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를 누비는 증기기관차? 신기하네
[서규호와 함께 떠나는 낭만과 추억의 일본기차여행 62] 나쓰메소세끼의 추억을 찾아서 "봇짱열차"
▲ 봇짱열차마츠야마 시내를 달리는 봇짱열차 ⓒ 서규호
일본 시코쿠(四国)의 마츠야마시(松山市) 중심을 달리는 열차는 바로 노면전차입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 소개해 드릴 열차는 바로 봇짱열차(坊っちゃん列車)입니다.
이곳 마츠야마는 일본의 소설가 나쓰메소세끼(夏目漱石, 1867~1916)의 흔적이 남아 있는 도고온천을 중심으로, 시코쿠의 주요 도시 중 하나입니다. 그 시내를 누비는 봇짱열차는 1888년부터 1954년까지 마츠야마 시내를 누비던 증기기관차를 복원하여 운행합니다. 나쓰메소세끼의 흔적을 찾아 출발해 봅니다.
1895년 마츠야마 중학교에 부임한 그는 교사시절 기억을 더듬어 '봇짱'이라는 소설을 발표합니다. 그때 소설 속 인물이 이 열차를 이용한 것에 착안해 2001년 이곳에서는 이 열차가 '봇짱(도련님)열차'로 부활합니다. 실제로 소설에서는 "乗り込んで見るとマッチ箱のような 汽車 (타고 보면 성냥갑 같은 기차)"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 도고온천역봇짱열차가 출발하는 도고온천역 ⓒ 서규호
현재 마츠야마 시내를 운행하는 노면전차 중 봇짱열차는 두 대입니다. 출발역인 도고온천역(道後溫泉駅)은 역사부터 100여년전 분위기를 띱니다. 실제로 1911년에 만들어진 건물 입니다. 1층에는 기념품 판매소도 있고 이곳 옆에는 봇짱열차가 전시되어 있어 수 많은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이곳 도고온천은 시코쿠의 유명한 온천마을로 역 앞에는 1994년 '도고온천 본관 개관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카라쿠리 시계탑도 만들었습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 사이 매시 정각마다 음악 소리와 소설 '봇짱'에 나온 인물들이 나와 춤을 추는데 그 중심에는 소설 속 인물인 '마돈나'도 나옵니다.
시계 옆에는 무료 족탕도 있습니다. 근처에는 도고온천본관(道後温泉本館)이 있는데 당일 온천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오래된 건물에서 일본온천을 느끼며 그야말로 최고의 온천 여행이 됩니다. 자 이제 열차를 타러 플랫폼으로 가봅니다.
미니 증기기관차가 끌고 1량의 객차가 운행을 합니다. 작은 증기기관차는 앙증맞기 그지없습니다. 많은 인원이 탑승하기 어려워 미리 티켓을 구입해야 할 정도입니다.
객차는 진짜 성냥갑 같은 작은 객차로 100여 년 전 나무로 된 객차입니다. 나무의자와 나무로 된 바닥 그리고 나무로 된 창틀. 그야말로 타임머신을 타고 100여년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입니다. 열차가 출발하면 안내방송으로 마츠야마와 봇짱열차에 대한 설명을 해줘서 마치 가이드와 함께 열차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듭니다.
▲ 봇짱열차내부고전적인 분위기의 나무로 된 봇짱열차 객실 내부 ⓒ 서규호
가끔씩 울리는 기적소리가 귀를 즐겁게 해줍니다. 그런데 이 기관차는 증기기관이 아니라 디젤열차라는 것이죠. 역시 자세히 관찰을 해 봐야겠네요. 디젤이라도 겉모양은 증기기관차 모양이라서 그 당시의 느낌을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시전차다보니 열차 운행 중에 옆으로 차들이 같이 다닙니다. 그래도 사고가 없는 것을 보면 안전운전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네요.
봇짱열차는 특이하게도 항상 정 방향으로 기관차가 운전하는데, 따로 전차대(轉車臺)가 없는데 기관차 방향을 바꾼답니다. 그것은 바로 잭-업(Jack-up)방식입니다. 유치선에서 차체 아래 장치를 조작해 기관차를 올리고 거기서 두 사람이 손으로 회전을 시킵니다. 차량이 가볍거나 회전 공간이 부족한 곳에서 쓰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마츠야마시역앞 정류소 근처에는 '봇짱열차박물관(坊っちゃん列車ミュージアム)이 있어 무료로 관람도 가능합니다.
이번 주 주말 여러분도 봇짱열차를 타러 마츠야마로 가보세요.
▲ 봇짱열차잠시 정차중인 봇짱열차의 포토타임 ⓒ 서규호
--운임--
봇짱열차 1회 승차 및 시내전차 1일 승차권 세트
대인 800엔
소인 400엔
--운행시간---
마츠야마역 출발 기준(주말시간표)
08:59 09:49 10:17 11:19 12:39 13:29 13:57 14:49 15:39 16:07
*미리 지정석 예약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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