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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부답' 법정 향한 박근혜에 "이제야 현실 직시"

[누리꾼 반응] 동생 박지만 부부 방문에 "최순실에 밀린 혈육, 눈물로 동정 말라" 일침

등록|2017.03.30 16:15 수정|2017.03.30 17:17

▲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뇌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전직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구속영장심사를 받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10시 20분 서울중앙지법에 모습을 나타냈다.

무거운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선 박 전 대통령은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않은 채 321호 법정으로 이어진 계단을 향했다. 지난 21일 검찰 출석 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짧은 말을 남기고, 미소를 띠며 귀가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21일 검찰 소환 당시 단 두 마디의 입장발표로 공분을 샀기에 이번 법원 출석에서 그가 어떤 발언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었다.

법원 출석 전 박 전 대통령 측은, 취재진 접촉에 부담스러워 했다. 때문에 지하 구치감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박 전 대통령의 영장심사 법정이 위치한 3층으로 이동할 수 있겠냐고 문의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는 30일 오전 박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 현장에서도 이어졌다. 법원 앞에서 선 검은색 차량에서 박 전 대통령이 내리자, 경호원들은 취재진의 카메라로부터 그를 사방에서 가렸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은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포토라인을 무시하고 계단을 향해 걸어갔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가는 박 전 대통령의 모습에 누리꾼들은 "말이 없는 것을 보니 이제야 현실을 직시했나 보다"고 꼬집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파면보다 구속이 더 두려운가 보다", "얼굴에 그늘이 진 게 슬슬 두려움이 끼는 것 같다", "당신은 구속 안 될 줄 알았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박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한 누리꾼(Snip_****)은 "살아온 삶이 얼굴에서 드러난다고 들었다. 그동안 가려졌던 얼굴이 절박한 상황에서 민낯을 드러낸 것이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구속하기 딱 좋은 날씨네", "구속이 되어야 봄의 시작이다", "구속수감 소식을 시작으로 따뜻한 소식만 찾아오길"이라고 말하며 법원의 구속 판결을 기대하고 있다.

소수이긴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구속수사를 반대하는 의견도 나왔다. 모든 정치인은 불구속 수사했으면서 왜 박 전 대통령만 구속수사하냐는 주장이다. 한 누리꾼은(Fighting Inju****) "무려 13가지의 혐의로 묶어 놓고 구속영장 청구해서 감옥에 가두겠다는 것은 개인의 방어권을 억압하는 것"이라며 "무죄추정 원칙과 불구속수사 원칙은 어디로 갔느냐"고 항변했다.

"최순실에 밀린 혈육", "눈물로 동정 말라"

영장실질심사 받는 박근혜 전 대통령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뇌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유성호


한편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심사를 약 1시간 앞둔 이날 오전 9시 35분경 그의 동생 박지만씨와 부인 서향희 변호사가 함께 강남구 삼성동 자택을 방문했다. 박 전 대통령이 박지만씨를 만난 것은 2013년 2월 25일 박 전 대통령의 취임식 이후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2014년 12월 7일 당시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역대 정권의 친인척 관리를 보고, 박지만씨 부부는 청와대에 얼씬도 못 하게 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친박 의원들은 박 전 대통령이 문을 나설 때 박지만 부부의 눈시울이 붉었고, 박 전 대통령 눈가도 젖어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최순실한테 밀린 혈육인데 뭐하러 찾아가는지", "동정으로 여론 호도하지 말아라", "그렇게 안 보고 살았다더니 쇼하는 거냐", "눈물 흘렸다는 거 이젠 안 믿는다", "박근혜의 사악함에 국민은 피눈물을 흘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산이**)은 "현상적으로는 불쌍한 남매, 기구한 가족사라는 동정이 들 수 있지만, 저들은 능동적으로 권력을 추구하면서 국민과 국가에 엄청난 민폐를 끼쳤다. 결국, 자기 자신들이 비극적 결말을 만들어낸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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