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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위해 일 하는 이주여성이 행복해요"

인터뷰 란펑친 고양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다문화봉사단 회장

등록|2017.04.12 17:04 수정|2017.04.12 17:04

▲ 다문화봉사단원들이 요양원에서 베트남 전통춤 공연을 하는 모습. ⓒ 송하성


이주여성들로 구성된 고양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김승일)의 다문화봉사단이 연초부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3월에 2회에 걸친 지역봉사를 진행한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센터에서 자원봉사자 소양교육을 받고 자원봉사자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배웠다.

일회성 보여주기식 봉사가 아니라 지역사회 복지시설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봉사함으로써 도움이 필요한 이웃과 정을 나누고 밀착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지역사회와 이웃을 돌아보고 그들을 위해 일하는 고양 다문화봉사단의 란펑친(36) 회장을 당일 자원봉사자 소양교육이 끝난 뒤 만났다.

- 다문화봉사단을 결성하게 된 계기는?
"2005년에 중국에서 결혼하고 2008년에 한국에 왔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국어를 하나도 못해서 무척 힘들었다. 입국 5년 뒤에야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알게 돼 한국어 공부와 프로그램 이용하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제 한국생활에 익숙해지니 저처럼 처음 한국에 들어오는 이주여성들을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다문화가정 서포터즈, 멘토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현재 봉사단은 내국인을 위한 봉사도 하고 있다.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같은 이주여성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돌려보면 한국사회에도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들이 많다. 특히 요양원 등에 봉사를 다니면서 노인 분들이 얼마나 외로운지 알게 됐다. 한국말을 잘 하는 이주여성들은 말벗도 해드리지만 그렇지 못한 이주여성들은 설거지와 청소를 하며 도와드린다. 무엇보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고 거기다 도움까지 줄 수 있다면 즐겁다. 다른 사람을 도우면 즐거운 것은 사람 마음이 자연스럽게 느끼는 것이 아닌가."

-현재 진행 중인 봉사활동은 어떤 것인가?
"대한적십자사 고양지구봉사회의 다문화 요리교실 진행 보조를 월 2회 실시하고 일산동구에 위치한 우리요양원과 일산종합사회복지관에 월 1회씩 방문해 봉사하고 있다. 요양원에서는 어르신들에게 책을 읽어드리고 환경정리를 하며 일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배식과 설거지, 식후정리 등을 담당한다. 지난달 17일 요양원 봉사에서는 생신을 맞은 어르신들을 위해 전통춤동아리의 축하공연을 진행했고 책을 읽어드리는 활동도 했다."

-오늘 자원봉사자 소양교육에서 배운 것은?
"교육을 진행한 강사님이 암으로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뒤 이전부터 하고 싶었던 봉사활동을 시작하고 암을 이겨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정도로 봉사의 힘은 크고 위대한 것이다. 자원봉사를 할 때 나와 생각, 환경이 무척 다른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데 다름을 인정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말씀도 가슴에 와닿았다. 다문화사회에 우리 모두가 가져야 할 생각이 아닌가 한다. '자원봉사는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건강하게 하는 것'이라는 말씀을 깊이 새기겠다."

-앞으로 계획은?
"12살, 10살, 1살 이렇게 3명의 아이가 있다. 셋째를 낳은지 얼마 안돼서 지금은 마음껏 봉사를 하지 못한다. 셋째가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면 더 적극적으로 일 할 생각이다. 친구, 이웃과 함께 할 수 있는 봉사활동, 다문화가족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봉사활동도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무엇보다 고양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많은 것을 도와주고 있어서 잘 따라가면 될 것 같다. 나와 내 아이가 살 곳은 바로 한국이다. 다문화가족과 내국인 모두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경기다문화뉴스에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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