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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듯 없는 듯 스렁스렁 걷는 산책로, 나만의 비밀정원

경남 산청군청 뒤편 경호강과 함께 하는 산책로

등록|2017.03.08 12:55 수정|2017.03.08 12:55

▲ 작고 소박한 풍경이 그리워서 산청군청 뒤편 언덕에 올랐다. ⓒ 김종신


 
듣기만 해도 설레는 봄이다. 겨울이 떠나면서 남기는 꽃샘추위 바람이 거세도 봄은 내 마음을 간질거린다. 거센 바람에도 봄은 묻어난다. 작고 소박한 풍경이 그리워서 3월 7일, 일터에서 쉬는 시간을 이용 경남 산청군청 뒤편에 차를 세웠다.
 

▲ 계단을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는 내 머리 위 햇살은 곱게 내려앉는다. ⓒ 김종신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신나게 떠돈다. 계단을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는 내 머리 위 햇살은 곱게 내려앉는다. 경호강 벼랑에 세워진 경호정과 함께 하는 풍경이 아름답다.
 

▲ 가지마다 줄줄이 매달린 손톱 크기의 꽃망울들이 봄축제 축포를 날리려고 한껏 기다리는 모양새가 열정이 귀엽다 ⓒ 김종신


 
얕은 구릉에 오르자 노란 산수유꽃이 푸른 하늘을 향해 한들거린다. 가지마다 줄줄이 매달린 손톱 크기의 꽃망울들이 봄축제 축포를 날리려고 한껏 기다리는 모양새가 열정이 귀엽다.
 

▲ 봄볕에 녹아 푹신해진 언덕길 따라 올라가자 널따란 공간에 햇살이 드리웠다. ⓒ 김종신


 
산수유의 부축을 받으며 햇살이 드리운 언덕 위로 올랐다. 봄볕에 녹아 푹신해진 언덕 따라 올라가자 널따란 공간에 햇살이 드리웠다. 사각의 공간 옆으로 지난 떨어진 갈색 잎들이 지나는 바람 한 점에 도르륵 도르륵 움직인다. 내 발자국에 바스락바스락 맞장구를 친다. 낙엽의 장단에 맞춰 해바라기처럼 두 팔을 벌렸다.
 

▲ 저 멀리 서도 잘 보이는 커다란 ‘산엔청’ 간판 옆으로 나무테크를 따라 경호강으로 내려갔다. ⓒ 김종신


 
가방에서 캔커피를 꺼냈다. 달싸름한 커피가 목을 타고 넘어가자 경호강 너머 풍경이 하나하나 들어온다. 저 멀리 서도 잘 보이는 커다란 '산엔청' 간판 옆으로 나무테크를 따라 경호강으로 내려갔다.
 

▲ 경호강이 빚은 벼랑을 휘돌아 가는 산책로는 스렁스렁 걷기 좋다. ⓒ 김종신


 
언제 단장을 했는지 내려가는 길이 편하다. 경호강이 빚은 벼랑을 휘돌아가자 저 멀리 필봉산과 왕산이 가까이 다가온다.
 

▲ 전망 좋은 곳에 놓인 긴 의자에 앉았다. 다시금 캔커피 한 모금 마셨다. 추운 바람마저도 기분이 상쾌하다. ⓒ 김종신


 
전망 좋은 곳에 놓인 긴 의자에 앉았다. 다시금 캔커피 한 모금 마셨다. 추운 바람마저도 기분이 상쾌하다.
 

▲ 산청군청 뒤편 언덕에서 시작한 산책길은 경호1교까지 이어져 있다. ⓒ 김종신


 
길은 옥동양수장을 지나 경호1교까지 나무테크가 놓여 있다. 풍경 속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들어서는 기분은 잠시 다리 앞에서 걸음을 돌렸다. 하늘 위로 새 한 쌍 사이좋게 날아간다. 푸른 하늘을 헤엄치듯 날아가는 새와 작별을 고하고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갔다.
 

▲ 푸른 하늘을 헤엄치듯 날아가는 새와 작별을 고하고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갔다. ⓒ 김종신


 
정상에 오르자 올라올 때 보지 못한 미끈한 버즘나무가 보인다. 그 옆으로 미루나무 3그루가 나란히 서 있다. 군청을 비롯한 읍내가 들어온다. 군청 뒤편으로 걸었다. 아름드리나무들이 좋다. 작은 돌이 쉬어가라 손짓한다. 마치 비밀의 정원에 들어온 듯 나무가 만든 그림자가 유혹한다.
 

▲ 산청군청 뒤편 경호강 벼랑에 나무테크 산책로는 경호강이 빚은 벼랑을 휘감아 걷는다. ⓒ 김종신


 
그곳에 서서 커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차를 세운 곳으로 걸었다. 햇살에 개나리가 초록 잎을 틔웠다. 노란 꽃보다 더 아름다운 진초록 빛 잎이 곱다.
 

▲ 산청군청 뒤편 작은 돌이 쉬어가라 손짓한다. 마치 비밀의 정원에 들어온 듯 나무가 만든 그림자가 유혹한다. ⓒ 김종신


 
경찰서 뒤편 차를 세운 곳에 이르자 참새 한 무리가 인기척에 놀랐는지 후드득 날갯짓하며 벚나무에서 날아간다. 괜스레 미안타.
 

▲ 햇살에 개나리가 초록 잎을 틔웠다. 노란 꽃보다 더 아름다운 진초록 빛 잎이 곱다. ⓒ 김종신


 
있는 듯 없는 듯 함께한 산책로는 나만의 비밀정원 같다. 스렁스렁 걷는 이 길이 참 좋다.
 

▲ 참새 한 무리가 인기척에 놀랐는지 후드득 날갯짓하며 벚나무에서 날아간다. 괜스레 미안타. ⓒ 김종신


덧붙이는 글 산청군청블로그
진주지역 인터넷언론 <단디뉴스>
<해찬솔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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