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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시, '흑인 인권시위' 광고 만들었다가 오히려 망신

절박한 시위 현장 웃음거리로 치부... 비난 쏟아져

등록|2017.04.06 11:53 수정|2017.04.06 11:53


펩시가 흑인 인권을 주제로 광고를 제작했다가 오히려 망신을 당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각) 펩시는 최근 미국 전역에서 흑인이 경찰관의 과잉 대응으로 숨진 것에 항의하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를 주제로 만든 새 광고를 발표했다.

이 광고는 사진작가, 첼리스트, 패션모델 등 다양한 직업과 인종의 사람들이 각자 자기 일을 하던 중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가 시작되자 하던 일을 멈추고 동참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어 광고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미국 유명 패션모델 켄달 제너가 시위대와 대치 중인 경찰관에게 펩시콜라를 건네자 시위 참가자들이 일제히 환호하며 서로 화합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광고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웃고 손뼉 치며 즐겁게 묘사된 것이 부적절하다며 목숨이 위협받는 인종 차별에 항의하며 절박하고 비장한 실제 시위 현장을 조롱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 펩시의 광고 중단 발표와 사과문 갈무리. ⓒ 펩시


당시 시위를 주도한 엘 헌즈 '마샤 P.존슨 연구소' 사무국장은 "광고에 등장하는 즐거움은 시위 현장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라며 "(광고는) 목숨이 위협받는 우리의 현실이 아니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 고(故)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의 딸 버니스 킹은 시위 현장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아버지의 사진과 함께 "만약 아버지가 펩시콜라의 위력을 알았다면 경찰의 제지를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풍자했다.

펩시는 즉각 광고를 중단하며 "우리는 단합, 평화, 이해라는 세계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으나 핵심을 놓쳤다"라며 "진지한 주제를 경시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라고 공식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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