한그룹이 제방에서 미국쇠오리를 찾고 있다. ⓒ 이경호
충남 공주의 한 작은 저수지 곳곳에 대포만 한 카메라와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다. 미국쇠오리를 찾기 위한 것이다. 전국 각지에서 미국쇠오리 한 마리를 찾기 위해 저수지에 모였다. 28일 풍경이다.
필자가 올린 오마이뉴스 보도 이후 미국쇠오리를 처음 확인한 한남대 야조회 정지현 회원에게 문의가 쏟아진 모양이다. 정확한 장소 공개가 되지 않았지만, 지인들의 연락에 장소가 공개되었다. 공주에 작은 저수지에는 지금 40cm 채 되지 않는 오리를 찍기 위한 대포사진기가 최소 15대 설치돼 있다(관련 기사 : "미국에 있어야 할 '오리'가 공주에 왔습니다).
아마 휴일인 3.1절에는 더 많은 탐조인구가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된다. 확인한 결과 아직 미국쇠오리는 찾지 못했다고 한다. 운이 좋아야 만날 수 있는 새임에는 분명하다. 인고의 시간을 얼마나 보내야 오리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필자는 다시 사진을 찍으려고 하다가 사람들이 많아 포기했다. 국내에서 5번째로 확인된 미국쇠오리의 가치를 확인했다. 오마이뉴스의 단독 보도가 만든 결과물이기도 하다.
▲ 옆구리에 흰색의 세로 줄무늬가 있는 것이 미국쇠오리이다.미국쇠오리 ⓒ 안광연
새가 좋아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찍기 위해 새를 보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새의 생태와 무관하게 번식지와 서식처를 파괴하며 사진을 찍는 경우가 종종 있다. 미국쇠오리의 경우는 번식하는 오리가 아니고, 큰 저수지에 위치하고 있어 사람을 피할 수 있는 기본적 조건이 갖추어져 있다.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새들에게 스트레스를 높이는 일이다. 시베리아로 떠나야 할 채비를 할 시기에 늘어난 사람들로 인한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 새를 찍는 사람들 역시 이런 마음을 가지고 사진을 찍어주기를 부탁해본다.
새에 대한 관심은 자연히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것이다. 난데없는 미국쇠오리 발견을 통해 자연을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나기를 바란다. 늘어난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받을 오리들을 위해 나도 발길을 끊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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