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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구속된 날, 민주당 후보들 부산에서 "적폐청산" 외쳐

영남권 대통령 후보자 합동연설회... 서로 대선후보 적임자라며 '지지 호소'

등록|2017.03.31 17:54 수정|2017.03.31 18:01

부산 찾은 민주당 대선주자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재명 성남시장(왼쪽부터), 최성 고양시장,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31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영남권역 선출대회에서 손잡고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31일 오후 부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 영남권역 대통령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4명의 후보들은 적폐청산과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정권교체의 주체를 자임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연설회는 최성 후보를 시작으로 이재명, 안희정, 문재인 후보 순으로 진행됐다.

최성 "김대중·노무현 정신으로 국민주권시대 열겠다"

지지 호소하는 최성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최성 고양시장이 31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영남권역 선출대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먼저 무대에 오른 최성 후보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으로 국민주권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최 후보는 "대선 경선이 이루어지는 오늘 역사교과서는 전직 대통령 박근혜가 구치소에 수감되는 날, 헌정사상 최초로 임기 전 파면된 전직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집권 내내 국민들과 함께 싸웠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이어 "사상 유례없는 촛불 명예 시민혁명이었다"며 "위안부와 함께 촛불 명예 시민여러분들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공동 추천하고자 하는데 여러분은 어떠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부산 봄비도 세월호 눈물이고 촛불 눈물이다. 살아 있는 우리들의 남은 과제는 개혁적 정권교체와 적폐청산"이라고 강조했다.

최 후보는 대선을 앞두고 제3지대가 논의되는 것과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대연정 등 혼란이 일고 있다며 "정권교체를 외치는데 보이지 않는 음습한 그림자가 보이지 않나. 방해하는 세력들의 움직임이 느껴지고 있다"고 안희정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이어 "우리 내부의 혼란을 극복하고 단결해 개혁적 정권교체를 위해 똘똘 뭉쳐야 한다"며 "진정한 김대중 정신은 불의한 적폐세력과 타협하지 않는 행동하는 양심이고 노무현 정신은 깨어 있는 시민의 위대한 힘으로 개혁적 정권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후보는 사드 문제에 대해서도 "아마추어 초보 운전자에게 대한민국호를 어떻게 맡기겠느냐"며 "트럼프 정부와 한미동맹, 시진핑 중국 주석과 함께 한중 협력을 통해 북핵을 포기하도록 해 김대중식 포괄적 일괄타결을 이루어내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억강부약의 정치로 불공정 없애겠다"

목청높인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31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영남권역 선출대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이재명 후보는 억강부약(강자의 횡포를 억제하고 약자를 부양해 함께 사는 공동체)를 강조하며 공정한 기회를 누리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정치의 역할은 강자의 힘에 의한 일탈과 횡포, 기회독점, 불공정한 구조를 통한 부당한 이익을 억제하는 것"이라며 "힘없고 가난한 모든 이들에게 평등한 기회, 공정한 경쟁, 정당한 몫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역사 속에서도 억강부약이 작동하지 않고 불평등이 극단화된 체제는 무너지고 공정한 시스템이 작동하는 시대는 흥했다"며 "우리 정치는 민생 서민을 부르짖으면서도 강자의 횡포를 방치하고 심지어 장막 뒤에선 강자와 결탁하여 약자들의 기회와 몫을 빼앗았다"고 억강부약을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재벌황제경영 해체와 중소기업 보호, 공정한 경제질서 회복, 노동권 강화 등 친서민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복지를 늘리고 증세를 하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 경제활성화와 경제성장의 길"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속보를 본 후에야 잠들 수 있었다며 "박근혜가 사면 없이 제대로 처벌받는 것이 적폐청산이자 공정국가의 출발"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과 전두환, 박정희,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달라붙는 기득권 세력을 떼내지 않고는 기득권의 손아귀에서 죽어가는 정의와 평등, 그리고 희망의 새싹이 나오지 않는다"며 "청산할 기득권과 손잡지 말아야 한다"고 안희정 후보를 견제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에게 대한민국을 맡겨주시면 억강부약의 정신을 실천하는 역사상 최고의 개혁대통령이 되겠다"며 "강대국에 당당한 진정한 자주독립의 나라를, 인권과 정의, 자유와 평등, 복지와 평화가 넘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안희정 "지역이기주의와 낡은 이념이 대한민국 위기에 빠뜨려"

주먹 불끈 쥔 안희정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31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영남권역 선출대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안희정 후보는 영남권역 민주당 당원과 지역위원장들에 대해 존경한다는 발언을 시작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지난 16년 동안 많은 동지들이 떨어지고 떨어지는 선거를 도전한 끝에 오늘 영광의 민주당을 만들었다"며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외쳤다.

안 후보는 사회적 갈등은 정치로 풀어야 한다며 "우리가 풀고자 하는 수많은 사회적 갈등과 대립이 정당과 의회에서 풀리지 못하고 지역주의와 낡은 이념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이 위기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을 언급하면서 "세월호 유족을 향한 박근혜 정부와 보수정당에 그 후안무치한 비인간적인 정치공세에 대해 저는 분노한다"며 "어떤 이유로든 그 아이들을 바다에 빠뜨려 죽여 놓고 그 엄마아빠들을 정치적 정쟁 도구로 몰아넣어 데모꾼이라 욕하는 나라를 국민 여러분이 다시 일으켜 세우셨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우리가 더 이상 상대에 대한 미움과 분노만으로 나를 지지해 달라고 이야기하는데 머물러선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없다"며 "미움과 분노, 미움과 분열을 극복하는 새민주주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 진보와 보수의 진영 논리를 뛰어넘는 저 안희정의 주장은 단순한 정치공학이 아니다"라며 "새 대한민국을 향한 유일한 길이요, 김대중·노무현이 못다 이룬 미완의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길"이라고 자신의 연정 제안을 거듭 강조했다.

문재인 "영남 27년 짝사랑의 끝은 배신, 국민통합정권 만들어야"

뜨거운 지지 호소하는 문재인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가 31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영남권역 선출대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문재인 후보도 "빨갱이, 종북 소리 들어가며 김대중·노무현을 지켰던 27년 인고의 세월을 기억한다"며 영남지역 당원들에 대한 존경을 나타냈다. 그는 영남지역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13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영남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마치 공기가 달라진 것 같다"고 영남에서의 자신감을 나타냈다.

문 후보는 그러면서 "이제 부산, 울산, 경남, 대구, 경북이 우리에게 마음을 열었다"며 "영남이 더 이상 저들의 텃밭이 아니라 정권교체의 최전선이 되었다. 모두 다 영남의 당원동지들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진해 벚꽃축제를 들어 "꽃소식은 남쪽에서 올라간다. 정권교체 열망도 남쪽에서 시작된다"며 "호남의 정권교체 열망, 영남의 정권교체 열망이 거침없이 북상해 전국을 덮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을 언급하며 "영남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 영남의 27년 짝사랑의 끝은 배신이었다"고 박근혜 정부와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역을 발전시키고 잘 살게 만드는 것은 PK정권, TK정권이 아니라 국민통합정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유일하게 지역에 대한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부산을 동북아 해양수도로 만들고 울산은 미래형 글로벌 산업도시로 성장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경남은 해양플랜트 산업과 항공우주산업, 대구는 뿌리산업과 신산업, 경북은 국가기간산업의 고도화와 김천혁신도시를 약속했다.

문 후보는 마지막으로 5월 9일 정권교체를 이룬 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8주기 추도식에 대통령으로 참석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이제 편히 쉬십시오, 못 다 이룬 꿈 제가 다 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겠다며 "영남이 함께 해 달라.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 상식과 원칙이 바로 서는 나라, 저 문재인과 함께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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