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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에 진 이회창 슬로건 빼닮은 문재인 슬로건

'어두운 표정'도 논란... 민주당 "유권자 대상 메인 홍보물은 다를 것"

등록|2017.04.13 12:59 수정|2017.04.13 15:55

▲ 2002년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의 포스터(왼쪽)와 2017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후보의 예비홍보물 표지. 이회창의 '나라다운 나라'와 문재인의 '나라를 나라답게'가 매우 흡사한 느낌을 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기사보강: 13일 오후 3시 55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후보의 예비 홍보물 슬로건이 2002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그것과 매우 흡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진성준 TV토론단장은 지난 12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후보의 예비 홍보물을 볼 수 있는 링크 주소를 공유했다. 홍보물에는 굳은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는 문 후보의 포스터가 포함돼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나라를 나라답게'라는 문구다. 이는 2002년 16대 대선에 출마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이회창 후보의 슬로건 '나라다운 나라'를 떠올리게 한다. "1997년 김대중의 '준비된 대통령', 2012년 박근혜의 '준비된 여성 대통령'처럼 선거판의 아이디어는 돌고 도는 것"이라는 설명도 있지만, 굳이 패한 후보의 아이디어를 채택할 필요가 있었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문 후보가 얼굴을 다소 찡그리고 다소 어두운 표정을 지은 것에 대해서도 "활기 넘치는 이미지를 만들어야 하지 않냐"는 내부 평가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과 문재인 캠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홍보물은 문 캠프가 경선을 마치고 선대위 구성이 완료되기 전인 지난 주에 220만 부가 제작·배포됐다. 홍보물이 '과도기'에 만들어진 탓에 당과 캠프 모두 책임 소재를 명확히 따지기 어려운 측면도 있는 셈이다.

한정애 홍보본부 공동본부장은 <오마이뉴스> 통화에서 "작년 최순실 게이트 당시 '이게 나라냐'는 국민들의 물음에 대한 답으로 '나라를 나라답게'라는 슬로건이 나온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이 메인 슬로건은 아니고 '든든한 대통령 문재인'과 병행해서 사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누리꾼 사이에서 "손혜원 작품이냐"는 질문을 받았던 손혜원 홍보부본부장은 "내가 선대위에 다시 들어가기 전에 이미 진행됐던 일이다. 예비홍보물을 놓고 내부적으로 의견이 엇갈렸던 것은 사실이다"라면서도 "2000만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발송할 메인 홍보물 내용은 이번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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