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도 수납이 가능할까요?"
알러지성 마음 사용 설명서 "한 줄로 마음을 보다."
알러지성마음 사용설명서 "한 줄로 마음을 보다."
많이 아팠었다.
마음은 얽히고설킨 실타래였고 돌파구는 보이지 않았다. 새벽 4시. 살아남기 위해서 3년을 새벽에 깨었다. 처음에는 몸이 나를 괴롭혔다. 그 다음엔 마음의 통증이 밀려왔다. 견뎌내야 했다.
다짐처럼 나에게 말했다. '마음도 수납이 가능할 것이다. 내 마음의 실타래들을 한 줄씩 살펴 차근차근 정리하다 보면 언젠가는 가지런히 정리된 실뭉치가 되지 않을까. 마음 수납이 습관이 되면 몸도 바뀔 것이다. 내 몸을 괴롭히는 뇌 속의 실타래들과 호르몬들의 혼돈들을 감당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천 날을 마음일기를 썼다. 그러던 어느 날. 안개 속에 가려 있거나 가면을 쓰고 있을 내 마음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내 마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음이 보이자 마음은 맑아지고 머리는 선명해졌다. 때때로 찾아오지만 오랜 시간 나를 괴롭혀 왔던 깊은 우울과 조울도 이제는 스스로 감당할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아픈 사람들이 내게 방법을 묻기 시작했다. 피했다. 그들의 아픔을 듣는 순간 내 상처가 덧날까 두려웠다. 또한 내 마음이 아직 투명가시를 품은 고슴도치였다. 보이지 않는 내 가시로 인해 그들이 이유도 모르고 비명을 지르게 될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음통증은 전염성이 아주 강하다.
아프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니라 개의치 않게 되는 것
무심하고 싶어졌다. 오면 오는 대로 가면 가는 대로 내 마음을 지켜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했다. 이 복잡하고 미묘한 마음을 단 한 줄로 정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마음먹고 나서 쓰기 시작한 것이 '한줄시'다. 그렇게 3년을 한 줄로 마음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9년. 앓고 나서 이제 곧 10년이다.
그 한 줄에 담은 내 마음의 이야기를 풀어 내 써보자 마음먹었다. 그런데 남에게 보이고자 하는 마음을 품는 순간, 이야기는 남고 시는 사라졌다. 마음으로 쓴 시를 머리로 풀어내자 했으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내 마음만 보면 될 일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마음을 청명하게 하고 내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일이다. 마음이 탁하면 내 안의 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이며 밖의 탁한 소리를 불러들이는 것이다. 그러면 응당 글이 써지지 않는 것이며 설사 쓴다하더라도 거짓을 쓰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내 마음을 맑게 하고 머리가 선명해진 다음에야 글을 쓸 일이다.
"더 이상 아프지 않게 된 건가요?"
사람들이 묻는다.
"아니요. 여전히 아파요. 지금도 때때로 화가 올라오고, 거슬리고, 욕심에 생겨요. 다만 그 마음에 대해서 아는 거죠. 그래서 감당하게 되는 것이고 개의치 않게 되는 시간이 짧아지는 것이죠."
'한 줄로 마음보기'는 '알레르기성 마음'에 대한 사용설명서이다. 탁함도, 아픔도, 거슬림도, 노여움도 개의치 않고 그 들려오는 소리를 옮겨 적으면 되는 것이다. 그뿐이다.
오늘부터 그 천 날의 이야기를 옮겨 적기 시작한다.
▲ 고슴도치 포옹.가시를 픔고 서로를 안는 고슴도치가 되고 싶지 않았다. ⓒ 김대호
많이 아팠었다.
다짐처럼 나에게 말했다. '마음도 수납이 가능할 것이다. 내 마음의 실타래들을 한 줄씩 살펴 차근차근 정리하다 보면 언젠가는 가지런히 정리된 실뭉치가 되지 않을까. 마음 수납이 습관이 되면 몸도 바뀔 것이다. 내 몸을 괴롭히는 뇌 속의 실타래들과 호르몬들의 혼돈들을 감당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천 날을 마음일기를 썼다. 그러던 어느 날. 안개 속에 가려 있거나 가면을 쓰고 있을 내 마음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내 마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음이 보이자 마음은 맑아지고 머리는 선명해졌다. 때때로 찾아오지만 오랜 시간 나를 괴롭혀 왔던 깊은 우울과 조울도 이제는 스스로 감당할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아픈 사람들이 내게 방법을 묻기 시작했다. 피했다. 그들의 아픔을 듣는 순간 내 상처가 덧날까 두려웠다. 또한 내 마음이 아직 투명가시를 품은 고슴도치였다. 보이지 않는 내 가시로 인해 그들이 이유도 모르고 비명을 지르게 될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음통증은 전염성이 아주 강하다.
아프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니라 개의치 않게 되는 것
무심하고 싶어졌다. 오면 오는 대로 가면 가는 대로 내 마음을 지켜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했다. 이 복잡하고 미묘한 마음을 단 한 줄로 정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마음먹고 나서 쓰기 시작한 것이 '한줄시'다. 그렇게 3년을 한 줄로 마음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9년. 앓고 나서 이제 곧 10년이다.
그 한 줄에 담은 내 마음의 이야기를 풀어 내 써보자 마음먹었다. 그런데 남에게 보이고자 하는 마음을 품는 순간, 이야기는 남고 시는 사라졌다. 마음으로 쓴 시를 머리로 풀어내자 했으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내 마음만 보면 될 일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마음을 청명하게 하고 내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일이다. 마음이 탁하면 내 안의 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이며 밖의 탁한 소리를 불러들이는 것이다. 그러면 응당 글이 써지지 않는 것이며 설사 쓴다하더라도 거짓을 쓰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내 마음을 맑게 하고 머리가 선명해진 다음에야 글을 쓸 일이다.
"더 이상 아프지 않게 된 건가요?"
사람들이 묻는다.
"아니요. 여전히 아파요. 지금도 때때로 화가 올라오고, 거슬리고, 욕심에 생겨요. 다만 그 마음에 대해서 아는 거죠. 그래서 감당하게 되는 것이고 개의치 않게 되는 시간이 짧아지는 것이죠."
'한 줄로 마음보기'는 '알레르기성 마음'에 대한 사용설명서이다. 탁함도, 아픔도, 거슬림도, 노여움도 개의치 않고 그 들려오는 소리를 옮겨 적으면 되는 것이다. 그뿐이다.
오늘부터 그 천 날의 이야기를 옮겨 적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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