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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분석] '앵그리 준표', 토론회에서는 '슬픔이' 모드

[대선 게릴라칼럼] 토론거부, 후보 사퇴요구... 문은 '단호', 안은 '미움'

등록|2017.04.24 15:34 수정|2017.05.11 09:59
비영리 정치통계연구소 상수동전략그룹(이사장 신원기)은 어제(4/23일) 오후 8시부터 생방송으로 진행된 제19대 대통령 선거 TV토론회의 감정분석 결과를 공개합니다. 토론이 회차를 거듭하면서 후보들의 부담과 긴장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다소 감정적으로 흐르면서 공통적으로 분노수치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분노에 덧대지는 감정들로 방향이 달라지는 모습이 흥미로웠습니다.

이번 분석 역시 답변위주로 분석되었지만 질문과 답변이 명확히 구분되지 어려웠던 토론상황을 고려하여 질문을 던지는 순간도 상당수 포함되었습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Emotion Tracer로 분류된 6개의 핵심감정에 대한 간단한 참고를 덧붙여 드립니다. 이해에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Disgust : 붉은색으로 표시되어 있으며 해당 상황과 이슈에 대한 불편함을 나타냅니다. 코 끝이 올라가거나 윗입술이 말려서 어색한 미소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Fear : 짙은 노랑으로 표시되며 불편함의 강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회피를 뜻합니다. 턱 주변 근육의 긴장이 관측되고 턱의 각도가 벌어지며 입술이 가로로 당겨집니다.

Sad : 보라색으로 표시되며 슬픔을 의미합니다. 눈꺼풀과 눈 아래, 입 꼬리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측정하며 이마의 중간이나 눈가에 옅은 주름이 생기기도 합니다.

Surprise : 하늘색으로 표시되며 놀람을 의미하지만 다소 중립적인 성향까지도 포함합니다. 눈썹이 올라가거나 눈이 커지고 입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Joy : 파란색으로 표시되며 해당상황에 대한 만족스러움 혹은 즐거움을 느꼈다는 의미입니다. 통상 눈꼬리 주변과 광대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측정합니다.

Angry : 녹색으로 표시되며 분노를 의미합니다. 대표적으로 미간이 찌푸려지거나 눈이 가늘어지고 입술을 힘주어 오므리는 등의 동작이 분류됩니다.

먼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급감한 Disgust 수치만큼 토론회에 대한 불편함은 줄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보는 시청자들까지 그렇게 느꼈을지는 의문입니다. 감소한 불편만큼 분노와 회피의 수치가 급등했습니다. 실제 토론을 거치면서 완화된 불편함이 상대후보에 대한 강한 거부감으로 치환되었을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이는 지난 2014년 PNAS에 기고된 뉴욕주립대학연구팀의 논문 'Compound facial expressions of emotion'에서 분류된 21개의 세부감정분류 중 Fearfully Angry 중 불편함이 가미된 형태에 해당하는데 이는 상대에게 미움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내용과는 별개로 드러난 비언어적 표현에서 불필요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만큼 조심해야 할 부분으로 보입니다.

▲ 상세 로그파일(국민의당 안철수) ⓒ 상수동전략그룹


▲ 점점 오르는 분노와 회피지수. 미움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 상수동전략그룹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 역시 분노지수가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앵그리준표'라는 닉네임과 달리 타 후보에 비해 수치값은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지난 1-2차 토론에서 함께 작용했던 감정이 즐거움이었다면 이번 3차 토론회에서는 슬픔이 부각되면서 감정흐름의 양상이 달라진 모습이 측정되었습니다. 이는 돼지발정제 파문에 따른 타 후보들의 후보사퇴요구에 따른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반적으로 토론회에서 드러난 홍준표 후보의 감정이 상황에 대한 냉소에서 스스로에 대한 서글픔으로 변모한 만큼 적지 않은 부분에서 달라지는 부분이 있길 바랍니다.

▲ 인사이드아웃의 '슬픔이' ⓒ 픽사


▲ 상세 로그파일(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 상수동전략그룹


▲ 점점 오르는 분노와 슬픔. 스스로에 대한 서글픔일까 ⓒ 상수동전략그룹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역시 맹공에 시달렸던 지난 2차 토론에 이어 분노가 부각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앞선 두 후보와는 다르게 가미된 감정에서 놀라움이 함께 측정되었다는 점이 다소 이채롭습니다. 분노에 놀라움이 가미되는 경우엔 해당하는 얼굴근육의 움직임과 감정간 구성비를 함께 보게 되는데 감정 구성비의 경우 2차에서는 분노와 놀라움이 6:4, 3차에서는 약 5:5의 비율로 나타났습니다. 통상 우리가 단호함으로 받아들이는 구간입니다. 세기를 더해간 것으로 보이는 단호함이 어느 시점까지 높아질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는 부분입니다.

▲ 상세 로그파일(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 상수동전략그룹


▲ 점점 오르는 분노와 놀람지수. 비율에 따라 단호함으로 해석했다 ⓒ 상수동전략그룹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즐거움의 감정이 도드라지는 모습이었습니다. 부담과 긴장이 덜어진 만큼 국가안보와 정치개혁이라는 토론주제에 대한 상대적인 편안함으로 해석됩니다. 두 후보 모두 2차 토론회의 답변시간이 극히 짧았던 관계로 시계열적 접근은 실시하지 않았음을 알려드립니다.

▲ 상세 로그파일(정의당 심상정 후보) ⓒ 상수동전략그룹


▲ 상세 로그파일(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 상수동전략그룹


TV토론회도 절반을 지났습니다. 여러 의미에서 TV토론회를 준비하는 후보나 바라보는 유권자 모두에게 아쉬움이 남지 않을 그런 토론회를 바랍니다. 상수동전략그룹은 차후 진행되는 TV토론회 분석도 차질없이 진행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상수동전략그룹은 비영리 정치통계연구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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