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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안철수, 6년 간 '포스코 경영진 위한 거수기'로 활동"

[대선후보 검증] 성진지오텍 부실인수 책임론 재점화... 당시 '자문사 이해충돌 검토 요청' 밝혀져

등록|2017.04.11 18:35 수정|2017.04.11 19:37

박범계, 성진지오텍 부실인수 책임론 제기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2010년 포스코 성진지오텍 부실인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 유성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2010년 포스코 성진지오텍 부실인수 책임론을 재차 제기했다. 그는 지난 6일에도 같은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관련기사 : 박범계, 안철수 겨냥해 'MB 낙하산' 책임론 제기). 성진지오텍 인수 당시 포스코 사외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이었던 안 후보가 부실 인수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묵인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안 후보 측은 "당시 경영진이 제출한 보고서에는 매우 장래성 있는 기업으로 보고했던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고연호 국민의당 대변인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안 후보는 당시 사외이사로서 주어진 여건에서는 최선을 다 했다"며 "당시 경영진이 준 자료를 검토했고 (그 안에서는) 하자가 없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즉 이 문제는 사외이사의 '구조적 한계' 탓으로 봐야지 안 후보 개인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박 의원은 이날 이러한 안 후보 측 해명에 "하나마나한 답변이고 책임 떠넘기기식 답변"이라고 재반박하고 나섰다. 당시 상황들을 종합해서 볼 때, 안 후보가 '경영진의 보고서'만 보고 판단했을 리 없다는 주장이었다.  

"포스코 측 사전보고 받았고 이사회 당일엔 이해충돌 검토 제기했다"

먼저 박 의원은 2010년 4월 23일 성진지오텍 인수 승인 전, 각 사외이사들이 포스코 측으로부터 사전 설명과 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당시 M&A를 담당했던 전아무개 포스코 전략사업실장이 그해 3월 15일, 16일 이틀 간 사외이사들을 방문해 성진지오텍의 현황과 삼성증권의 기업가치평가결과 등을 설명하고 '이사회 승인조건부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는 보고까지 했다는 얘기였다.

안 후보를 비롯한 이사회가 조금만 노력했어도 성진지오텍의 경영 부실 문제를 쉽게 알 수 있었다는 것도 지적했다. 제무재표만 보더라도 성진지오텍이 2008년 6932%, 2009년 97550%의 부채비율을 기록하는 등 심각한 경영 부실에 빠져 있었던 점을 볼 수 있었고, 당시 성진지오텍의 회계감사를 담당했던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에서도 2009년, 2010년 2년 간 "이러한 상황은 회사의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대목이 포함돼 있었다는 얘기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에서도 "경영진의 자료를 보고 (성진지오텍) 인수에 손을 들어줬다고 했는데 다른 객관적 자료가 있었다, 제무제표도 안 봤다고 하는 것이냐, 기본적인 외부감사인 회계법인의 보고서도 안 본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의 재판문을 보면 "포스코의 성진지오텍 인수안을 승인한 2010.4.23자 이사회 당시 안철수 사외이사가 자문사 선정부문은 이해충돌이 없는 확인해줄 것은 요청한 적은 있으나 구체적으로 삼성증권의 선정과정에 의문을 제기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은 점"이라는 대목이 적혀 있다. ⓒ 박범계 의원실 제공


그는 안 후보가 성진지오텍 인수 결정 이사회 당일 인수자문사인 삼성증권의 이해충돌 가능성을 지적했던 것도 그 근거로 삼았다. 이는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관련 재판에서 확인된 대목이다. 박 의원 측에서 공개한 재판문을 보면 "포스코의 성진지오텍 인수안을 승인한 2010.4.23자 이사회 당시 안철수 사외이사가 자문사 선정부문은 이해충돌이 없는지 확인해줄 것을 요청한 적은 있으나, 구체적으로 삼성증권의 선정과정에 의문을 제기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은 점"이라고 적혀 있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삼성증권은 인수자문사로 선정되기 전에 '성진지오텍 앞으로 전망이 밝다'라고 예측까지 한다, (성진지오텍 인수를 긍정적으로 예측해) 영향을 미친 기업을 인수자문사로 선정하는 게 반칙"이라면서 "(안 후보가) 이해충돌 여지를 따져물을 정도면 (성진지오텍의) 기본 데이터를 알고 있었다고 보는 게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경영진 보고 때문이고 자기 잘못 없다면 거수기 활동 시인하는 것"

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면서 "이사회 의장이었던 안 후보가 '당시 경영진이 매우 장래성 있는 기업으로 보고' 했기 때문에 자신에게 잘못이 없다고 한다면 (자신이 사외이사로 있던) 2005년부터 2011년까지 6년 간 '포스코 경영진을 위한 거수기'로 활동했음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안 후보가 이와 같은 의혹과 국민들의 궁금증에 대해 피하지 말고 명백하게 밝힐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안철수 후보의 포스코 성진지오텍 부실 인수 책임론은 2015년 검찰의 포스코 비리 수사 때도 불거졌던 내용이다.

특히 성진지오텍 문제는 당시 이명박 정권과의 연결 가능성까지 제기된 사안이었다. 성진지오텍은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가까운 전정도 회장이 소유한 회사로, 2010년 포스코가 이를 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인수하면서 전 회장이 막대한 이익을 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성진지오텍은 포스코에 인수된 이후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다가 2013년 우량계열사인 포스코플랜텍과 합병됐다. 그러나 이후 포스코플랜텍마저도 경영이 악화돼 2015년 워크아웃된다.

다만 이 문제와 관련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됐던 정준양 전 회장은 지난 1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는 "당시 경영진이 제출한 보고서에는 성진지오텍을 매우 장래성 있는 기업으로 보고했다"는 안 후보 측 해명에 힘이 실리는 부분이다.

[대선기획취재팀]
구영식(팀장) 황방열 김시연 이경태(취재) 이종호(데이터 분석) 고정미(아트 디렉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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