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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집에서 설거지 다 해"... 심 "스트롱맨 아닌 나이롱맨"

홍 후보, '여성 비하' 발언에 대해 TV토론에서 사과

등록|2017.04.20 00:34 수정|2017.04.20 00:51

TV토론 준비하는 심상정 후보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두 번째 대선 TV토론에 앞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대선 토론은 사상 첫 스탠딩 토론으로 진행됐다. ⓒ 국회사진취재단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최근 논란이 된 여성 비하성 발언과 관련해 다른 후보들로부터 협공을 받은 끝에 사과를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9일 KBS 주최로 열린 TV토론회에서 "설거지가 여성의 몫이라고 했는데 너무 심한 여성비하 아닌가, 사과해야 하지 않나"라고 포문을 열었다. 홍 후보는 이틀 전 방송된 YTN 모바일 콘텐츠인 <대선 안드로메다>에 출연해 '집에서 설거지를 하느냐'는 질문에 "설거지를 어떻게 하느냐, 하늘이 정해놓은 것인데 여자가 하는 일을 남자에게 시키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이에 대해 "내가 '스트롱맨'이라서 세게 보이려고 그런 얘기를 했다"라며 "집에 가면 설거지 다 한다"라고 웃으면서 답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여성을 종으로 보는 게 아니면 그런 말을 할 수가 없다"라며 "한국의 모든 딸에게 사과하라"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후보는 "나보고 집에 가서 가사 일 안 돌보냐고 물어봐서 센 척 하느라 해본 소리"라며 "웃으라고 한 말인데 사과하라면 어떡하나"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심 후보는 "여성이 설거지를 하는 건 하늘이 정한 일이라면서 여성을 종으로 만드는 게 스트롱맨인가"라고 반문하며 "수많은 여성들이 분노하고 있다"라고 쏘아붙였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도 "빨래 안 하고 설거지 안하고 라면 끓일 줄 모르는 게 스트롱맨이냐"라며 가세했다.

그러자 홍 후보는 "종이라고 하는 건 좀 그렇다"라며 멋쩍게 웃은 뒤 "그러면 여성들에게 말이 잘못됐다고 사과하겠다"라고 문제를 인정했다.

심 후보는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말라"라고 경고했다.

홍 후보가 강조하는 '스트롱맨'을 두고 공격이 이어지기도 했다. 홍 후보는 "(경남도지사 당시) 무상급식을 왜 중단했나"라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질문에 "돈을 주는데 감사를 안 받아서 중단했다"고 응수했다.

이에 유 후보가 "감사를 받으면 무상급식에 찬성하냐"고 묻자 홍 후보는 "현재는 찬성"이라고 답했다.

유 후보가 "예전에는 무상급식을 무조건 반대하지 않았나"라고 추궁하자 홍 후보는 또 다시 "주적은 저기(문재인 쪽을 가리키며)라니까. 유 후보는 하는 짓이 꼭 (2012년 대선 당시의) 이정희 같다"라며 역공을 시도했다.

그러자 심 후보는 "말을 바꾸는 걸 보니까 스트롱맨이 아니라 나이롱맨"이라고 비꼬았다.

TV토론 준비하는 홍준표 후보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두 번째 대선 TV토론에 앞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대선 토론은 사상 첫 스탠딩 토론으로 진행됐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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