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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슬며시 다가온 '아들의 봄'이 당황스럽다

등록|2017.03.03 11:55 수정|2017.03.03 11:55

▲ ⓒ 황주찬


▲ ⓒ 황주찬


▲ ⓒ 황주찬


봄이 왔다. 덩달아 큰아들에게도 봄이 찾아왔다. 큰애가 사춘기에 접어들었다. 계절의 봄은 반갑지만 슬며시 다가온 아들의 봄은 당황스럽다.

요즘 큰아들은 혼자 음악을 듣는다. 며칠전 무슨 음악을 듣는지 아들에게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 가관이다. 아빠는 몰라도 된단다. 참 섭섭하다.

어제는 큰애가 귀에 이어폰을 꽂고 방구석에 쳐박혀 있기에 대화를 시도했더니 냉큼 침대로 올라가 버렸다. 속이 터진다.

녀석이 듣는 음악은 드라마 <도깨비> 주제곡이다. 아들은 나와 대화를 끊고 기계음을 택했다. 배신감이 밀려온다. 최근들어 큰애는 내말에 순종히기보다 마지못해 복종하는 눈치다.

불현듯 찾아온 아들의 봄이 영 낮설다. 앞으로 큰애와 대화 할 때는 최대한 온화한 표정을 지으며 낮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해야 한다.

화사한 봄에 이 무슨 변고란 말인가. 올 봄이 참 부담스럽다. 눈치봐야할 사람이 한 명 더 늘었기 때문이다. 오늘 저녁엔 아들이 필수품으로 챙기는 음악 기계를 숨겨 볼까? 괜한 짓일까? 고민이 깊어진다.

사춘기 아들을 둔 아버지들에게 지혜를 구한다. 이 봄을 어떻게 넘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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