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껴안은 소년, 소녀 그리고 시민들
청소년들과 지역 시민 자발적 참여 빛난 '평화의 소녀상' 건립 기금 모금 행사
▲ 지난 4일 경기광주시 평화교회 비전센터에서 시민과 학생들이 함께한 모금행사. 경기광주 ‘평화의 소녀상’건립 기금 모금 및 영화 ‘담장 밖의 수선화에게’제작 발표회 행사에서 공연 중인 이옥순 명창 ⓒ 박정훈
지난 4일 경기광주시 평화교회 비전센터에서 시민과 학생들이 함께한 모금행사가 열렸다.바로 경기광주 '평화의 소녀상'건립 기금 모금 및 영화 '담장 밖의 수선화에게'제작 발표회. 이날 함께한 두 행사는 '나눔의 집'이 위치한 광주에서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 경기광주 청소년 공연, 시민공연 지원자들, 영화출연진들의 인사로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많은 시민들이 함께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경기 광주 미래세대와 함께 하는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위원회'(이하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는 지난달 26일 소녀상 건립 운동 선언문을 통해 "역사의 아픔에서 교훈을 얻고 기억함으로써 역사의 정의를 실현하고자 한다"며, "소녀상은 아픔의 기억과 교훈을 후세에 물려주는 것만이 아니라 가해자의 반성을 촉구하고, 용서와 화해, 평화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행사는 그 선언의 첫 실행결과다. 지역주민, 학생들과 광주지역 13개 시민단체들이 주축이 되어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한 첫발을 내딛은 후 첫 공식 후원모금 행사를 개최한 것이다.
▲ 영화 ‘담장 밖의 수선화에게’ 포스터 현수막 ⓒ 박정훈
▲ 지난 4일 경기광주시 평화교회 비전센터에서 시민과 학생들이 함께한 모금행사에 참여한 학생들 ⓒ 박정훈
경기광주지역은 나눔의 집의 국내 1호 소녀상(1998년 8월 14일 건립)과 지역 내 복지시설 2군데에도 소녀상이 위치하고 있으나 지리적 여건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는 나눔의 집이 있는 광주에 추가로 소녀상을 건립해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이 많이 볼 수 있는 곳에서의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에 아이들 데리고 나눔의 집을 계속 방문하게 되었어요. 거기 새로운 역사관 만드는데 아이들이 재능봉사를 했습니다. (그때) 장터를 만들어서 수익금을 한 100만 원 정도 만들어 역사관 건립에 후원했어요.
그리고 아이들이 (서울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 가자고 해서 광주학생들 한 50여명과 몇 차례 갔었죠. 그러면서 아이들이랑 마을학교 선생님들이 왜 우리는 나눔의 집이 있는데 왜 우리 동네에는 소녀상이 없느냐며 이 일을 시작되게 된 거죠. 그렇게 한기석씨를 찾아가게 되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김덕임 자원봉사원은 그동안의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녀에 따르면 한 소녀의 '소녀상 건립'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마을학교 교사는 광주지역 시민운동 단체에 그 뜻을 알렸다. 청소년들과 일반시민들, 경기광주 시민단체는 1월 한 달 동안 준비모임을 거쳐 경기광주에 시민의 손으로 만든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녀는 그간의 과정을 상세히 말해주었다.
"시민의 힘으로 이뤄내 뜻 깊어"
▲ 지난 4일 경기광주시 평화교회 비전센터에서 시민과 학생들이 함께한 모금행사에 함께한 학생들 ⓒ 박정훈
"(이번 행사로)개인 하나 하나의 능력을 보게 됐어요. 시민의 힘으로 이뤄내 뜻 깊은 것 같아요. (저희)예상치의 3배가 넘었어요. 소소한 개개인의 힘 보여준 결과 같아 뿌듯합니다."
현직 교사인 박영미 추진위원장은 이날 행사의 소회를 밝혔다. 그녀는 "일단 뿌듯하고 행사하는 것은 힘들지 않았다"며 "다만 (과정상의)의견조율이 힘들었을 뿐"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자신보다 학생들을 치켜세우며 공을 돌렸다.
방학 중임에도 이날 행사에 100여명 이상의 학생들과 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이목을 끌었다. 일부의 공연과 다수의 관람객이 아닌 가능한 다수의 참여자를 이끌어낸 이색적인 모금 행사였다. "재미있었다", "신기했다", "생각보다 짧은 즐거운 시간 이었다" 등 현장에 있었던 학생들의 반응도 다양했다.
다수의 자원봉사를 이루고있던 학생들의 반응도 한결 같았다. 현재 중학교 1학년이라고 밝힌 최민서 학생은 "오늘 생각 외로 바빴지만 힘들지 않았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날 자원봉사를 함께한 강보은, 강보현 학생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며 힘든 기색을 나타내지 않았다.
"최선을 다해서 저희가 사과를 받아내겠습니다"
▲ 진행과정에 대해 설명중인 김덕임 자원봉사자 ⓒ 박정훈
▲ 김은미 자원봉사자. 이날 함께한 소감을 이야기 하고 있는 모습 ⓒ 박정훈
"(할머니들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왜 지금까지 아파하셔야 하는지 많이 죄송스러워요."
광남고 박경미 학생은 미안함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자신은 "영화나 미디어를 통해 관심을 갖게되었다"며 "더 많은 변화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참여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할머니들 힘내십시오. '정말 강인하고 멋있는 분들이셨구나' 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광남고 1학년 위가현 학생은 할머니들께 자신의 인사를 전했다. 위 학생은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실 줄 몰랐다"며 "1-2백명 정도 오실줄 알았는데 정말 상상 할 수 없는 분들이 오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저희가 노력해서 사과를 받아내겠습니다. "
▲ 이날 행사에서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 ⓒ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
▲ 이날 행사를 함께한 자원봉사 청소년과 시민봉사자들. 영화 '담장밖의 수선화에게'영화배우와 관계자들. ⓒ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
▲ 지난 26일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위 발대식 단체사진 ⓒ 평화의 소녀상건립 추진위
경안중 3학년 임유미 학생은 "우리가 대신 노력하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하며 준비과정상에 힘든 부분들이 있었으나 앞으로 더욱 열심히 노력할 것을 학생들과 함께 다짐했다.
"많은 분들이 후원을 자발적으로 해주셨어요. 굉장히 마음으로 많이 내주신 분들도 많구요. 평상시는 가정의 엄마로서의 역할인데 여기에 와서는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보람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
바자회 물품판매 김은미 자원봉사원은 말했다. 그녀는 이날 모두 "자발적인 마음으로 함께 하였다"며 "함께 할 수 있어서 보람찼다"고 자신의 소감을 전했다.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는 오는 8월 14일(김학순 할머니 최초 증언을 기념하는 날)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어 추후 또 다른 자발적 시민 참여형 모금 행사들을 계속 이어 갈 예정이다.
한편, 이날 행사를 함께한 영화 <담장 밖의 수선화에게> 제작자인 김영우(48)씨는 "(나눔의 집이 있는)역사적인 곳에서 영화제작 발표회를 가지는 것이 감사하다"며 "추후 수익금의 대부분은 피해할머니들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 영화 ‘담장 밖의 수선화에게’제작 발표회 모습. ⓒ 평화의 소녀상건립 추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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