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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준표'로 거듭나는 홍준표? "핵에는 핵으로 대응해야"

우파 결집 위해 '핵안보' 강조 "대선 프레임 안보로 전환, 탄핵은 잊어버리자"

등록|2017.04.11 18:38 수정|2017.04.11 18:38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선대위원 전체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이희훈


"핵에는 핵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중략) 핵을 가진 나라끼리는 군사 분쟁이 불가능하다. 이게 바로 군사학에서 말하는 '공포의 핵 균형'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핵을 위시한 '안보 프레임' 강화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 홍 후보는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아트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핵심 선대위원 전체회의에 참석해 "20년간 외교로 북핵을 제거하려고 했지만, 그것이 모두 허망한 짓이라는 것을 이제 알았다"며 미국 전술핵 배치 등 자신의 안보 공약을 강조했다.

"미국 항공모함이 지금 한국으로 오고 있고, (미국의) 선제 타격설이 퍼지고 있다"며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불안을 그 근거로 언급했다. 홍 후보가 경남지사직 사퇴 이후 첫날 공식 발언부터 안보에 관한 강경 발언을 쏟아낸 데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로 분산된 보수·우파 진영을 재결집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홍 후보는 또한 "이제 탄핵은 잊어버리자"면서 "이제는 탄핵 대선에서 안보 대선으로 프레임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안보 이슈로 집중된 상황에서 우파 후보인 자신이 대세로 도약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이어 "안보 프레임으로 바뀌면 반격의 계기가 생긴다"면서 "최순실 국정농단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실정에 우리가 계속 묶여 있을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보수결집 목소리 높인 홍준표 "표가 나한테 오는 줄 알았는데..."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선대위원 전체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이희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좌파 후보'라 칭하며 "(두 후보가 집권하면) 미국 정부는 절대 한국에 미리 알리지 않고 (북한을) 선제 타격할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홍 후보는 이어 "만약 홍준표 정부가 들어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면서 "(미국이) 당선되면 북한에 제일 먼저 간다는 사람한테 (선제 타격여부를) 알려 주겠나"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진영을 향해서는 "박지원 대표가 시키는 대로 하는 안 후보가 돼도 똑같다"면서 "박 대표는 대북 송금을 해주고 감옥에 간 분으로, 거기는 문재인 후보보다 더하다"라고 맹비난했다.

홍 후보는 특히 자신이 문 후보를 네거티브한 반사이익을 안 후보가 가져갔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그는 "그렇게 (문 후보 비판을 하고 난 뒤에는) 그 표가 다 나한테 오는 줄 알았는데 (지지도가) 가라앉았다"면서 "표가 엉뚱한 호남 2중대(국민의당을 지칭)로 가버렸다"고 말했다.

국민의당과의 연대 여부에는 "절대 없다"며 일말의 가능성을 차단했다. 홍 후보는 "연대라는 것은 당의 이념과 정책이 같아야 한다"면서 "이념과 정책이 안 되는 당과의 연대, 그것은 절대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도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후보의 관계를 최순실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 사이와 비교했다.

홍 후보는 "최순실씨와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 안팎으로) 떨어져 있었지만, 문 후보는 노 전 대통령과 형제처럼 딱 붙어있었다"면서 "그런데 노 전 대통령이 돈을 먹었을 때만 (문 후보에게) 말을 안 했을까?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문 후보를 향한 비판은) 앞으로 결정적인 게 또 있다"며 또 다른 네거티브를 예고했다.

"아이고, (경남지사를 그만두면서) 징그러운 좌파들로부터 탈출했다."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선대위원 전체회의에서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이희훈


한편, 홍 후보는 이 자리에서 "이임식을 하고 나오는데 좌파들이 차 앞에서 소금을 뿌리더라"며 퇴임 당일(지난 10일)을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경남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와 4년을 매일 전쟁하면서 도지사를 했다"면서 "4년간 시달리느라 나올 때는 시원섭섭하더라"고 소회를 전했다(관련 기사 : 홍준표, 눈물 흘리며 퇴임사... 도민들은 차량에 소금 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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