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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몇 해째 봄 가뭄, 비 온다는 소식이 반갑다

등록|2017.03.25 13:45 수정|2017.03.25 13:45

▲ ⓒ 유문철


▲ ⓒ 유문철


봄이다. 산수유가 활짝 피었다. 매화 꽃봉오리가 한껏 부풀었고 목련은 곧 꽃망울을 활짝 터뜨릴 기세다. 마당에선 자두꽃봉오리가 옴싹거린다.

봄은 봄인데 바싹 마른 봄이다. 몇 해째 봄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다. 도랑이 말라간다. 요령 좋은 농민은 푸른 마늘밭에 저수지 물을 댄다.

다행히 오늘 비 소식이 있다. 손을 재게 놀려 나흘에 걸친 사과밭 전정을 마치고 비 맞이 농사일을 한다. 사과밭에 호밀을 뿌렸다. 늦가을에 뿌리지 못했으니 초봄에라도 뿌린다.

트랙터를 끌고 나가 논 마른 로터리를 했다. 볏짚을 흙에 섞어주어 썩게 만든다. 역시 가을에 할 일이었으나 모내기 두 달 전에라도 해둔다. 거름을 낸 밭 두 떼기를 로타리 쳤다. 비 온 후 감자를 비롯해 몇가지 작물을 심게 된다.

9 to 7. 자연의 속도를 따라가느라 10시간을 일했다. 날이 저물었으니 더 하고 싶어도 못한다. 날이 밝으면 일하고 날 저물면 쉰다. 농민에게는 주말이 없는데 마침 비가 온다니 하늘이 주는 주말 휴식을 고맙게 즐겨야겠다.

아니, 촛불을 희롱하는 정치인 작자들이 민중을 두려워 하도록 또 촛불을 들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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