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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 고장났는데 청와대 가도 되나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일, 인터넷 달군 말말말] "탄핵푸드에 내수 살겠네"

등록|2017.03.10 17:23 수정|2017.03.10 17:23

▲ 1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박근혜 대통령탄핵심판 사건에 대해 선고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21분.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을 선고하는 데 걸린 시간입니다. 12시 정도에 주문을 마칠 것이라는 일각의 예측을 깨고, 헌재 재판관들은 11시 21분 '탄핵 인용'을 선고했습니다. 이렇게 92일간의 '탄핵 심판 대장정'이 막을 내렸습니다.

탄핵 선고 이후 인터넷은 환호로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다들 알티 이벤트하고 저녁에 탄핵푸드 뭐 먹을지 고민하는 거 보니까 내수가 산다 살어 탄핵은 대박이다." (xlqptd***)
"3월 10일 오늘이 올해의 진짜 입춘이고 경칩이구나." (saroza***)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도와주는구나." (so_pi***)

탄핵을 축하하는 이벤트(?)도 벌어졌습니다. "탄핵 기념으로 트위터 멘션 리트윗을 하면 선물을 쏘겠다"는 트위터리안들도 여럿입니다. 선물은 치킨, 케이크, 시집, 보조배터리, 문화상품권 등 다양합니다.

서울의 한 회사는 "가족, 친구와 역사를 함께 보내라"며 조기 퇴근을 시켰다고 합니다. '법카'를 이용해 축배를 든 곳도 있습니다. 무료로 영화를 보여주겠다는 영화관과 '맥주'를 공짜로 쏘겠다는 식당도 나왔습니다.

외신들도 발빠르게 나섰습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호외 2만 부를 제작해 신주쿠역 앞 등에서 나눠줬습니다. CNN은 '차 빼라'라는 중의적 의미의 "Park Out(박근혜 대통령 탄핵)" 제목을 홈페이지에 크게 게재했습니다.

"저도 보일러 고장났을 때 청와대 가도 되나요?"

청와대앞 '박근혜 구속' 퍼포먼스10일 오전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만장일치’로 인용한 가운데, 대학생들이 청와대앞 청운효자주민센터앞에서 ‘8:0’ 만장일치 탄핵인용을 환영하며 ‘박근혜 구속’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 권우성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이 보일러 공사와 보안 등 삼성동 사저의 상황을 이유로 오늘 청와대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분노했습니다.

"청와대 : 삼성동 자택에 난방문제로 당장 비우기 어렵다.
... 전기매트 하나 사 줄까?" (ChildrenSirl***)
"그럼 저도 보일러 고장났을 때 청와대 가도 되나요?" (namsan_***)

이처럼 헌재의 인용 결정에 많은 이들이 환호했지만, 한편으론 아쉬움도 남아있습니다. 세월호 때문입니다.

"특검에서 세월호 7시간에 대해서 충분하게 수사할 여력이 없었던 게 너무 아쉽다. 탄핵은 됐지만 이 부분은 끝까지 밝혀야 함 ㅠㅠ" (xlqptd***)
"탄핵되었으니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월호의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ibu***)

세월호 참사 유족인 유민아빠 김영오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유민아! 보고 있니? 유민아 박근혜가 탄핵되었단다.이 순간을 사랑하는 우리 유민이를 안고 기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빠가. 국민들이 해냈단다."

3월 10일, 국민들이 해냈습니다. 아직 풀어야 할 의문들이 많이 있지만,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 탄핵심판 선고 전야인 9일 오후 서울 공화문 광장에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해 인용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헌재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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