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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신앙과 만난 기본소득

희년함께, 기본소득 세미나 개최... "모든 자연재는 공공재"

등록|2017.03.13 13:50 수정|2017.03.13 13:50

희년포럼 발제자 & 토론자이날 발제자로 참여한 이영재 원장, 전강수 교수와 토론자로 참여한 양희송 대표, 김근주 연구위원 ⓒ 한형빈


희년함께는 지난 10일 한겨레 미디어 카페 '후'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용할 양식-기본소득'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80여 명이 참석한 이 날 세미나는 기본소득에 관한 발제와 토론,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되었다.

이 날 발제는 전강수 교수(대구가톨릭대 경제통상학부)와 이영재 원장(전주화평교회, 성경과설교연구원)이 맡았고 토론자로 양희송 대표(청어람아카데미)와 김근주 연구위원(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이 함께했다. 사회는 남기업 소장(토지+자유연구소)이 맡았다.

첫 발제자로 나선 이영재 원장은 '성경에 비추어 본 기본소득'이라는 주제로 기본소득을 시행하려는 취지가 성경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설명했다. 그는 "창조신앙과 기본소득의 접점은 하나님께서 세계를 지으신 창조주라는 신앙고백에서 찾아볼 수 있다"며 "모든 자연재는 모든 사람의 공공재이므로 이를 이용해 발생한 부는 모든 생명의 기본적인 생활을 돕기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교회의 실험은 세속국가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대안사회를 향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기본소득 실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나의 사례로 전주화평교회 내에서 기본소득 제도를 실험하는 '기본소득위원회'와 '기본소득헌금' 등의 방식을 소개하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본소득과 국토보유세'라는 주제로 발제를 이어간 전강수 교수는 기본소득의 필요성과 재원확보 방안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기본소득 제도가 "모든 국민에게 실질적 자유를 부여하는 제도"이고 "공유자산에서 발생하는 부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이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정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 교수는 재원 확보 방안을 소개하며 그 중 국토보유세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부동산에서 최소한 연 300조가 넘는 불로소득이 발생한다"며 "GDP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토지불로소득은 소수가 그 대부분을 가져가기 때문에 소득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결정적 원인이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생산에 관심이 없고 불로소득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며 국토보유세를 통해 이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성경에 비추어 본 기본소득'을 주제로 발제 중인 이영재 원장 ⓒ 한형빈


이어진 토론 시간에는 발제자 외에 양희송 대표와 김근주 연구위원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김 연구위원은 "기본소득이 확산되면 실질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은 일자리가 양상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전 교수는 "기본소득 제도가 시행되면 노동 공급이 감소하는 효과가 생겨 노동자의 입김이 세지기 때문에 노동자의 처우가 개선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양 대표는 "구약에 좋은 제도가 있었는데 그것을 오늘날 적용해서 쓰자는 이이야기는 현실 적합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성경의 법을 국가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며 "그러나 교회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먼저 개혁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후 질의응답 시간에는 기본소득에 관한 다양한 질문이 이어졌다. 한 참석자는 "한달에 8만 5천원이 늘어난다고 얼만큼 삶의 질이 나아질지 의문"이라며 "한정된 자원을 한정된 대상에게 몰아서 지급하는 것이 좋지 않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전 교수는 "흔히 한정된 재원을 필요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그러한 방식을 채택하면 세금을 내는 중산층의 조세저항이 생긴다"며 "그 결과, 확보할 수 있는 재원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가난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재원이 줄어든다"고 답했다.

▲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용할 양식 - 기본소득'이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 한형빈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희년함께의 이성영 학술기획팀장은 "기존 희년함께 회원이 아닌 분들이 많이 참석하셔서 기본소득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확산돼 하루빨리 제도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희년함께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희년'의 가치와 관련이 있는 주제에 대해 세미나를 열어 여론을 형성하고 담론을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희년포럼'이라는 이름으로 시의성 있는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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