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임대 만료된 지역아동센터, 갈 곳 없어 발만 '동동'

무상 임대 끝나, 다른 곳 찾기도 힘들어... 18명의 아이들은 어디로?

등록|2017.04.19 13:56 수정|2017.04.19 13:56

▲ 아산시 인주면에 있는 k지역 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이 방과후 수업을 받고 있다. ⓒ k지역아동센터 제공


아산의 한 지역아동센터가 마땅히 이전할 곳을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문제는 해당 아동센터를 이용하는 18명의 아이들이 당장에 갈 곳이 없어 진다는 점이다.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고 있는 학부모 A씨는 "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조손 가정이거나 한 부모 가정에서 자라고 있다"며 "아동센터가 폐쇄되면 아이들은 보호받을 공간을 잃게 된다"고 호소했다.

A씨는 이어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지면 부모들 입장에서도 큰 부담"이라며 "아동센터는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시 인주면에 위치한 K아동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K아동센터는 지난 2015년 지역주민들의 요청에 의해 아산 시내에서 인주면으로 옮겨 왔다. K아동센터는 건물주의 배려로 지난 2년 동안 무상임대 형태로 운영해 왔다.

하지만 오는 5월 임대 기간이 만료가 된다. 임대 만료 기간이 코앞으로 다가 왔지만 K아동센터는 딱히 이전할 장소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학부모들과 K아동센터 관계자들은 최근 백방으로 아동센터를 운영할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K아동센터와 학부모들은 최근 아산시(시장 복기왕) 측에 지역 내에 있는 의용소방대 건물을 K아동센터가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1999년에 지어진 의용소방대 건물은 철거가 예정되어 현재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K아동센터 측은 의용소방대 건물을 공공유휴 건물로 보고, 다른 이전 장소를 찾을 때까지 임시로 사용하겠다고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의용소방대 건물이 해당 지역 소방서 바로 앞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해당 소방서 관계자는 "소방차의 긴급 출동을 위해서라도 의용소방대 건물을 즉각 철거해야 할 상황"이라며 "지역 아동센터의 사정이 딱한 것은 잘 알지만 요구를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K아동센터의 사정을 공감한 아산시 측과 아산소방서, K지역아동센터와 학부모 등이 한 데 모여 간담회를 가졌다. K아동센터 측은 소방서의 입장을 청취한 후 의용소방대로의 이전 계획을 접었다. 그러면서도 K아동센터 관계자는 "이대로 아동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아산시가 이 문제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해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인주면에는 아동청소년에 관한 시설이 없다"며 아동청소년센터를 만들어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에게 쉼터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아산시 관계자는 "또 다른 지역아동센터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아산시가 도와야 할 일이 있으면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한편, K지역아동센터 학부모들은 아동센터 이전 문제로 아산시장에게 면담을 요청할 예정이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