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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 활짝 핀 봄꽃, 난 왜 서운할까

등록|2017.04.10 09:14 수정|2017.04.10 09:14

▲ ⓒ 김경준


▲ ⓒ 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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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위치한 보라매공원. 이곳에도 꽃이 활짝 피었다. 평일, 주말할 것 없이 많은 시민들이 봄나들이를 나와 꽃구경에 푹 빠져있다. '대포' 카메라를 짊어지고 나와 열심히 꽃을 찍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완연한 봄의 풍경이다.

꽃이 피면 봄이 왔다고 반가워하지만, 내심 서운한 마음이 든다. 이대로 겨울을 보내기가 아쉬운 탓이다. 선선한 바람이 가끔씩 불어오곤 하지만, 뜨거운 햇볕 아래 이미 기세를 잃은 지 오래다. 기세 잃은 바람은 "나를 잊지 말아달라"는 동장군의 마지막 발악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겨울이 저물어갈 때 내 마음은 오랜 벗을 떠나보내는 양 서운하기만 하다.

그래서인지 여기저기 돋아나는 잔디나 피는 꽃들이 원망스러울 때가 있다. 며칠 전까지 앙상한 가지로 남아있는 나무들을 보며 "조금만 더 버텨라!" 하고 열심히 응원했건만, 끝내 봄의 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싹을 틔웠다. 어쩌겠나. 김창완이 노래했듯 꽃잎은 지고 또 피는 게 자연의 섭리인 것을.

잘 가라 겨울아. 머지 않아 다시 만나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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