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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돌풍' 일으켰던 국민의당 '텃밭' 호남서 첫 투표함 연다

안철수 '미래', 손학규 '패권타파', 박주선 '호남' 강조... 개표 결과 오후 8시쯤 발표 예정

등록|2017.03.25 16:08 수정|2017.03.25 18:44

광주 방문한 국민의당 대선주자국민의당 대선주자인 박주선 국회부의장(왼쪽부터), 안철수 의원, 손학규 전 대표가 25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19대 대선후보 선출 광주·전남·제주 권역 완전국민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기사 보강: 25일 오후 6시 40분]

지난 총선 때 호남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녹색 돌풍'을 일으켰던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재기할 수 있을까.

25일 국민의당이 광주·전남·제주 권역에서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 현장투표를 시작했다. 국민의당은 소속 현역 의원 중 호남 지역 의원이 가장 많고, 당원의 절반인 약 55%가 호남 지역 당원이어서 호남 표심이 매우 중요하다. 

더불어민주당과는 달리 국민의당은 현장투표 종료 후 당일 오후 7~8시께 개표 결과를 즉시 공개한다. 첫 투표 결과가 향후 다른 지역 경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호남은 주요 지역으로 꼽힌다. 

박주선·손학규·안철수 세 후보(연설 순)가 합동연설을 펼친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거점투표소의 분위기는 오전부터 뜨거웠다. 등록 PC 80대와 투표소 27곳 등이 마련된 김대중센터에는 궂은 날씨에도 지지자들이 2500명 규모 연설회장을 대부분 메웠다. 공보실에 따르면 총 3500여 명이 합동연설회에 다녀갔다.

참석자들은 지지 후보 연설 차례가 되자 일어서서 손을 흔들며 함성과 함께 후보 이름을 연호하는 등 뜨겁게 반응했다. 안철수 후보 배우자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는 연설회장에 미리 도착해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고 함께 사진을 찍는 등 안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박지원 당대표는 연설회 인사말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되니 세월호가 떠오르고, 차기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떠오르고 있다"며 "이번 대선은 국민의당 후보와 문재인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장병완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호남은 지난 총선 때 창당 2개월밖에 안 된 국민의당을 제3원내정당으로 만들었다. 오는 5월 9일 대선에서도 국민의당을 선택해 주리라 믿는다"라며 "호남의 정신과 여망을 실천해 낼 대통령 후보를 호남 주민 여러분의 손으로 직접 선출해 달라"고 부탁했다.

안철수 '미래', 손학규 '패권타파', 박주선 '호남' 강조

후보자들은 이날 합동연설회를 통해 각기 호남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연설을 통해 안철수 후보는 '미래'를, 손학규 후보는 '패권타파'를, 박주선 후보는 '호남' 키워드를 강조했다. 다음은 후보자별로 연설 요지를 정리한 것이다(지지율 순).

지지 호소하는 안철수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25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19대 대선후보 선출 광주·전남·제주 권역 완전국민경선 합동연설회에서 목청높여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안철수: "드디어 세월호가 인양됐다. 이게 나라인가.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저 안철수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민주주의 이끌 호남정신은 결코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대신할 수 없는 미래, 저 안철수가 해내겠다. 다시는 이 나라를 패권주의 세력에 맡길 수 없다. 문재인 후보를 꺾고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약속드린다.

문 후보는 이제 와서 호남 인재차별과 예산차별을 인정했다. 총선 때 표를 얻기 위해 했던 정계은퇴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 선거 때만 호남 지지 얻으려는 사람 뽑아선 안 된다. 한번 속으면 실수이지만 두 번 속으면 바보다. 패권주의에 반대해온 호남과 제주의 통합정신이 국민을 위한 연대를 이끌 거다. 기필코 대선 승리로 보답하겠다."

지지 호소하는 손학규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대표가 25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19대 대선후보 선출 광주·전남·제주 권역 완전국민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손학규: "저 손학규가 민주주의의 성지인 광주 앞에 다시 섰다. 제가 5.18 정신과 광주 정신으로, 기득권과 특권·반칙으로 가득 찬 '패권정치'를 끝장내겠다. 대선 승리로 반드시 진짜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 호남의 아픔을 알고, 소외와 차별의 한을 아는 제가 호남과 같이하겠다. 저 손학규가 광주 호남과 함께 기필코 승리하겠다.

마침내 세월호가 올라왔다. 이 나라의 비리와 부정부패가, 부끄러움의 상징이 떠올랐다. 세월호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하는 나라는 나라도 아니라고, 오로지 계파와 정파를 위한 정치, 패권을 일삼는 패권정치는 정치도 아니라고 말해주었다. 저 손학규가 국민 모두가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새로운 나라, 7공화국을 열어가겠다."

지지 호소하는 박주선국민의당 대선주자인 박주선 국회부의장이 25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19대 대선후보 선출 광주·전남·제주 권역 완전국민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박주선: "호남의 아들, 박주선이다. 저 박주선은 호남의 자존심을 걸고 호남 중심의 정권 교체를 만들려 이 자리에 섰다. 20년 전 우리는 역사상 처음으로 평화적 정권교체라는 대역사를 만들었으나, 호남은 김대중 대통령을 배출한 이후 15년째 침묵하고 있다. 노무현 참여정부는 햇볕정책을 부인하고, 호남 사람들에게 정치 보복을 시작했다.

참여정권 2인자, 문재인 후보는 호남 탄압의 책임자다. 그가 광주학살의 원흉 전두환의 표창장을 자랑스럽게 들어 보이며 호남 표를 달라고 한다. 호남을 들러리로 세워 또다시 이용만 해먹으려는 문  후보를 저는 단호히 반대한다. 호남의 역사는 호남 스스로 써야 한다. 이걸 할 수 있는 사람은 호남의 유일한 대선후보, 저 박주선 뿐이다."

완전국민경선 참석 투표자 "제대로 된 사람, 내 손으로 뽑고 싶다"

악수하는 안철수-손학규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의원(왼쪽)과 손학규 전 대표가 25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19대 대선후보 선출 광주·전남·제주 권역 완전국민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 남소연


국민의당은 이번 대선 경선을 정당 사상 최초로 '사전 선거인단 없는 현장투표'로 실시한다. 신분증을 지닌 19세 이상 국민이면 누구나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다. 투표자들은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휴대폰 번호 등을 적는 선거인단 신청서를 작성한 뒤 신분증을 통해 본인 확인 후 현장에서 선거인으로 등록, 투표용지를 받아 투표하게 된다.

이날 투표장에는 유모차를 끌고 온 남성과 20~30대 여성 등 다양한 연령과 계층이 모습을 나타냈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 왔다는 최아무개(24세, 광주 광산구 수완동)씨는 "박 대통령이 내려왔으니 이번에는 제대로 된 사람을 내 손으로 뽑고 싶어 투표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선관위원장의 말처럼 "그동안 어느 당도 시도하지 않은 완전국민경선 방식을 채택"한 탓에, 중복 투표·대리 투표 등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이날 오전 한 투표소에서 1인이 두 번 투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소명서를 받기도 했다. 투표장 전산서버 및 메인시스템 오류로 인해 투표 시작이 10여 분간 지연된 곳도 있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선관위 측은 투표자 주민번호 등록(중복투표 방지), 투표자와 신분증 사진 육안 대조(대리투표 방지) 및 추후 문제 발생 시 점검을 위해 등록 당시 영상을 촬영 중이다. 중앙당은 투·개표와 안내 등 선거 관리를 위해 김대중센터 한 곳에만 200여 명을 배치했다.

국민의당 대선후보 선출 현장투표국민의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국 순회경선이 시작된 25일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 마련된 현장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이 투표하고 있다. ⓒ 남소연


25일 광주를 시작으로 전국 7개 권역에서 진행되는 국민의당 전국 순회 현장 투표는 오는 4월 4일 종료되며, 여론조사는 4월 3일~4일 실시된다. 현장투표(80%)와 여론조사(20%)를 합산한 결과 과반수 득표자가 있으면 4월 4일 후보를 확정하고, 없으면 4월 6일 결선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한편 전날(24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다자구도)에 따르면, 호남 지역에서 안철수 후보는 17%, 손학규 후보는 5% 지지율을 보였다. 박주선 후보는 집계되지 않았다(3월 21일~3월 23일, 전국 만 19세 이상 1007명 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 공보실에 따르면 오후 6시 30분 기준 투표에 참여한 선거인은 총 6만 2389명이다. 광주·전남·제주 권역 현장 투표 결과는 현장 개표를 통해 이날 오후 8시께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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