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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튀김, 명태전, 섞어국밥...여긴 광양5일장

정과 인심은 덤... 장터 먹거리는 역시 국밥

등록|2017.03.02 16:53 수정|2017.03.02 16:53

▲ 전남 광양 5일시장입니다. ⓒ 조찬현


봄꽃이 피어납니다. 들에는 광대나물 붉은 꽃 봄바람에 춤추고, 양지 녘에는 다소곳한 봄까치꽃도 보입니다. 봄바람 따라 길을 떠납니다. 삼일절 아침, 때마침 오늘이 광양 장날이라 그곳으로 발길을 향합니다.

5일마다 장이 열리는 전남 광양의 재래시장입니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이곳에서는 주말장터도 열리게 됩니다. 장터 초입에 대장간입니다. 호미와 괭이 낫 등의 농기구가 눈길을 끕니다. 뻥튀기 튀밥가게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수줍은 듯 고개 숙인 노란 수선화

▲ 수줍은 듯 고개 숙인 노란 수선화 꽃이 반깁니다. ⓒ 조찬현


장터에도 아름다운 꽃들이 지천입니다. 이름 모를 꽃들이 만발했습니다. 아는 꽃이라 그 이름을 불러주었더니 수줍은 듯 고개 숙인 노란 수선화 꽃이 반깁니다. 화사한 선인장 꽃들도 방긋거립니다. 봄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에서 보려는 듯 사람들은 꽃가게 아저씨에게 일정 금액의 돈을 지불하고 봄을 삽니다.

바삭하게 튀겨낸 인삼입니다. 인삼 청에 찍어먹는 쌉싸래한 인삼튀김의 맛은 봄의 미각을 일깨웁니다. 건강원 앞에는 칡이 장작처럼 쌓여 있습니다. 엄청 큼지막한 칡도 있습니다.

"생선 배를 갈라서 배대기라고 해요. 명태니까 명태 배대기지요."

아주머니가 생선전을 붙입니다. 배를 갈라낸 명태 생선전을 명태 배대기라고 합니다. 알록달록한 전들이 정말 먹음직스럽습니다.

▲ 쌉싸래한 인삼튀김의 맛은 봄의 미각을 일깨웁니다. ⓒ 조찬현


▲ 배를 갈라낸 명태 생선전을 명태 배대기라고 합니다. ⓒ 조찬현


▲ 몸에 좋다는 환각구(엉겅퀴)나물입니다. ⓒ 조찬현


"5천원인데 3천원어치는 작지~ 간에도 좋고 오만데 좋아, 원래 환각구가 약이다요."

한 아주머니가 환각구(엉겅퀴)나물을 파는 할머니와 흥정을 벌입니다. 3000원 어치만 달라고 하자 장꾼 할머니는 작다며 아쉬워합니다. 이어 환각구가 우리 몸에 좋은 약이라고 말합니다. 햇쑥도 미나리도 있습니다.

물미역과 곰피 다시마 등의 해초류도 가득합니다. 썩어도 준치라지만 요즘은 귀한 준치도 보입니다. 병어와 물메기 생태는 물론 복어도 간간히 눈에 들어옵니다. 생선들의 종류가 참 많기도 하네요. 새조개와 바지락 등의 어패류와 매생이 파래 톳 등의 해초류도 있습니다.

곰탕 안 부러운 장터 돼지국밥

▲ "뼈를 이틀을 고와야 이렇게 나와요.” ⓒ 조찬현


장터 여기저기 구경하는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허기를 채우려고 장터 고향국밥집으로 갑니다. 정겨움이 물씬 묻어납니다. 이곳의 주인 어르신(69. 김우선애)은 모든 이들을 반갑게 맞이해줍니다.

국밥 국물이 맑고 깔끔합니다. 잘한다는 곰탕집의 국물에 버금갈 정도입니다. 그래서 대뜸 주인어르신에게 물었지요. 어떻게 끓였는데 이리 깔끔하냐고. 돼지 뼈를 이틀을 푹 고왔다고 합니다.

"그 비결을 가르켜 주면 안 되지. 뼈를 이틀을 고아야 이렇게 나와요."

▲ 국밥 국물이 맑고 깔끔합니다. ⓒ 조찬현


▲ 국밥 맛이 잘한다는 곰탕 못지 않답니다. ⓒ 조찬현



▲ 국밥에 곰삭은 깍두기 하나 올리면 금상첨화지요. ⓒ 조찬현


메뉴에는 없지만 섞어국밥을 주문했지요. 섞어는 머리국밥의 머리고기와 내장국밥에 들어가는 내장을 반반 섞은 것이지요. 이렇게 섞어 먹으면 돼지 부속물의 다양함을 맛볼 수 있어서 좋답니다.

주인 얼굴이 안 보이면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이곳 고향국밥 맞지요?"라며 재차 확인하곤 합니다. 다들 이렇게 주인장의 얼굴을 보고 찾는답니다.

국밥에 곰삭은 깍두기 하나 올리면 금상첨화지요. 이게 진짜배기 시장국밥 맛입니다. 매월 1일과 6일이 광양 장날인데 일요일만 휴무를 하고 매일 국밥집 문을 연답니다. 근처를 지나는 길에 문득 국밥 한 그릇이 생각날 때면 들려볼 만한 곳이지요.

▲ 허기를 채우려고 찾아간 곳은 장터 고향국밥입니다. ⓒ 조찬현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과 여수넷통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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