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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쑥국에서 국화 향기가 났다

등록|2017.04.09 19:58 수정|2017.04.09 19:58

▲ ⓒ 신광태


▲ ⓒ 신광태


"쑥국에서 국화차 냄새 나는 것 같지 않아?"
"그거야 쑥이 국화과니까...아니 국화가 쑥과던가?"


몇 년 전 이맘때 아내는 들에서 뜯어 온 쑥으로 된장국을 끓였다. 쑥이 혈액순환에 좋다는 아내 말은 맛타령 하지 말고 주는 대로 먹으란 뜻이다.

"누가 밭 진입로에 심어 놓은 국회순을 다 따 갔어요."

아파트 입구 밴치에서 몇명의 아주머님들이 나누는 대화. 아내가 수상했다.

"지난번 쑥국 끓였던 그 쑥 어디서 뜯었다고 했지?"
"요 앞 밭 주변에 많아. 왜 뜯으러 가게?"


아뿔싸, 그날 내가 막었던 건 쑥국이 아닌 국화국이었다.

"자수할까?"
"순만 딴 거니까 또 나와. 그냥 넘어가자".

그 해 봄, 우리 부부는 완전범죄를 저질렀다. 쑥만 보면 국화국 사건이 떠오른다.

* 쑥(사진 위), 국화(사진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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