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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탄핵 인용 순간 두 손 번쩍 든 스님

청주 시민들 만세 부르며 환호해... 일각에선 우려 섞인 시각도 보여

등록|2017.03.10 17:01 수정|2017.03.10 21:06

▲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 파면을 선고하자 환호하는 시민 / 충청리뷰 육성준 기자 ⓒ 충북인뉴스


▲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보고 있는 시민들 ⓒ 충북인뉴스


"피청구인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한다."

10일 오전 11시 20분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발표됐다.

충북 청주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뉴스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발표 순간 탄식과 기쁨의 환호성을 내질렀다. 90여 일을 달려온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 현직 대통령의 파면은 우리나라 헌정 사상 처음이다.

재판부는 "피청구인(대통령)은 최서원(최순실에서 개명)의 국정개입 사실을 철저히 숨겼고, 그에 관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부인하며 오히려 의혹 제기를 비난했다"며 "이로 인해 국회 등 헌법기관에 의한 견제나 언론에 의한 감시 장치가 제대로 작동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미르와 케이스포츠 설립에 관해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개입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대통령이) 미르와 케이스포츠 설립과 더블루케이 및 케이디 코퍼레이션 지원 등과 같은 최서원의 사익 추구에 관여하고 지원했다"며 "피청구인의 헌법과 법률 위배 행위는 재임 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피청구인의 위헌 위법 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 행위라고 봐야 한다"며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 이에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선고했다.

시민들 만세 부르며 환호하기도

대통령 파면이 결정되자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뉴스를 시청하던 대다수의 시민들은 박수를 치고 만세를 부르는 등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환영했다.

50대 남성 A씨는 "정의가 바로 선 것이다. 이제 김기춘, 우병우, 황교안도 함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대한민국 만세, 민주주의 만세"를 외쳤다.

도내 대학에 재학 중인 이아무개(24)씨도 "박근혜 대통령의 잘못이 드디어 드러났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국정농단과 관계돼 있는 정유라, 최순실, 삼성그룹 등도 철저하게 수사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일부 있었다.

60대 남성 B씨는 "다음 사람(대통령)도 똑같이 겪을 일이다. 모두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다음에도 이런 일이 발생할 것이다. 안타깝다"고 짧게 말했다.

자신을 국가유공자라 밝힌 70대 B씨도 "혼란스러운 정국을 바라보며 걱정이 앞선다. 앞으로 어떻게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지 모르겠다. 빨리 이 혼란을 수습하고 더 이상 국민 간 갈등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말했다.

▲ ⓒ 충북인뉴스


"범죄자 박근혜를 즉각 구속 수사하라"

헌법재판소 결정이후 도내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운동에 앞장서온 '박근혜정권퇴진충북비상국민행동'은 10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과 민주주의의 승리다. 헌재의 탄핵인용을 적극 환영한다. 박근혜를 구속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작년 10월부터 4개월 동안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전국에서 15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충북에서도 14차에 걸쳐 5만3000명이 촛불을 들었다"며 "헌재의 파면 결정은 그동안 우리가 믿고 있었던 민주주의 승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여기서 멈출 수 없다. 박근혜는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 관련 혐의는 중형선고가 불가피하고 도주할 우려도 있다"며 "검찰은 지체 없이 박근혜를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국정농단의 주범은 물러났지만 끝난 것은 아니다. 우리의 촛불은 이제 시작이다"라며 "'박근혜를 즉각 구속하라', '황교안·우병우 등 국정농단의 주역들을 즉각 구속하라', '재별개혁·세월호 진상규명·탈핵·사드폐기·국정교과서 폐기 등 개혁과제를 신속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지역 정치권, 관련 성명발표 이어져

정치권의 반응도 뜨겁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나오자 더불어민주당, 민중연합당, 자유한국당까지 성명을 내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은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과 공모해 권력을 사적 이익에 활요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국민배신 행위"라며 "충북도민의 눈높이에 맞는 이번 판결을 적극 수용하고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아픈 역사를 갖게 됐지만 한편으로는 정의가 승리하는 새로운 역사 또한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민중연합당 충북도당도 "추운 겨울 내내 광장에서 촛불을 든 국민의 힘으로 이뤄낸 자랑스러운 성과"라며 "아직 민주주의 파괴의 부역자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상식과 이성에 반하는 그 모든 적폐에 대해 끝까지 조사하라"고 수사당국에 요구했다.

반면 집권정당인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은 "집권당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대통령 탄핵사태까지 이르게 된 것에 책임을 통감하며 도민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이제 갈등과 분열을 넘어 화합과 통합을 통해 미래로 전진하자"고 말했다.

한편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으로 파면된 대통령이란 불명예와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대부분 상실하게 됐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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