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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성폭력 공모 홍준표와 토론 안 해" 유승민 "강간 미수 공범이다"

홍준표 '성폭행 모의' 논란으로 문 연 토론회, 안철수 "국격 실추한 홍준표"

등록|2017.04.23 20:51 수정|2017.04.23 23:16

선관위 1차 TV토론 참석한 홍준표 후보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대선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기사 보강: 23일 오후 11시 15분]

[심상정] 저는 성폭력 범죄를 공모한 후보를 경쟁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 오늘 홍 후보와 토론하지 않겠다.

[안철수] 자서전에 나온 성폭력 모의,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유승민] 이것은 네거티브가 아니다. 홍준표 후보의 즉각 사퇴를 촉구한다.

23일 첫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토론의 문을 연 주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의 '성폭력 모의' 논란이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아예 홍 후보와의 토론을 거부했다. 토론 전 여유롭게 미소 짓던 홍 후보는 잇따른 상대 주자들의 사과 요구에 결국 사죄를 전했다. 

TV토론 준비하는 홍준표 후보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대선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준비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안철수 "사퇴하라" 홍준표 "내가 사퇴하면 도움 되는 모양"

심 후보는 이날 토론 첫 순서인 자유토론에서 "국민 여러분께 양해를 구한다"라고 입을 뗀 뒤 "국민의 자괴감과 국격을 고려할 때 홍 후보는 사퇴해야 맞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홍 후보의 사퇴를 강조하며 "외신에도 보도되어 국격이 실추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홍 후보가 박근혜 정부의 문화 예술인 블랙리스트 논란에 "과거 옹호 발언을 했다"면서 "이 사안은 조윤선 전 장관을 포함해 (관련자들이) 구속된 사안이다. 법조인이 법을 어기겠다는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홍 후보는 이에 "내가 사퇴하는 것이 안 후보에게 도움이 되는 모양"이라며 맞받았다. 안 후보는 "상관없다"면서 "사퇴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심지어 안 후보는 토론 중 홍 후보가 질문을 던지자 "사퇴하라고 말씀드렸다"면서 "(홍 후보의) 얼굴 보지 않고 말씀 드리겠다"며 정면을 응시한 채 답변을 이어가기도 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홍 후보가 피해 여성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홍 후보는 돼지 흥분제를 사용한 강간 미수의 공범"이라면서 "이것은 인권의 문제고 국가 지도자의 품격, 대한민국 품격의 문제"라고 맹비난했다. 유 후보는 이어 "이제까지 한 번도 피해 여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한 적 없다"고 지적했다.

유 후보는 또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서도 "문 후보는 (홍 후보의) 사퇴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면서 "민주당은 홍 후보의 강간 미수에 사과하라고만 요구하고 있는데, 홍 후보가 사퇴하면 선거에 불리하기 때문이라서 그런지 의심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홍준표 "천주교에서도 고해성사하면 살인범도 용서해주는데..."

[홍준표] "안 후보님, 얼굴 보고 말씀하시죠. 국민들이 조잡스럽게 생각합니다."

홍 후보는 이렇게 토론 내내 '낙동강 오리알' 신세를 면치 못했다. 자신을 향한 공세도 제대로 받지 못해 답변의 기회도 상대 주자에 비해 적었다. 안 후보가 공언대로 자신을 향해 고개를 돌리지 않자 퉁명스럽게 항의를 전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그럼에도 홍 후보를 쳐다보지 않고 답변을 이어갔다. 심 후보 또한 홍 후보에게 단 한 차례도 질문하지 않는 등 초지일관의 모습을 보였다.  

홍 후보는 이어진 비난에 이미 내놨던 해명을 반복했다(관련 기사 : 홍준표, '성폭행 모의' 논란에 "난 관여 안 해" 발뺌). 하숙 동기생들이 모의한 것을 엿듣고 자서전에 옮겼을 뿐, 본인은 관련 행위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는 "12년 전 공개해서 잘못했다고 했는데 또 문제 삼는 것은 그렇다"면서 "45년 전 그 사건, 정말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그러면서도 "직접 한 것은 아니지만 친구가 한 것을 막지 못한 것은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본인이 가담하지 않았음을 거듭 주장했다.

홍 후보는 토론회를 마치고 난 뒤 취재진과 만나 "제가 좀 뜨긴 뜨는 모양"이라며 상대 주자들의 비판을 '견제'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그는 "천주교에서는 고해성사를 하면 살인범도 용서를 한다"면서 "안 후보도 나한테 공격을 하고, 생전 안 하던 짓을 하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홍 후보의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어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자전 에세이 <나 돌아가고 싶다>를 살펴보면, "다시 돌아가면 절대 그런 일에 가담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장난삼아 한 일이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검사가 된 후에 비로소 알았다"며 자신이 가담했음을 서술하고 있다.

손 잡은 대선후보들바른정당 유승민,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대선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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